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의 일기 그리고 ..

봄이 가져다준 선물

역려과객 2026. 4. 4. 16:20

 

나를 보는 사람마다 모두 건강해졌다고 한다. 나 역시 동의하며 마음까지 건강해진 것을 알 수 있다. 사촌 제수씨의 도움으로 매일 햋볕을 볼 수 있었고, 운동도 더 열심히 할 수 있어 나를 보는 이들 모두가 건강해졌고 점점 더 젊어진다는 말을 자주 들을 수 있었다.

 

 

 

지난달 30일이 사거리 작은 어머니의 산수이셨다. 팔순이기에 많은 분을 미연이가 초청하여 대청갈비에서 잔치를 했는데, 우리도 초청을 받아서 참석했고, 그곳에서 인천 작은 어머니와 그 가족을 뵐 수 있었는데 그들도 건강해졌다고 한다. 의례 하는 말이지만 듣기 좋았다. 우리 형제들은 초청을 안 해서인지 모르겠으나 안 보이니까 허전했다.

 

 

 

조선시대에 유명한 학자 두 분이 안산에 사셨다. 한 분은 조선의 3대 화가로 뽑히는 단원 김홍도 선생이셨고, 또 다른 한 분은 조선의 실학을 널리 전파하신 성호 이익 선생이셨다. 중고등학교 때 모두 배웠었다. 국사를 좋아했기에 아직도 그분들을 기억할 수 있었다.

 

 

 

나는 매일 바깥 바람을 쐬어서 좋아했는데 제수씨는 내가 다람쥐 쳇바퀴 도는 것처럼 보여졌나 해서 안타까워하셨다. 갑자기 안산식물원에 가자고 하신다. 안산식물원은 재작년에 막내 내외와 같이 와서 관람해서인지 낯설지가 안았다. 결혼한 이후 처 없이 밖을 나온 것은 정말 오랜만이었고, 동네를 떠나니 마음속으로 흡족해했다. 4월의 첫날부터 웬 횡재람?

 

 

 

19995년 산업재활원에 3년을 있었는데, 병실에 내 컴퓨터를 사서 워드를 배웠고, 환자 20여명과 같이 공부하였고, 나는 또 다른 환우를 가르치며 공부했다. 각각 2~3급에 도전했는데 내가 가르쳐 준 환우들은 2~3급을 땄는데 정작 나는 두 개 다 떨어졌다. 그것도 그럴 것이 분당 50타도 못 치는데 언강생심 꿈을 꾼 것이 잘못된 생각이다. 그런데 화훼재배 2급은 땄고 우리가 수를 놓은 국화에 근로복지 라는 것을 새겨 그해 국화전시회에 때 대상을 받았었다.

 

 

 

안산식물원에서 옛날에 배웠던 화초들의 이름과 식물들도 많았다. 부겐베리아, 안쉬리움, 포인센티아 등등 낯익은 식물들과 꽃들이 나를 반기는 듯하였다. 제수씨는 이 곳에 많이 와 본 듯 이곳저곳을 돌며 같이 관람하였다. 나는 휠체어에 의지한 채 언제나 그랬듯 사진찍기에 바빴다.

 

 

 

밖을 나와 그 옆에 있는 성호박물관에 갔다. 직원들이 반갑게 인사를 한다. 이익선생은 조선 후기의 실학자로서 수많은 책을 내고 제자들을 가르쳐 후학들에게 많은 가르침을 주신 분이다. 선생의 정신을 계승하고 나아가 실학을 통하여 배워야 함에도 이 나이가 되도록 그 분의 정신만을 기릴 것이다.

 

 

 

박물관을 나와 단원조각공원을 둘러보았다. 조각도 조각물이지만 만든이의 창조성과 만든 이유와 그 뜻을 알고 싶다. 특이한 것도 많았다. 가령 얼굴은 토끼이고 아래는 사람이라 그 작품의 세계를 더 궁금해졌다.

 

 

 

이윽고 내가 가장 좋아하는 목련의 자태를 구경할 수 있었다. 언덕이라 휠체어가 기기 힘든 곳인데 제수씨는 좀더 가까이에서 보라고 더 내려가다 넘어질 뻔했다. 많은 사진을 찍고 목련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갑자기 옛날에 학장 시절에 썼던 시가 떠 올랐다. 4월의 첫날부터 따스한 봄기운을 맞으니 정말 좋았다. 제수씨께 고맙다고 표현하고 싶다.

 

 

 

 

創 造

 

 

목련은 사월의 홍일점
          진실과 믿음이 담긴 웨딩드레스
          늘 신선한 창조를 선사해준다.

 

 

어머니의 자애
             보살핌
             사랑 이야기

 

 

언제나 새로운 멋과
                    맵시 있는 여유와
                    밝고 표표로운 생동감을 주고...

 

 

 꽃은 동네 어귀에 피었네라 
        이마 위에 피었네라 
        가슴 깊숙이 피었네라

 

 

 저 고귀한 사랑
     고마운 정성
     고결한 모성애

 

 

 아 목련은 아름다워라.

 

 

 

 

42일의 점심을 먹는데 제수씨께서 오셔서 반월저수지에 가자고 하신다. 벚꽃이 한창이라 이번 주에 안 보면 못 볼 수도 있다고 하신다. 매일 집에만 있는 내가 안타까워서 그런 줄은 나도 잘 안다. 커피를 마시고 따라나섰다. 대야미역 근처에 있는 유니스의 정원으로 안내했다,

 

 

 

유니스의 정원은 꽤나 넓다. 5층 건물인데 엘리베이터가 없다. 3층까지 걸어가야 했다, 문패를 보니 제과의 기능장이 만든 빵인데 안도 넓고 바깥도 넓고 경치도 좋다. 이름 그대로 마음속에 초록나무 한 그루를 키우면, 노래하는 새가 날아들 것입니다.” 정원 카페이다. 제수씨는 빵과 커피를 시켜 먹으면서 많은 이야기를 하였다. 주로 제수씨가 이야기를 하고 나는 늘 그랫듯 듣는 편이다.

 

 

 

3층에서 5층까지 아니 1층부터 5층까지 가는 휠체어길은 전부 화초들로 수룰 놓았다. 정말 보기가 좋을 정도로 가지가지 화초들이 자기를 봐 달라고 얼굴을 내미는 듯 반긴다. 포토존이 있어 사진도 찍을 수가 있었다. 갑자기 처가 생각이 났다. 언젠가 때가 되면 처와 같이 오겠다고 마음먹으며 발길을 돌렸다. 밖의 정원은 9km가 넘는다고 하니 카페치고는 정말 큰 편이다.

 

 

 

이윽고 우리는 다른 곳으로 향했다. 제수씨는 이곳에 자주 온 모양이다. 가족과 나물캐던 일이며 가족과 얽힌 이야기를 구수하게 끊임없이 하여 귀가 즐거웠고, 꽃과 자연과 물이 있어 눈이 즐거웠다. 옛날 큰고모님께서 이곳에서 사셨다. 고모부님은 이장이어서 바쁘게 동네 일을 하신 것으로 생각이 난다. 방학때 이곳에 온 기억이 있고, 안산시지체사무실 직원과 맛있는 것 먹으러 왔었으며 현재는 대호부부랑 주꾸미 먹으러 가끔 오는 곳이다.

 

 

 

군포시에서 반월호수에 둘레길을 만들었다. 제수씨는 주차해서 휠체어를 꺼내 둘레길을 돌았다.  좀 돌다가 가려니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그 넓은 호수 둘레길 전체를 돌았다. 제수씨는 교회 권사님이다. 교회에 관한 이야기, 가족에 관한 이야기, 어렸을 때의 이야기도 하지만 주로 지호에 관한 이야기를 할 때에는 신이 나는 듯하다.

 

 

 

반월호수 전체를 돌고 난 다음 집으로 향했다. 제수씨에게 고맙고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괜시리 나 때문에 고생하는 모습이 안쓰럽기만 하다. 하지만 여건이 그러하니 어쩔 수가 없다. 집에 오니 다섯시가 다 되었다. 고맙다는 말뿐이었다.

 

 

 

3일은 처가 보리밥을 사기로 해서 보리밥집으로 갔는데 주인집 딸이 놀란다. 내가 걸어 오는 모습을 처음 본 것이다. 내가 그만큼 건강해진 것 같다. 보리밥을 먹고 제수씨는 화성시에 있는 혜경궁으로 가자고 한다. 차에 타다가 머리를 부딪쳐 매우 아팠다, 한참을 가다 만져보니 혹이 나 있었다. 우리 부부는 무작정 따라나섰다.

 

 

 

화성시 정남에 있는 혜경궁베이커리는 주차장이 무척이나 넓은데 주말이면 줄을 서서 기다린다고 하니 얼마나 잘 되는 카페인가? 이윽고 3층에서 빵과 커피를 먹는데 기가 막힌 것은 식사비보다 후식비가 더 나온다는 것이다. 멀리까지 왔는데 그저 미안할 뿐이다. 빵을 맛있게 먹고 2층의 밖으로 나갔다. 날씨가 좋아서인지 밖은 고객이 너무나 많았다. 경치가 너무 좋아 사진 찍기에 바빴다. 이렇게 바깥 세상을 보니 가슴이 활짝 펴지는 느낌이었다. 사흘간은 봄이 가져다준 선물이었다.

 

 

 

그 선물은 무엇일까? 화창하게 핀 꽃들의 향연일까? 내 건강해진 마음일까? 아니면 착한 처에게 보낸 파이팅일까? 그것도 아니면 제수씨가 베푸는 정일까? 그것이 내게 고마움과 미안함과 더불어 부담감까지 느끼지만 모르겠다. 아마 전부 다일 것이다. 모친께서 보내신 두 분의 천사라 생각하며 모두에게 감사함과 더불어 고마움을 표한다.

 

 

 

 

202644

 

봄이 가져다준 선물을 만끽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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