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정보와 상식

밥도둑? 사실은 건강도둑!

역려과객 2016. 7. 8. 16:21

밥도둑? 사실은 건강도둑!

  • 이미숙
    식생활 클리닉 '건강한 식탁' 원장
    E-mail : doctor@dietnote.co.kr
    서울여자대학교에서 식품영양학으로 이학박사를 취득하고 서울의대 암..
  •  
    입력 : 2014.02.17 19:04 | 수정 : 2014.03.09 13:53

     

    젓갈류, 장아찌, 짠지, 조림 등에 들어있는 나트륨이 주적

    한국인의 밥상엔 도둑이 산다. 이름하여 ‘밥도둑’이다. 밥도둑은 입맛을 돋우어 밥을 많이 먹게 하는 반찬 종류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각종 젓갈류, 장아찌, 짠지에 조림까지. 밥도둑을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입 안 가득 침이 고이는 사람들이 많다. 요즘 유행하는 먹방에선 밥도둑 예찬에 침이 마른다. 그런데 우리 밥상에서 밥도둑으로 종횡무진 맹활약을 하며 사랑받는 각종 저장 음식들은 알고 보면 대부분 ‘건강도둑’이다.

    소금ㆍ나트륨 범벅에다 과식 부르는 밥도둑

    밥도둑의 공통점은 대체로 짜다는 것이다. 장기저장을 목적으로 만든 음식이기 때문에 염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이렇게 짠 음식에 뭐가 많이 들어 있겠는가. 당연히 나트륨이 많이 들어 있다.

     


    대표적인 밥도둑으로 꼽히는 간장게장의 나트륨함량은 1인분(250g)에 3221mg으로 WHO의 하루 나트륨 섭취기준 2000mg을 훌쩍 뛰어넘는다.
    대표적인 밥도둑으로 꼽히는 간장게장의 나트륨함량은 1인분(250g)에 3221mg으로 WHO의 하루 나트륨 섭취기준 2000mg을 훌쩍 뛰어넘는다.
     소금이건 간장이건 아무튼 나트륨이 범벅돼야 밥도둑으로 손색이 없다. 짜지 않으면 밥도둑이 아니다. 최고의 밥도둑으로 손꼽히는 간장게장의 나트륨함량은 1인분(250g)에 3221mg. 세계보건기구(WHO)의 하루 나트륨 섭취기준 2000mg을 훌쩍 넘어서는 어마어마한 양이다.

    특별히 고혈압 환자가 아니라도 나트륨 적게 먹기는 우리 모두의 과제가 아니던가. 나트륨 범벅 밥도둑은 그래서 건강도둑이다.

    밥도둑의 또 다른 문제는 밥을 너무 많이 먹게 한다는 것이다. 밥도둑은 말 그대로 밥 한 그릇을 게 눈 감추듯 뚝딱 먹어치우게 한다. 그리고 대개는 한 그릇으로 안 끝난다. 이는 소위 밥도둑 들이 밥과 맛이 잘 어우러지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워낙 짜서 밥을 많이 먹을 수밖에 없다.

    그런데 밥에는 다른 영양소는 별로 없고 탄수화물만 많이 들어 있다. 이 때문에 밥을 많이 먹으면 전체 섭취 열량에서 탄수화물이 차지하는 비율이 지나치게 높아질 수 있고, 이로 인해 비만이나 고지혈증 등의 건강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특히 당뇨환자의 경우에는 혈당관리에 비상이 걸린다.

    밥도둑을 나쁜도둑에서 착한도둑으로 만들자

    그렇다면 이 도둑을 어찌 해야 할까? 가장 확실한 방법은 우리 밥상에서 밥도둑을 과감히 ‘추방’하는 것이다.

     



    우리 식탁에 반찬으로 자주 등장하는 각종 장아찌나 조림 등에는 다량의 소금이나 나트륨이 함유돼 있다. 사진의 밥상은 촬영용으로 연출한 것이다.
    우리 식탁에 반찬으로 자주 등장하는 각종 장아찌나 조림 등에는 다량의 소금이나 나트륨이 함유돼 있다. 사진의 밥상은 촬영용으로 연출한 것이다.

     사실 요즘에는 사시사철 신선한 채소를 구할 수 있고, 해산물도 냉장이나 냉동유통을 통해 연중 언제나 살 수 있다. 게다가 진공포장을 비롯해서 여러 가지 미생물 번식억제기술도 개발된 마당에 굳이 짜디짠 절임음식을 먹어야 할 이유가 없다.

    그럼에도 밥도둑을 완전히 추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본다. 밥도둑의 그 짭짤한 감칠맛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기 때문이다. 밥도둑 문제의 보다 현실적인 해결책은 나트륨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밥도둑을 착하게 만드는 것이다.



    계속해서 지적하지만 밥도둑들의 공통된 원죄는 나트륨함량이다. 뒤집어 말하면 나트륨함량을 줄이면 문제 해결이 가능하다. 일단 절임음식을 싱겁게 만들어야 한다. 물론 너무 염도가 낮으면 오랫동안 보관하기가 어렵다. 이럴 땐 냉장고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서 음식의 염도를 낮출 수 있다.

    염도를 낮추기 위해서는 절임음식이 모두 냉장고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그런데 양이 너무 많으면

    냉장고 속으로 들어갈 수가 없다. 그러니 조금씩만 만들자. 아무리 저장을 목적으로 만든 음식이라고는 하지만 한 번에 왕창 만들어놓고 일 년 내내 먹으려다 보면 염도를 높일 수밖에 없다.


    짠 밥도둑과 칼륨 많은 生 채소는 찰떡궁합

    젓갈이나 자반, 조림 등 염도가 높은 밥도둑을 보다 건강하게 먹으려면 신선한 채소와 함께 먹어야 한다. 대부분의 채소에는 칼륨이 풍부하게 들어 있는데 칼륨은 나트륨의 흡수를 방해한다. 이 때문에 염도가 높은 밥도둑과 칼륨이 많은 채소는 찰떡궁합이다.

     



    밥도둑은 채소와 함께 먹으면 좋다. 채소에는 나트륨의 흡수를 방해하는 칼륨이 많기 때문이다. 다만 채소를 생으로 먹어야 더욱 효과적이다.
    밥도둑은 채소와 함께 먹으면 좋다. 채소에는 나트륨의 흡수를 방해하는 칼륨이 많기 때문이다. 다만 채소를 생으로 먹어야 더욱 효과적이다.

     이때 주의해야 할 점은 채소를 생으로 먹어야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채소의 칼륨은 데치거나 절이면 상당량이 물에 녹아나온다. 따라서 나물이나 절임 채소로 만들기보다는 생채소를 그냥 먹는 편이 칼륨의 손실을 막을 수 있다.

    또 나물이나 샐러드로 만들면 거기에도 간을 해야 하는데, 절임음식에 이미 상당량의 나트륨이 들어 있으므로 채소는 그냥 먹는 것이 좋다. 그렇다고 채소는 언제나 무조건 생으로 먹어야 한다는 얘기는 아니다. 다만 밥도둑의 나트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생채소를 곁들이는 것이 좋다.

    가난하던 시절 우리는 밥을 먹기 위해 보조적인 수단으로 반찬을 먹었고, 짭짤한 밥도둑은 당당히 최고의 반찬으로 사랑받아왔다. 하지만 이제 우리는 밥을 먹기 위해 반찬을 먹지 않는다. 짜게 먹는 것이 얼마나 건강에 나쁜지도 잘 안다. 밥도둑이 건강도둑으로 남지 않도록 과감한 변화와 개선이 필요하다.



    [출처] 본 기사는 프리미엄조선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