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를 만들고 싶어 하는 아이가 있다면 바다를 그리워하게 하라
비행기를 탈 때마다 나는 삶을 돌아보는 작은 의식을 치르게 된다. 비상 시 행동 요령에 관한 기내 방송이 나올 때가 바로 그 순간이다. 유심히 들어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이런 대목이 있다.
산소마스크가 내려오면 보호자가 먼저 착용한 뒤 아이들과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씌워주라는 내용이다. 엄마 먼저 비상 상황에 대처할 수 있어야 자녀를 도울 수 있다는 의미심장한 내용이다. 비행기를 탈 때마다, 그 대목을 들을 때마다 나는 늘 가슴이 뭉클하다. 오랜 세월 동안 ‘엄마 먼저’라는 표현에 담긴 의미를 깊이 느껴왔으므로.
‘엄마 먼저’로 시작되는 몇 개의 문장을 써본다.
엄마 먼저 행복해야 자녀도 행복하다.
엄마 먼저 공부해야 자녀도 공부한다.
엄마 먼저 건강해야 자녀도 건강하다.
엄마 먼저 웃어야 자녀도 웃는다.
엄마 먼저 위기에 대비해야 자녀도 안전하다.
엄마 먼저 원칙을 가져야 자녀의 삶에 아름다운 기초를 만들어줄 수 있다.
‘엄마 먼저’로 시작하는 문장에는 좋은 부모가 될 수 있는 비밀이 들어 있다.
좋은 엄마가 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생각과 행동과 말의 일관성’이다.
일관성 있는 엄마가 자녀를 안정적이고 건강한 어른으로 성장시킬 수 있다. 일관성 있게 실천해야 할 원칙 중에 가장 핵심적인 것은 ‘아이가 원하는 것을, 아이가 원하는 때에, 아이가 원하는 방식으로 준다’라는 것이다. 그것만으로도 부모와 자녀가 겪는 갈등의 많은 부분을 해소할 수 있다.
사실 최악의 엄마는 ‘아무 생각 없이 부지런한 엄마’다. 자신의 삶과 자녀 교육에 대해서 진지한 생각 없이 이리저리 끌려다니는 엄마들은 ‘엄마가 원하는 것을, 엄마가 원하는 때에 엄마가 원하는 방식으로’ 주기 때문이다. 그것이 아이들에게 숱한 상처를 만든다.
엄마는 ‘자녀의 행복’을 최우선으로 생각해야 한다. 누구나 살아가며 몇 번의 어려움과 마주치게 되는데, 행복하게 성장한 아이들은 그 순간을 이겨내지만 상처 많은 아이들은 무릎을 꿇는 경우가 허다하다.
‘행복한 아이’는 인생이 힘들 때 스스로 자신을 보호하고 고난을 극복할 힘을 발휘한다. ‘행복한 성장’은 뛰어난 성적표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
행복한 아이로 키우기 위해서 엄마 먼저 행복해져야 한다.
엄마 곁에 좋은 친구와 이웃이 많아야 하고, 그 좋은 어른들을 자녀들이 자주 만나게 해야 한다. “한 아이를 키우는 데 마을 하나가 필요하다”라는 아프리카의 속담처럼, 부모의 네트워크 안에서 자녀를 넓게 키워야 한다.
자녀의 꿈은 수시로 바뀌므로 어떤 꿈이든 인정하고 지지해줘야 한다. 하고 싶은 일이 없는 어른으로 성장하는 것은 생각보다 후유증이 크다. 작은 꿈이라도 믿어주고, 그 꿈을 펼칠 수 있도록 길을 만들어줘야 한다. 그것이 바로 엄마의 역할이다. 자녀는 금방 성장한다. 경험과 놀이를 통해 무엇을 할 때 가장 행복한지 발견할 수 있게 해주어야 한다. 동기가 확실한 아이들은 인생을 대하는 눈빛이 다르다.
자녀는 부모가 일깨워주는 세상만큼 성장한다
원칙 있는 엄마로 사는 것은 현실적으로 쉬운 일은 아니다. 오랜 시간 자신의 삶을 성찰해야 하고, 자녀를 제대로 알아야 하며, 이 원칙이 정말 좋은 결과를 가져올지 끊임없이 고민해야 한다. 공부보다 행복을 강조하다가 다 놓치는 것은 아닐까, 끊임없이 의심하게도 된다.
그러므로 엄마 먼저 시대를 공부해야 한다. 자녀는 부모가 일깨워주는 세상만큼 성장하기 때문이다. 매 순간, 지금 이 순간에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를 끊임없이 생각해야 한다. 나의 인생만이 아니라 가족과 공동체의 행복까지 헤아릴 수 있는 엄마가 되어야 한다. 엄마들이 그토록 극성스럽게 챙기는 학교 성적표가 작은 공부의 증명서라면, 독서와 창의력과 인성은 큰 공부다.
생텍쥐페리는 말했다. “배를 만들고 싶어 하는 아이가 있다면, 미치도록 바다를 그리워하게 하라”고.
이것이 바로 큰 공부다. 작은 공부만으로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는 시기는 지났다. 재능을 키우고 창의력을 발휘하며, 행복한 인간관계 속에서 생각할 줄 아는 아이로 성장하는 큰 공부를 경험하지 못하면 무기력한 어른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너무 크다는 걸 많은 사례가 증명하고 있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완벽하지 않은 나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또한 엄마가 된다는 것은 산소마스크가 떨어지는 것과 같은 상황과 수도 없이 마주친다는 의미다. 한 생명이 성장하는 데 몇 개의 흉터와 지울 수 없는 마음의 상처가 없을 수 없다.
부모도 성장하는 존재다. 아무리 훌륭한 원칙을 가지고 있어도 흔들리기 쉽다. 그래서 ‘흔들리면서 흔들리지 않는 법’을 배우는 것이 부모의 길이다.
2014년 가을, <좋은 부모 아카데미>에서는 육아 선배로, 변화하는 시대적 흐름을 앞서 경험한 선배로서 구체적인 사례와 특별한 조언을 전달하려 한다. 자녀를 통해 엄마가 행복해지는 것이 아니라 엄마를 통해 자녀가 행복해질 수 있도록, 엄마 먼저 행복하고 엄마 먼저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글_ 김미라 (방송작가, 좋은 부모 아카데미 강사)
출처 :SEOUL ARTS CENTER SEPTEMBER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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