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성폭행이다' '성추행이다' 하는 뉴스들이 심심치 않게 보도되고 있는데, '장애인의 성'에 대해선 아무런 말이 없다. '성폭행' '성추행'에 대해선 정부와 각 정당들이 방안을 마련한다고 한다. 하지만 표현 못하고 성 욕구를 평생 자제하며 살아가는 중증장애인들의 성문제에 대해서는 모두 묵묵부답이다.
4월 20일 '장애인의 날'을 맞아 쉽게 꺼내지 못한 장애인의 성에 대한 얘기를 하고자 한다. 이 문제에 대해 목소리를 내는 대표적인 단체는 인터넷 모임인 '장애인 푸른 아우성(대표 조윤경)'이다. 이 모임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결혼, 성생활에 대한 진솔한 얘기들을 주로 다룬다. 특히 뇌성마비를 가진 조윤경씨는 동갑내기 비장애인인 용석정씨와 결혼하여 자녀 둘을 낳고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어 타 장애인들에게 희망을 주고 있다.
이 '장애인 푸른 아우성' 모임에 가면 장애인들이 지금껏 쉬쉬(?)해 왔던 성을 거침없이 논하고 해결 방안을 모색하려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장애 유형에 따라 다른 성
장애인들의 성 이야기에 앞서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장애 유형에 따른 성'이다. 장애 유형은 참 다양하지만 지금은 뇌병변(뇌성마비) 장애인과 척수장애인, 정신지체 장애인의 성에 대해서만 간단히 설명하고자 한다.
우선 뇌성마비 장애인들은 성에 대한 흥미 또는 성적 인간으로서의 자신을 타인에게 드러내면 안 되는 것으로 생각한다. 전문상담원에 의하면 뇌성마비 장애인들의 경우 성적 호기심이나 자신감이 결여돼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더 감추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반면 이들의 성적 욕구는 비장애인들과 크게 다르지 않으며 실제 성생활 또한 우려할 만큼 장애는 없다고 한다.
척수장애인들은 대부분 중도장애인(후천적 장애인)이 많은데 이들은 처음에 심리적인 충격에 빠져 있기 쉽고 공통적으로 우울증에 시달린다. 또한 보행 장애뿐만 아니고 성적 기능, 배변, 배뇨 나아가 자립능력도 없어지는 유아(幼兒) 상태라는 게 전문가들의 비유다. 그러므로 이들의 성적 욕구와 성행위를 생각할 경우 보통 장애인들과 같이 생리적, 물리적 면에서 생각하면 틀릴 수가 있고 성행위보다는 사회 심리적 행위로 생각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성행위란 뇌의 반응이며 심리적 반응에 의해 만족감이 나타난다는 것을 생각하면 척수장애인도 노력 여하에 따라 얼마든지 성생활의 만족을 누릴 수 있다.
정신지체장애인들에 대해서 우리 사회는 '다 자란 철없는 어린아이' '지능이 낮은 사람'으로 낙인찍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다 성장한 정신지체장애인이라면 부모들은 이들에게 성교육 같은 것을 생각조차 않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정신지체장애인들도 비장애인들과 다를 바 없이 신체적 변화는 이루어지며 제2차 성징도 나타난다. 다만 비장애인과의 차이가 있다면 이들은 제한된 공간에서 생활을 하는 경우가 많아 사회생활 적응력이 떨어지고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있다는 점이다. 이들은 인쇄물이나 기타 정보지들을 읽을 수 없거나 접근하기 어려워 성에 대한 일반적인 정보가 부족하다. 이것들을 보완해주면 모든 장애인도 성생활을 하는 데 있어 비장애인들과 큰 차이는 없을 것이다.
정부와 사회 장애인 성을 위한 제도 마련 필요이렇듯 장애 유형에 따라 조금씩 차이를 보이지만 모든 장애인들은 성적 욕구를 느낀다. 따라서 정부나 사회는 어떤 방법으로든지 그들에게 평등한 기회를 줄 수 있는 법적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그러나 이 사회가 장애인들을 보는 시선은 아주 냉소적이며 성과 관련돼선 더욱 비적극적인 면을 보인다.
어떤 사람들 중에는 '장애인들도 성욕을 느껴?'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이렇게 될 때까지 과연 우리는 장애인들에 대해 무엇을 해주었으며 그들을 알려는 노력을 얼마나 했는지 반문하고 자성할 때가 왔는지도 모른다. 아니 반문이나 자성에 앞서 비장애인들과 장애인들의 교류의 장이 얼마나 마련돼 있는지부터 살펴본다면 굳이 그럴 필요는 없어 보인다. 앞으로 장애인의 성에 대한 이야기는 장애인, 비장애인을 막론하고 공개적으로 토론되어야 그 해결책이 쉽게 나올 것이다.
"결혼하면 성생활에 대해서도 만족하게 될까?"
‘장애인 푸른 아우성’에서 운영하는 인터넷 카페(http://cafe.daum.net/beutysex21)를 통해 최근 열흘 동안 '장애인 결혼율과 성생활 만족도'에 대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장애인이지만 결혼은 했다'라는 질문에 '했다'는 응답은 10%에 그쳤다.
'성생활에 대체적으로 만족한다'는 질문에도 '만족한다'는 답변은 10%에 불과했다. 이어 '장애인이라 결혼을 못했다'에 31%, '성생활을 해볼 기회가 없다'에 31%가 응답했다.
이것을 정리하면 '결혼을 못했고 성생활을 해 볼 기회가 없다'는 장애인이 많다고 볼 수 있다. 반면 '장애인이지만 결혼했다' '성생활은 대체적으로 만족한다'라는 설문 응답을 보면 장애인도 결혼하고 성생활을 충분히 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덧붙여 '성생활에 큰 비중을 두지 않는다'는 설문에는 18%가 응답했다.
"결혼과 성생활 두 가지를 동시에 만족하기 위한 만남은?"
[리플합시다!]4월은 장애인에게 무엇인가?
결혼과 성생활 만족은 어떻게 만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으로 보인다. 실례로 전신마비 장애를 갖고 있는 C씨(40·남)는 비장애인인 L씨(35·여)와 3년 전 결혼을 해 행복하게 잘 살고 있다. C씨에게 결혼·성생활 만족도를 묻자, 그는 "아주 좋지요"라고 간결하게 대답했다. 이어 "전신마비로 결혼까지 해서 좋은데 와이프와 성생활까지 할 수 있어 너무 행복하다"며 환한 웃음까지 보여 주었다.
L씨에게도 같은 질문을 하니 "솔직히 만족할 만큼 (성)관계는 아니어도 남편이 좋아하고 자신도 어느 정도의 행복감을 느낄 수 있어 결혼과 성생활에 만족한다"고 답했다. 반대로 뇌성마비 장애인인 K씨(38·남)와 소아마비 장애를 가진 Y씨(35·여)에게도 같은 질문을 하니 남편 쪽은 모든 면에 있어 만족한다고 하였으나 와이프의 경우 성생활 부분에서는 크게 만족을 느끼지 못한다고 대답했다. Y씨에게 이유를 물으니 "제가 하체에 힘이 없어 (성)관계를 가질 때 수동적인데 남편도 몸이 불편하니 관계할 때 한계점이 느껴지더라"고 말했다.
이를 종합하면 결혼생활에 있어서는 장애인이나 비장애인 구분 없이 만족해 하지만, 성생활에 있어선 어느 한쪽이 비장애인이어야 서로 만족할만한 (성)관계가 이루어짐을 알 수 있다. 물론 개인차에 따라 다른 결과가 나타날 수 있으므로 오해가 없길 바란다.
"'성서비스' 법적으로 통과하기 어려운 제도?"
정리를 하자면 장애인의 성에 대해서 우리는 너무 닫힌 생각으로 보고 있다. 주요인은 이 나라 복지정책과 사람들의 무지에서 오는 장애인에 대한 편견이다. 이와 함께 장애인에 대한 편견 때문에 그들이 마음 놓고 성문제에 대해 하소연할 수조차 없는 이 현실이 안타깝다는 것이다. 일부 단체 모임에서 일명 '성 서비스'를 제도로 정착시키자는 논의를 하고 있으나 아직 이 나라 법률과 우리들의 인식 안에선 통과되기 어려운 문제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장애인의 성도 비장애인의 성과 동일하게 인식돼야 한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마음을 열고 만남의 장을 많이 가지는 것이다.
*덧붙임="이 기사에 대하여 오해들 없으셨으면 합니다. 저도 뇌성마비 장애인이고 장애인들도 충분히 결혼생활과 성생활을 할 수 있다라는 의도로 기사화한 것입니다."
4월 20일 '장애인의 날'을 맞아 쉽게 꺼내지 못한 장애인의 성에 대한 얘기를 하고자 한다. 이 문제에 대해 목소리를 내는 대표적인 단체는 인터넷 모임인 '장애인 푸른 아우성(대표 조윤경)'이다. 이 모임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결혼, 성생활에 대한 진솔한 얘기들을 주로 다룬다. 특히 뇌성마비를 가진 조윤경씨는 동갑내기 비장애인인 용석정씨와 결혼하여 자녀 둘을 낳고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어 타 장애인들에게 희망을 주고 있다.
이 '장애인 푸른 아우성' 모임에 가면 장애인들이 지금껏 쉬쉬(?)해 왔던 성을 거침없이 논하고 해결 방안을 모색하려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장애 유형에 따라 다른 성
장애인들의 성 이야기에 앞서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장애 유형에 따른 성'이다. 장애 유형은 참 다양하지만 지금은 뇌병변(뇌성마비) 장애인과 척수장애인, 정신지체 장애인의 성에 대해서만 간단히 설명하고자 한다.
우선 뇌성마비 장애인들은 성에 대한 흥미 또는 성적 인간으로서의 자신을 타인에게 드러내면 안 되는 것으로 생각한다. 전문상담원에 의하면 뇌성마비 장애인들의 경우 성적 호기심이나 자신감이 결여돼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더 감추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반면 이들의 성적 욕구는 비장애인들과 크게 다르지 않으며 실제 성생활 또한 우려할 만큼 장애는 없다고 한다.
척수장애인들은 대부분 중도장애인(후천적 장애인)이 많은데 이들은 처음에 심리적인 충격에 빠져 있기 쉽고 공통적으로 우울증에 시달린다. 또한 보행 장애뿐만 아니고 성적 기능, 배변, 배뇨 나아가 자립능력도 없어지는 유아(幼兒) 상태라는 게 전문가들의 비유다. 그러므로 이들의 성적 욕구와 성행위를 생각할 경우 보통 장애인들과 같이 생리적, 물리적 면에서 생각하면 틀릴 수가 있고 성행위보다는 사회 심리적 행위로 생각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성행위란 뇌의 반응이며 심리적 반응에 의해 만족감이 나타난다는 것을 생각하면 척수장애인도 노력 여하에 따라 얼마든지 성생활의 만족을 누릴 수 있다.
정신지체장애인들에 대해서 우리 사회는 '다 자란 철없는 어린아이' '지능이 낮은 사람'으로 낙인찍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다 성장한 정신지체장애인이라면 부모들은 이들에게 성교육 같은 것을 생각조차 않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정신지체장애인들도 비장애인들과 다를 바 없이 신체적 변화는 이루어지며 제2차 성징도 나타난다. 다만 비장애인과의 차이가 있다면 이들은 제한된 공간에서 생활을 하는 경우가 많아 사회생활 적응력이 떨어지고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있다는 점이다. 이들은 인쇄물이나 기타 정보지들을 읽을 수 없거나 접근하기 어려워 성에 대한 일반적인 정보가 부족하다. 이것들을 보완해주면 모든 장애인도 성생활을 하는 데 있어 비장애인들과 큰 차이는 없을 것이다.
정부와 사회 장애인 성을 위한 제도 마련 필요이렇듯 장애 유형에 따라 조금씩 차이를 보이지만 모든 장애인들은 성적 욕구를 느낀다. 따라서 정부나 사회는 어떤 방법으로든지 그들에게 평등한 기회를 줄 수 있는 법적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그러나 이 사회가 장애인들을 보는 시선은 아주 냉소적이며 성과 관련돼선 더욱 비적극적인 면을 보인다.
어떤 사람들 중에는 '장애인들도 성욕을 느껴?'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이렇게 될 때까지 과연 우리는 장애인들에 대해 무엇을 해주었으며 그들을 알려는 노력을 얼마나 했는지 반문하고 자성할 때가 왔는지도 모른다. 아니 반문이나 자성에 앞서 비장애인들과 장애인들의 교류의 장이 얼마나 마련돼 있는지부터 살펴본다면 굳이 그럴 필요는 없어 보인다. 앞으로 장애인의 성에 대한 이야기는 장애인, 비장애인을 막론하고 공개적으로 토론되어야 그 해결책이 쉽게 나올 것이다.
"결혼하면 성생활에 대해서도 만족하게 될까?"
‘장애인 푸른 아우성’에서 운영하는 인터넷 카페(http://cafe.daum.net/beutysex21)를 통해 최근 열흘 동안 '장애인 결혼율과 성생활 만족도'에 대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장애인이지만 결혼은 했다'라는 질문에 '했다'는 응답은 10%에 그쳤다.
'성생활에 대체적으로 만족한다'는 질문에도 '만족한다'는 답변은 10%에 불과했다. 이어 '장애인이라 결혼을 못했다'에 31%, '성생활을 해볼 기회가 없다'에 31%가 응답했다.
이것을 정리하면 '결혼을 못했고 성생활을 해 볼 기회가 없다'는 장애인이 많다고 볼 수 있다. 반면 '장애인이지만 결혼했다' '성생활은 대체적으로 만족한다'라는 설문 응답을 보면 장애인도 결혼하고 성생활을 충분히 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덧붙여 '성생활에 큰 비중을 두지 않는다'는 설문에는 18%가 응답했다.
"결혼과 성생활 두 가지를 동시에 만족하기 위한 만남은?"
[리플합시다!]4월은 장애인에게 무엇인가?
결혼과 성생활 만족은 어떻게 만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으로 보인다. 실례로 전신마비 장애를 갖고 있는 C씨(40·남)는 비장애인인 L씨(35·여)와 3년 전 결혼을 해 행복하게 잘 살고 있다. C씨에게 결혼·성생활 만족도를 묻자, 그는 "아주 좋지요"라고 간결하게 대답했다. 이어 "전신마비로 결혼까지 해서 좋은데 와이프와 성생활까지 할 수 있어 너무 행복하다"며 환한 웃음까지 보여 주었다.
L씨에게도 같은 질문을 하니 "솔직히 만족할 만큼 (성)관계는 아니어도 남편이 좋아하고 자신도 어느 정도의 행복감을 느낄 수 있어 결혼과 성생활에 만족한다"고 답했다. 반대로 뇌성마비 장애인인 K씨(38·남)와 소아마비 장애를 가진 Y씨(35·여)에게도 같은 질문을 하니 남편 쪽은 모든 면에 있어 만족한다고 하였으나 와이프의 경우 성생활 부분에서는 크게 만족을 느끼지 못한다고 대답했다. Y씨에게 이유를 물으니 "제가 하체에 힘이 없어 (성)관계를 가질 때 수동적인데 남편도 몸이 불편하니 관계할 때 한계점이 느껴지더라"고 말했다.
이를 종합하면 결혼생활에 있어서는 장애인이나 비장애인 구분 없이 만족해 하지만, 성생활에 있어선 어느 한쪽이 비장애인이어야 서로 만족할만한 (성)관계가 이루어짐을 알 수 있다. 물론 개인차에 따라 다른 결과가 나타날 수 있으므로 오해가 없길 바란다.
"'성서비스' 법적으로 통과하기 어려운 제도?"
정리를 하자면 장애인의 성에 대해서 우리는 너무 닫힌 생각으로 보고 있다. 주요인은 이 나라 복지정책과 사람들의 무지에서 오는 장애인에 대한 편견이다. 이와 함께 장애인에 대한 편견 때문에 그들이 마음 놓고 성문제에 대해 하소연할 수조차 없는 이 현실이 안타깝다는 것이다. 일부 단체 모임에서 일명 '성 서비스'를 제도로 정착시키자는 논의를 하고 있으나 아직 이 나라 법률과 우리들의 인식 안에선 통과되기 어려운 문제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장애인의 성도 비장애인의 성과 동일하게 인식돼야 한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마음을 열고 만남의 장을 많이 가지는 것이다.
*덧붙임="이 기사에 대하여 오해들 없으셨으면 합니다. 저도 뇌성마비 장애인이고 장애인들도 충분히 결혼생활과 성생활을 할 수 있다라는 의도로 기사화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