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임동훈(국립국어연구원)의 "한글 맞춤법과 띄어쓰기"에서 발췌하여 정리한 내용임.
(참고 : 예문의 "*" 표시는 비문(非文)임, "?"는 어색함을 나타내는 언어학적 약속 표기입니다. "?"이 두 개 이상 있는 것은 어색함의 정도가 심함을 나타냅니다. 따라서 "?"는 완전히 비문은 아니지만 다소 어색함이 있을 경우에 사용하는 약속입니다. 이 경우 언어 사용자의 직관에 따라 그 어색함이나 비문성의 판별 여부가 달라지기도 합니다.)
1. ''되어''와 ''돼''의 구분: ''돼''는 ''되어''의 준말
(가) 되어, 되어서, 되었다 → 돼, 돼서, 됐다 ※ *됬다
(가)'' 일이 잘 {되었다, 됐다}.
(나) 할머니께서는 장차 훌륭한 사람이 되라고 말씀하셨다.
(나)'' 장차 훌륭한 사람이 돼라.
2. ''안''과 ''않''의 구분: ''안''은 부사이고 ''않-''은 용언의 어간임.
(가) 안 가다, 안 보이다, 안 먹는다, 안 어울린다.
(나) 집에 가지 {아니하다, 않다}, 철수가 먹지 {아니하였다, 않았다}.
3. ''-할게'', ''-할걸''인가, ''-할께'', ''-할껄''인가: 소리와 달리 ''-할게'', ''-할걸''로 적음.
(가) 내가 도와 {줄게, 줄께}.
☞ -(으)ㄹ수록, -(으)ㄹ지 / -(으)ㄹ까, -(으)ㅂ니까, -(으)ㄹ쏘냐
(가)'' 제가 {할게요, 할께요}.
(나) 지금쯤은 집에 {도착했을걸, 도착했을껄}!
(나)'' 벌써 집에 도착한걸!
4. ''있다가''와 ''이따가''의 구분: 의미에 따른 구분
(가) 이따가 보자. / 이따가 주겠다. ※ 뜻: "조금 뒤에"
(나) 하루종일 집에 있다가 이제서야 어딜 가는 거니?
5. ''잇달다''와 ''잇따르다''의 구분: 일종의 복수 표준어
(가) 기관차에 객차들을 잇달았다. ※ "이어 달다"의 뜻일 때는 ''잇달다''만 가능함.
장군은 훈장에 훈장을 잇단 복장으로 등장하였다.
(나) 청문회가 끝난 뒤에 증인들에 대한 비난이 {잇따랐다/잇달았다/?연달았다}.
※ "어떤 사건이나 행동 따위가 이어 발생하다"의 뜻일 때는 ''잇달다, 잇따르다, 연달다''를 함께 쓸 수 있음.
{잇따른/잇단(←잇달-+-ㄴ)/?연단(←연달-+-ㄴ)} 범죄 사건들 때문에 밤길을 다니기 두렵다.
석교를 지나자마자 초가 지붕의 꼴을 벗지 못한 주점과 점포들이 {잇따라/잇달아/연달아} 나타났다. ※ ''연달다''는 주로 ''연달아'' 꼴로 쓰임.
(다) 대통령의 가두행진에 보도 차량이 {잇따랐다/?잇달았다/?연달았다}.
유세장에 유권자들이 {잇따라/?잇달아/?연달아} 몰려들었다.
※ "움직이는 물체가 다른 물체의 뒤를 이어 따르다"라는 뜻일 때에는 ''잇따르다''가 자연스러움.
※ 동사로서 부족함이 없는 ''잇따르다''에 비해 ''잇달다, 연달다''는 다소 형용사적이라는 특징이 있음(''잇따르는/?잇다는/??연다는'', ''잇따른다/?잇단다/??연단다'', ''잇따르고 있다/?잇달고 있다/??연달고 있다'' 참조). 다만 ''잇달다''가 "이어 달다"의 뜻일 때에는 ''잇다는, 잇달고 있다''가 가능함.
6. ''-던''과 ''-든''의 구분: ''-던''은 과거의 뜻, ''-든''은 선택의 뜻
(가) 어제 집에 왔던 사람이 민주 신랑감이래.
그 날 저녁 누가 왔던지 생각이 납니까?
얼마나 울었던지 눈이 퉁퉁 부었다.
(나) 배든(지) 사과든(지) 마음대로 먹어라.
가든(지) 오든(지) 알아서 하시오.
7. ''-데''와 ''-대''의 구분: ''-데''는 과거에 직접 경험한 내용임을 표시. ''-대''는 남의 말을 전달
(가) 어제 보니까 혜정이가 참 예쁘데. / 사진을 보니 옛날에는 참 예뻤겠데. <형용사>
그 아이가 밥을 잘 먹데. / 철수가 벌써 제대했데. <동사>
곁에서 보니 참 훌륭한 신랑감이데. <서술격조사 ''이다''> ※ 뜻: "-더라"
신부가 그렇게 예쁘데? / 그 사람 키가 크데?
밖에 누가 왔데? / 얼마나 되데? ※ 뜻: "-던가?"
(나) 사람들이 그러는데 진옥이가 예쁘대(예뻤대/예쁘겠대). <형용사> ※ ''대''는 "-다(고) 해"가 줄어 된 말임.
진옥이가 결혼한대(결혼했대/결혼하겠대). / 진옥이는 추리소설만 읽는대(읽었대/읽겠대). <동사>
진옥이가 학생회장이래(학생회장이었대). <서술격조사 ''이다''> ※ ''이다'' 뒤에서는 ''-대''가 ''-래''로 바뀜.
(다) 오늘 날씨 참 시원한데. / 오늘은 기분이 참 좋은데. <형용사>
※ ''-ㄴ데''는 스스로 감탄하는 투로 넌지시 상대방의 반응을 묻기도 함.
두 사람이 아주 잘 어울리는데. <동사> ※ "두 사람이 아주 잘 어울리데."
철수가 아니라 진옥이가 학생회장인데. <서술격조사 ''이다''>
(다)'' 결혼식장에는 혜정이 신랑도 왔던데(←''-았더-''+''-ㄴ데'').
혜정이 부모는 벌써 왔는데((←''-았느-''+''-ㄴ데'').
결혼식장에는 혜정이 신랑도 왔겠는데(←''-겠느-''+''-ㄴ데'').
※ ''-던-'' 뒤에는 ''데''만 올 수 있고 ''대''는 올 수 없다. 따라서 ''-던데''란 말은 가능해도 ''-던대''란 말은 불가능하다.
계속해서 연재하도록 하겠습니다.
각 문법 형태에 대한 좀더 자세한 내용은 사전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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