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까지 우리 가족은 12층 형님 내외분, 그리고 10층 형님과 돌아가며 한 달에 한 번씩 밥 한 번을 샀다. 그런데 웬일인지 12층 형님이 빠지고 10층 형님과 오가며 밥을 먹곤 했다. 그런데 지난달 10층 형님께서 제수씨까지 사 주셨다. 그것을 알고 제수씨가 밥을 산다는 것이다. 가뜩이나 부담스러운데 10층 형님까지 같이 가자는데 반가워하면서도 더 부담감을 더 느끼게 했다.

오늘 제수씨가 일찍 왔고 우리 셋은 제수씨의 안내로 고잔동에 있는 행복담은 밥상에 갔다. 그토록 살았어도 번화가에서 밥을 먹은 적이 별로 없던 나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1인분에 23000원이라는데 예약이 아니면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다.

제수씨는 이곳에 자주 왔었나 보다. 거의 20첩 반상인데 처가 권하는 꽃게장부터 먹어 보았는데 짜지 않고 맛도 좋았고 김치도 홍어회도 맛이 있다. 제목 그대로 행복한 밥상이었다. 우리는 맛있게 먹고 처가 좋아한다는 그림을 볼 겸 화랑유원지로 향했다.

지난주에 왔을 때보다 꽃잎이 많이 졌는데 바람이 불어서인지 꽃비가 내리는 듯하였다. 형님과 사진 한 장 찍고 우리는 미술관으로 들어가려는데 월요일은 휴무란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했는데 아쉽기만 했다. 커피를 마시고 우리는 발길을 돌려야만 했다. 다음날을 기약하고 집으로 와야 했다. 어젯밤 잠을 잘 못 잤는지 머리가 아파 게보린을 먹어야 했다.

인간이란 충분한 만족은 없다. 모자란 듯 적은 것에 만족할 줄 아는 내가 되자고 다시 한번 되세겨 본다. 꽃이 잔다고 하여 아쉬워할 것은 없다. 세상은 다 때가 있는 법이다. 내가 건강하면 내년에 볼 수도 있고 그다음 해가 있지 않은가? 처는 늘 미안하고 고맙고, 커피를 사 주신 형님도 고맙고, 방구석에 처박혀 있는 나를 밖으로 안내해 주는 제수씨에게도 고맙다고 표하고 싶다.

세상은 영원하고 할 일도 많고 그 범위는 무궁무진하다. 다만 내가 눈을 못 뜬 것이 아쉽기만 하다. 후회해 봐야 소용이 없다는 것을 알 뿐이다. 오늘 하루도 무사히 넘긴 것에 감사하자!
4월 13일
행복담은 밥상을 생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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