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의 일기 그리고 ..

난을 바라보며

역려과객 2012. 10. 18. 06:34

  아침에 거실의 난을 보니 꽃이 두 종류가 피어 있다. 하나는 소엽풍란이요 다른 하나는 김기하난이다. 난 중의 가장 작은 것이 소엽풍란인데 5년이상 되어야 개화한다. 그런데 아주 작은 난에 비하여 그 향기가 매우 좋다. 온 거실을 진동하게 하니 사랑을 독차지 한다.

 

  내가 병원에 있을 때 울적한 마음 달랠 길 없던 여동생이 친구의 권유로 몇 십종을 주면서 시름을 덜고 취미생활을 해보라며 키워 보라던 난이다. 몇 년만에 집에 오니 집안이 온통 난이었다. 한 촉에 몇 십만 원짜리이고 하며 자랑을 하던 동양란은 그러께 추위에 다 얼어 죽이고 이제는 몇종 안 남았지만 양란은 그래도 아직 더러 남아있다. 나비 온시디움부터 캬틀레아 심비디움 등등 여러 종이 나를 반긴다.


  난은 종류가 다양하고 분포 범위가 넓을 뿐 만이 아니라 고도로 진화된 식물이다 난은 일반 식물과는 달리 형태적 구조가 특이하며 원산지나 입의 형태 생태적 특성에 따라 구분하기도 한다. 우리 나라에는 110여종의 난과 식물이 자라고 있으며 한란이나 춘란 등 소위 동양란이 이 부류에 속한다. 동양란은 향기가 좋고 서양란은 꽃이 화려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양란은 무균발아법 조직배양법 영양번식 법으로 번식방법이 특이하다.


  내가 95년도에 병원에서 휴가를 나와 함께 고스톱을 쳤었다. 밤을 새우며 치던 고스톱이었는데 새벽 1시 반이 넘었는데 여동생이 그만 치자는 것이다. 이유인즉 난도 잠을 자야 한다는 것이다. 2급 자격증을 가지고 있는 나도 생각을 못했는데 저온처리에 일장을 알다니 놀라울 수 밖에 없었다. 그 당시 우리 집은 백합, 아이리스, 플록스 등을 재배하여 강남터미널에 도매로 넘기곤 했었다. 취미생활로 기른 난을 바라 보며 다시금 여동생을 봐야 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난은 기원전부터 재배되어 온 고전적인 식물이며 일반 식물과는 달리 생육하기에 알맞은 환경들이 독특하다. 무엇보다도 통기성이 좋은 식재재료로 심고 23~25℃ 되는 온도조건의 반음지 상태에서 재배해야 하며 비교적 공중습도가 좋은 높은 환경조건을 요구한다.


  난은 흔히 난초라고 부르기도 한다. 난초라고 부를 때는 관상가치가 있든 없든 간에 야생란을 포함하여 난과식물을 말한다. 蘭이라 할 때는 일경일화성으로 향기가 향기가 아름다운 종류를 말하고 蕙라는 경우는 일경다화성으로 향기가 좋은 종류를 가리키는데 요즈음 난과 혜를 구분하지 않고 흔히 난이라 부르는 경우가 많다.


  인간이 자연의 일부로서 자연과 더불어 살아왔다. 특히 인간은 녹색의 식물과는 공생의 관계를 유지하며 살고 가꾸고 감상하며 살아가고 있다. 녹색의 푸른 생명을 직접 기르고 보고 즐기면서 자연을 호흡하고 자연을 맛보며 산다. 녹색의 식물을 기르면서 인간의 정서를 함양할 수 있고, 정신적 요법으로 활용할 수 있고, 여가선용으로 이용할 수 있고, 자녀들의 자연학습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이럴 진데 난은 마음으로부터 여유를 가지게 하고 이해를 바탕으로 바른 심성을 가지게 한다.


  난을 바라보며 난과 이야기 하고 그래서 잠시만이라도 마음으로부터 자연을 생각하며 조그만한 취미생활을 가져 보면 좋을 듯하다. 여유와 평온을 작은 곳에서 찾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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