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말 고운말

駟不及舌(사불급설)。늘 말조심, 또 말조심

역려과객 2016. 4. 22. 15:15

駟不及舌(사불급설)

 

東西古今(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말을 신중히 하는 것은 美德(미덕)이었다. 특히 중국이나 우리나라처럼 儒敎倫理(유교윤리)가 지배했던 국가에서는 사람의 ‘말’에 지나칠 정도로 의미를 부여했다. 죽음에 대해 來世(내세)를 제시했던 불교와는 달리 肉身(육신)은 죽되 정신은 영원할 수 있는 세 가지 방법을 三不朽(삼불후)로 제시하면서 그 중 하나로 立言(입언·훌륭한 말을 남김)을 꼽았는가 하면 말 그 자체가 人格을 대신한다고 여겼다. ‘言如其人(언여기인·말은 곧 그 사람의 인격이다)’이라고도 했다.

 

 

이처럼 말이 중요했으므로 愼重(신중)에 愼重을 기해야 했으니 이른바 ‘愼言’(신언)이 그것으로 君子의 필수요건이었다. 그렇지 않고 함부로 내 뱉는 말을 ‘放言’(방언)이라 했으니 市井雜輩(시정잡배)의 소행으로 치부했다. 이처럼 三寸舌(삼촌설)을 여하히 놀렸느냐에 따라 人格을 달리 평가받았으며 심지어는 一身(일신)의 榮達(영달)과 亡身(망신)이 극명하게 갈리기까지 했으니 우리는 그런 예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옛날 전국시대 蘇秦(소진)과 張儀(장의)가 懸河(현하)의 達辯(달변)으로 제후를 요리해 부귀영화를 누렸다면 殷(은)나라 比干(비간)은 혀를 함부로 놀려 심장에 구멍이 일곱 개나 뚫려야 했고 韓生(한생)은 湯확(탕확·사람을 삶아 죽이기 위해 만든 커다간 가마솥)의 형벌을 받았으며 司馬遷(사마천)은 去勢(거세)의 恥辱(치욕)을 감수해야 했다.

 

과연 선인들은 말의 중요함을 일깨워주고 있다. 晉(진)의 傅玄(부현·217∼278)은 ‘病從口入, 禍從口出(병종구입, 화종구출-病은 입으로 들어오고 禍는 입에서 나온다)’이라고 했으며 五代 때의 馮道(풍도·882∼954)는 ‘口是禍之門, 舌是斬身刀’(구시화지문, 설시참신도-입은 禍의 大門이요 혀는 몸을 베는 칼이다)라고 했다.

 

‘駟不及舌’도 비슷한 뜻이다. 駟는 네 마리의 말이 끄는 수레다. 지금말로 하면 배기량 3000cc가 넘는 대형차라고 할 수 있다. 한 번 내뱉은 말은 네 마리가 끄는, 빠른 마차로도 따라잡지 못한다는 뜻으로 ‘말을 삼가서 해야 한다’는 경구다. 論語(논어)에 보인다.

 

말을 잘못해 당하는 화를 舌禍(설화)라 하거니와 말은 愼重하게 해야 할 것이며 특히 지도층에 있는 인사라면 자신의 말이 지니고 있는 영향력과 그에 따라 초래될 수 있는 결과에 대해 깊은 생각이 따라야 할 줄 안다.

 

鄭 錫 元 한양대 안산캠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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