姓(성)=여자女(여)+날生(생)
고대사회는 모계사회(대략 6,000여년 전으로 추정), 여자가 자식을 기르고 양육하던 고대에는 자식들을 구분하기 위해 엄마의 이름을 붙였다. 따라서 한 엄마가 여러 남자의 아이를 십여명 이상 낳아 길렀으며, 이 아이들은 모두 동일한 엄마의 이름을 자신들의 이름과 함께 사용하고 있었는데 이것이 바로 姓(성)이다.
현재 중국 소수민족 중에서 나씨족은 아직도 모계 사회를 유지하고 있다. 즉 엄마는 붙박이로, 오가는 사내를 고르는데 살다가 여자가 '나가!' 하면 즉시 보따리 싸야 한다.(관심 있는 분은 주소 알려줄 수 있음.)
氏(씨)는 여러 姓(성)의 사람들, 다시 말하면 여러 엄마, 그리고 거기에 딸린 동일한 姓(성)의 자식들, 그리고 사냥과 전쟁을 책임지던 사내들이 모여사는 집단을 의미한다. 이를 氏族(씨족)이라고도 부르는데, 씨족은 대부분 동물이나 식물을 자신들의 수호신 또는 조상으로 생각하는 토템을 갖고 있었다. 때문에 씨족들은 각각의 토템을 자신들의 고유 구별 명칭으로 사용했는데 이것이 바로 우리가 요즈음 말하는 성씨의 氏(씨)다. 그리고 이 씨는 부계사회로 변모하면서 남성들이 관리하게 되었다.
따라서 엄밀히 말하면 성은 사라지고 씨만 남은 셈인데 습관적으로 성씨를 붙여 쓰고 있는 것이다. 本(본)이란 어떤 성씨가 맨 처음 정착한 지역을 뜻한다. 따라서 동성동본이란 옛날 어떤 혈통의 후예들이 한 동네에 모여살았다는 의미이다. 하지만 혈통이란 상징에 불과하다. 여기에는 사실 수많은 타 부족의 남자와 여자가 혼인을 통해 드나들었기 때문에 한 핏줄 운운은 넌센스다. 결론적으로 동성동본 혼인은 호적학적으로도 100% 무죄. 어쨌든 성과 씨는 당시의 자연 환경 속에서 적당한 것을 골라 사용했다. 예를 들면 칡넝쿨로 섬유를 만들 줄 아는 사람들은 칡 葛(갈), 양을 잘 기르던 중국 서북쪽의 유목 민족들은 양의 가면을 쓴 모습의 양치기 姜(강)등을 사용한 것이다. 또 산등성이에서 살던 부족들은 언덕 岡(강)이 있는 단단할 剛(강)을 사용하기도 했다. 때문에 글자의 내용을 잘 뜯어보면 조상의 행적을 짐작할 수 있다. 한가지 일러둘 것은 직업이 원시적인 부족일수록역사가긴부족이라는 점을 알아두기 바란다. 옛날에는 다 그렇게 살았다.
-- 김경일(1999), 제대로 배우는 한자교실(바다출판사), p.311에서 전제
(원문을 존중하는 의미에서 띄어쓰기, 맞춤법 등은 원문대로 하였습니다.)
<김지형의 국어마당(http://kugmun.com)에서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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