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매사에 소극적이다. 어릴 적에도 그랬고, 젊어서도 그랬으며 지금 역시 그렇게 살아가고 있다. 능동적으로 살았던 때가 별로 없었다. 90년도에 방통대에 들어갔을 때 우리 학과에서 나이가 가장 많아 반원을 통솔했고 한울방 만들 때에도 나이가 많고 우리집이 편해 우리집에서 모였을 뿐 그 이외는 별로 없다. 내가 존경하는 세 분이 계시다. 두 분은 작고하셨고, 한 분은 아직도 살아계신다. 내 삶을 만들어 주신 조부님은 언제나 가장 첫 손가락으로 뽑는다. 약하디 약한 손자를 바르게 키워주신 분이시다. 누가 내게 가장 존경하는 분이 누구냐고 물어오면 난 두말없이 조부님이라고 말한다. 두 번째로 존경하는 분이 법정 스님이시다. 무소유를 외치며 스스로 지켜내신 분이시다. 28세이던 때 불교 하계수련회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