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성

나이가 들어야 느낄수 있는 원숙한 섹스 (2)

역려과객 2013. 7. 21. 16:52

나이가 들어야 느낄수 있는 원숙한 섹스 (2)
절정의 최상급 질 오르가슴

 

오르가슴의 결정체라는 ‘질 오르가슴’

젊은 시절에는 구름에 둥둥 뜬 느낌도 나쁘지 않고, ‘배설하는’ 상황도 좋다. 하지만 부부 관계가 몇 년 지속된 상황에서는 클리토리스 오르가슴이나 G스팟 오르가슴을 추구하다 보면, 오르가슴에 도달하고 않고를 떠나 어쩐지 머쓱한 기분이 든다. 더군다나 갈수록 뒤끝이 개운하지 않음을 느낀다. 체위가 잘못됐나 싶어서 이런저런 책을 구입해 보고, 분위기 탓 같아서 침대까지 바꿔보지만, 시간이 갈수록 퇴색해가는 섹스의 즐거움은 막을 길이 없다. 그건 섹스에 대한 근본적인 접근법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쾌락’을 얻겠다는 생각으로 섹스를 시작한다. 기분 좋으라고 하는 게 섹스 아니냐? 라고 물으면 할 말이 없지만, 한 대상과 수십 년 지속해야 하는 부부간 섹스에서 계속 쾌락만 추구하는 건 한계가 있지 않을까? 더군다나 교감신경(집중, 긴장, 위험, 결단, 의지, 근육, 사지말단 등)에 의지한 섹스는 시간이 갈수록 무뎌지기 마련이다. 세월이 흐르면 연륜이 쌓이듯이 부교감신경(이완, 안정, 명상, 성기관, 소화기관 등)을 활용하는 섹스법을 찾아내는 게 자연스런 변화다.

쾌락, 즉 교감신경에 의지한 섹스가 시간이 흐를수록 시들해진다는 사실은 누구나 체험을 통해 알게 된다. 서로에 대한 탐구가 끝나지 않은 신혼시절에는 잠자리를 할 때마다 매번 새롭고, 그 즐거움이 죽을 때까지 지속될 것 같지만, 아이도 두엇 나고 나면 신혼시절의 ‘두근거림’은 거짓말처럼 사라져버린다. 상황이 이런데도 계속 교감신경에 의지하다 보면 지독한 권태기를 맞이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니 잠자리의 질이나 양에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면 ‘근본적인 전환’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혁명 같은 변화가 필요한 시기가 왔음을 알려주는 신호니까.

우리 부부는 아주 우연히 새로운 섹스를 터득했어요. 결혼한 지 7년을 넘어서부터 섹스는 거의 하지 않게 되었죠. 그래도 살아지더라고요. 그런데 점점 멀어진다는 느낌이었죠. 말투도 완전 딱딱해졌어요. 내가 “왜 그렇게 이기적이야” 라고 말하면, 남편은 “집안 살림이나 제대로 해라”라고 쏘아붙입니다. 거의 모든 대화가 ‘치고받고’였어요. 그런데 어느 날 ‘내가 왜 남편에게 이렇게 소리를 지르지’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하루는 “미안하다. 나도 배려 받았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더니, 남편이 정말 미안해하면서 안아주더라고요. 그때 뭔가 뒤통수를 얻어맞은 것처럼 놀라는 남편의 표정을 잊을 수가 없어요. 그날 밤 정말 오랜만에 잠자리를 가졌는데, 마음이 편안해서인지 몸이 쫙 풀리면서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기분까지 도달했습니다. 시간이 어떻게 갔는지도 몰랐는데, 1시간 이상 지났더라고요.
- 41세 결혼 14년차 주부, 서울 삼성동


이완을 통해 오르가슴에 도달했다면, ‘질 오르가슴’일 가능성이 높다. 추상적인 말 같지만, 질 오르가슴에 도달하는 최선의 방법은 ‘소통’이다. 질 오르가슴에 도달하려고 소통하는 방법을 찾는 것은 순서가 뒤바뀐 이야기고, 소통하다 보면 그런 섹스가 가능해진다. 실제로 거의 모든 성의학자들이 섹스를 상대와 소통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입을 모은다. 사실 섹스가 ‘사랑의 다른 표현’이지, ‘쾌락의 도구’는 아니지 않은가.

우리 사회는 이상하리만치 섹스를 바라보는 시각이 부정적이다. 사랑하는 성인 남녀가 섹스를 하면서도, 하지 말아야 할 짓을 한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것도 섹스를 음성적인 것으로 바라보는 분위기 속에서 자란 탓이다. 안마시술소나 퇴폐이발소같이 삐뚤어진 성문화가 발달하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섹스를 마치 마약 복용처럼 쾌락을 얻기 위한 행동으로만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부부 사이에는 건강한 섹스가 필요하고, 이를 통해서만 여성 오르가슴의 절정으로 알려진 질 오르가슴에 도달할 수 있다.

건강한 섹스란,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섹스가 중요한 소통의 도구로 존재하는 것이다. 이게 가능하려면, 부부가 서로를 이해하고 ‘나를 사랑하는 존재’라는 믿음이 바탕에 깔려야 한다. 그런데 살기 바쁜 중년의 부부들에게는 마음을 나누는 대화를 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어쩌면 ‘일주일에 두 번씩 잠자리를 가져라’라고 물리적인 지시를 이행하는 것보다 몇 배는 더 어려운 일인지도 모른다. 대화도 잘 하지 않는데 상대를 이해하고 사랑한다는 느낌까지 줘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과정 없이 질 오르가슴에 도달하기란 불가능하다. 결국, 부부 사이의 이상적인 섹스란 다양한 체위나 분위기 좋은 장소를 찾는 식의 일차원적인 노력이 아니라 질 높은 노력을 기울여야 가능한 일이다.

남성의 노력도 필요하지만 질 오르가슴에 이르기 위해서는 여성의 노력이 훨씬 더 중요한 것 같아요. 여성은 섹스에 대해 정말 무식하고 노력도 하지 않습니다. 좋은 섹스를 위해 준비한다는 게 고작 샤워를 하고 야한 속옷을 입는 것뿐입니다. 체위를 바꾸는 과정에 아주 소극적이죠. 남성이 하라는 대로 합니다. 이런 식으로는 결코 질 오르가슴을 느끼지 못합니다. 물론 다양한 체위를 공부하라는 것도 잠자리를 주도적으로 이끌라는 말이 아닙니다. 기본적으로 섹스가 부부관계를 향상시키는 데 굉장히 좋은 거라 생각하고, 리듬에 맞춰서 ‘그렇지, 그렇지, 이렇게, 좋아’ 이런 기분으로 섹스를 대할 줄 알아야 합니다.
- 42세 결혼 13년차 주부, 서울 신도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