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확행이란 단어는 몇 년 전부터 일반인들에게 유행하게 번진 단어이다. 작지만 확실하게 느낄 수 있는 작지만 실현할 수 있는 행복이나 그러한 행복을 추구하는 삶이라고 한다. 요즈음 늙어가면서 처는 행복하다고 자주 말한다. 나 역시 건강하면 무엇을 더 바라겠는가마는 그런대로 행복을 나름대로 느낄 수 있다.
나는 매일 아침에 일어나서 일기를 쓰고 용변을 보고 나서 만물상과, 횡설수설, 그리고 시시각각이란 글을 본다. 그것을 보면 세상 돌아가는 틈새를 볼 수 있다. 아침을 먹고, 운동을 하면서 인간극장을 본다. 운동을 40분간 하고 나서 지인들에게 톡을 보내고, 매일 한 번씩, 스토크와 장기를 둔다. 새해에는 마작을 배워 짝을 마치고 나면서 끝을 맺는다. 치매를 막는데 도음이 되는 것 같다.
연말이면 항상 꺼내는 말이 다사다난 한해라고 한다 그런데 지난 연말을 상상할 수조차 없는 일들이 벌어졌고, 연초엔 무안 항공기 사고로 179명이 목숨을 앗아간 대형 사고가 일어났고, 이어 현직 대통령을 체포하느라고 혈안이 되고 있다. 연말연시가 안팎으로 시끄럽다. 전 세계가 놀랄만한 뉴스가 홍수를 이룬다. 자승자박이라 했던가? 각종 화재에 정말 갈수록 태산이다. 북한이 이때다 싶어 탄도미사일을 쏘는 등 요즈음 정국은 한 치 앞을 내다 불 수 없다.
지난해 12월 5일 고대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았는데 용정을 떼고 별로 좋지 않은 결과가 우편물을 통해 받았다. 당초엔 동네 병원에서 하려고 했는데 위험하다고 큰 병원에 가서 하라고 해서 했는데 결과도 결과지만 그날 기운이 없는 상태에서 양치하고, 변기에 앉는 순간 변기에 왼쪽 다리가 빠져 오른쪽 발등이 세면대 하수구 쇠 막대에 부딪처서 발등이 부어올랐고, 많이 아프다. 맨소래담을 바르고 집에 와서 파스를 부쳤다.
금방 가라앉을 줄 알았는데, 쉽사리 낫지 않아 동네 정형외과에 갔는데 타박상이라 하며 주사를 맞고 일주일 치 약을 주었다. 5일 후에 갔더니 바르는 약과 파스 때문에 염증이 생겼다고 염증 주사에 2주일은 가야 한다고 한다. 그런데 그것이 한 달이 지나 이제서야 조금씩 아물기 시작했다. 한 달을 운동도 못하고 자꾸 처의 눈치만 보게 된다. 그런데 처는 아랑곳하지 않고 내 일거수일투족에 신경을 쓰면 내가 건강해야 한다고 오히려 내 걱정을 한다. 내가 봐도 말이 점점 더 어눌해지고 있고, 밥은 점점 더 흘린다. 내가 스스로 생각해도 답답하고, 손이 많이 가는 친구이다. 아마 다른 사람이면 한 달도 살지 않고 도망을 갔을 것이다. 그런데 처는 천직이라 생각하고 건강에만 신경을 쓰라 하니 할 말이 없다. 그래서 더욱더 미안할 뿐이다.
나라가 어수선하고 발이 아프니 정신도 없어 일기 이외엔 아무 글도 쓰지 않고 시간을 허비했다. 최소한 일주일에 한 번은 쓰던 시조는 고사하고 몸만 움추려진다. 그저 재미없는 뉴스를 보거나 스포츠를 보거나 바둑을 보았다. 그런데도 아침마다 매일 지인에게 톡을 보내고 장기와 스토쿠를 한 게임하려고 애를 섰다. 치매에 도움이 된다고 들은 이야기를 실천에 옮겼다. 그리고 연말에 마작을 배우니 재미가 있어 그것 역시 한 게임을 풀면 쾌감을 느낀다.
연말 오륙회 총회에 참석했다가 끝나고 종찬이와 상구가 찾아와 이야기하고 연초에는 처의 친구 미선씨가 생선회를 사 주었을뿐 병원을 오가는 것이 다였다. 매스컴은 계엄과 탄핵과 항공기 사고로 웃음은 사라지고 온갖 좋지 않은 속보만 내보낼 뿐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인간극장의 감동이 우리에게 따뜻함을 전해준다.
나는 될수록이면 정치 이야기를 하지 않으려고 했다. 내가 처음으로 뽑은 대통령은 박정회대통령이었다. 그 당시에는 통일주체 국민대의원을 뽑아 간접선거로 뽑았다. 김영삼대통령때에는 병원에서 사경을 헤매일 때였고, 지금껏 내 손으로 뽑았다. 이번에 대통령을 뽑고 나서 이렇게 후회해 본 적이 없다. 대통령은 국민의 지지를 받아야 한다. 떨어진다고 계엄을 선포해서야 말이 되는가? 정말 어처구니없다. 그렇다고 나랏돈을 개인 돈인 냥 쓰는 사람을 뽑아서는 더더욱 안 되는 일이 아닌가?
소위 위정자라면 국민을 생각하는 인물이 필요하다. 그런데 요즈음은 그런 분을 찾을 수가 없다. 국민의 삶은 안중에도 없고 오롯이 당리당략에만 몰두하고 있다. 세종대왕이나 황희 정승같은 덕을 갖춘 분이 어디 있을까? 눈을 씻고 봐도 찾을 수가 없다. 내가 두 번째로 존경하는 법정스님이 생각난다.
상반기에 아마 새로운 대통령을 뽑을 것이다. 윤과 이를 제외한 분이면 다 좋겠다. 야의 삼 김씨이든 여의 오, 홍, 한씨 등이 거론되지만 국민만을 생각하는 모든 분이 우러러보는 사람이면 좋겠다. 여야는 지금도 한 치 앞을 분간할 수 없게 싸우기만 한다. 그래서 새해부터 정치 뉴스를 안 보고 저녁에 여섯시 내고향으로 바꾸어 보기로 했다.
을사년의 새해가 밝았다. 뱀은 쥐의 병균을 없엘 뿐만 아니라 천연 방제의 기능 뱀은 혐오와 숭배의 이미지를 지닌 특이한 동물이다, 뱀은 다산과 생명력을 가진 동물이다. 혼란속에서 맞이한 새해 내 나라 우리 사회는 물론 내 가정이 뱀처럼 힘찬 생명력을 발휘하여 건강하고 행복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발이 어느 정도 나았으니 다시 운동을 해서 될 수 있으면 짐이 안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
2025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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