처는 좋은 습관을 가졌다. 정리정돈이 잘 되어있고 그래서 집안은 늘 깨끗하다. 뿐만 아니라 이부자리도 먼지가 있으면 환자에게 안 좋다고 빨고 닦고 하여 어디 하나 흠 잡을 때가 없다. 베란다에 물은 주기적으로 주고, 말은 못 하지만 아침마다 인사를 한다. 봉급을 타면 한 달치 식량을 산다. 여행을 좋아하고. 미술관에 가는 것을 좋아한다. 술도 좋아 하지만 나이가 있어서 예전처럼은 못 마신다. 무엇보다 내게 온갖 정성을 다 쏟는다. 그런데 나는 처에게 해 주는 것이 하나도 없다. 형제간에 여행을 간다는 것은 그리 쉬운 것만은 아니다. 그런데 부부가 함께 간다는 것은 더더욱 어렵다. 한글날이라 쉬는 날인데 제수씨가 오겠다고 하며 지난주에 못 본 영화를 보러 가자기에 처를 생각하며, 내가 다시 미술관에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