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을 사랑하고 느끼는 마음은 기쁘고 아름답고 고귀한 것이다.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은 결점까지 끌어안는 마음이고, 오래 참고 잠잠히 기다리는 인내가 필요하다. 그런데 그 고귀한 사랑인데도 나는 처에게 늘 받기만 한다. 내 일거수일투족이 처의 입과 손에서 나온다.

처는 지나가는 말로 가깝게는 한강 유람선을 타고 싶어 하고, 멀리는 남해 독일마을을 가고 싶다고 해서 내 가슴속에 남겨 놓았었다. 나는 박경리의 소설 토지의 본고장인 최참판댁을 가고 싶다고 말을 했었다. 처가 가고 싶어하는 것을 제수씨에게 말을 했는데 제수씨는 그 말을 허투루 듣지 않았다.

어제 4월17일 새벽에 일어난 처는 5시에 목욕을 하고. 6시에 나를 깨워 목윽을 시킨다. 9시에 제수씨가 왔고, 돗자리부터, 먹을 것까지 준비한 처와 함께 출발했다. 한강 유람선을 타기 위해 제수씨는 예매까지 하고 나는 몸만 실려 간 셈이다.

여의도에 있는 한강투어크루즈는 11시 10분에 출발한다고 하여 우리는 이곳 저곳을 돌며 호기심과 함께 모두 웃는 얼굴이 나를 즐겁게 했고, 밝은 모습은 사진속에 남겨 두었다.

11시 10분 정확히 크루즈는 출발했고, 중국인, 일본인도 있지만, 교회에서 오신분도 많지만 대부분 어르신이었다. 20년전 선친과 동네 어르신을 모시고 한강 유람선을 다 본 적이 있고, 그때엔 목발로 2층까지 올라가 구경을 할 수 있었는데, 지금은 휠체어에 의지해야 했다.

처는 이 근처 동부이촌동이 고향인데 유람선은 한 번도 타 보지 못했다고 한다. 와 보니 정말 잘 왔다고 판단했다. 서울에서 가 볼만한 곳으로 추천하고 싶다. 낮이라 그렇지 밤에는 야경의 불빛으로 더욱 아름다웠을 것이다. 가끔 TV에서 보는 야광이 휘황찬란한 것을 여러 번 보았었다.

한강투어 크루즈를 타고
처가 바란 한강 투어 소원을 들어주고
밤섬과 마포대고 여기저기 바라보매
여의도 선착장에서 한강라면 흉내냈네
칠십 평생 살다보니 어려움도 많았지만
좌우명을 세워놓고 분수껏 살았더니
처복이 굴러들어와 추억의 맛 찾았네라

2층에 올라가 갈매기 먹이주기 체험을 해 보고 싶지만 꿈으로 돌리고 유람선으로 보이는 마포대교와 밤섬이 보였다. 직원에게 부탁하여 2층에서 밤섬을 찍어 달라고 부탁했더니 기꺼이 그리하겠다고 하며 사진에 담아왔다. 서울 도심속 여유를 느끼며 가족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곳으로 다른 분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다.

내가 이렇게 좋은데 처는 얼마나 좋을까를 생각해 보니 내 가슴이 뿌듯해진다. 12시쯤 배에서 내려 남들에게서 본 한강라면을 사서 집에서 가져온 음식과 함께 먹으니 꿀맛이 따로 없다. 우리도 한강라면을 먹었다는 뿌듯함. 그것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추억의 한 장면으로 오래도록 남을 것이다.

다치기 전 맞선을 본 분과 함께 63빌딩 지하에 있는 수족관에 왔을 뿐 나와는 거리가 멀었던 한강이요, 서울이요, 매스컴에서나마 본 국회의사당을 지나 집으로 향하는 길이 아쉽기만 하다. 말 타면 종 부리고 싶다고 했던가? 갑자기 롯데타워도 보고 싶어진다.

제수씨 덕으로 처의 한 가지 소원을 풀어준 셈이다. 처는 피곤해하면서도 그 어느 때보다도 행복해 보였다. 아무것도 해 준 것이 없어 신랑으로선 무능하지만 그 웃는 모습에 나는 즐겁기만 하다. 다만 제수씨에게 부담드려 안타깝고 미안할 뿐이다.

오늘 아침에 안 좋은 소식이 카톡으로 왔다. 제수씨의 어깨가 아프다는 소식이 충격적으로 받았다. 그러나 곧 냉정을 되찾았다. 모든 이의 건강이 최우선이라는 알기에

2026년 4월 18일
추억의 맛을 소환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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