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성어

고사성어의 유래(14) 간담상조(肝膽相照)

역려과객 2013. 6. 1. 16:20

간과 쓸개를 서로 꺼내 보이다.  즉 서로의 마음을 터놓고 지내는 절친한 사이라는 뜻

 


  당송팔대가(唐宋八大家)의 한 사람인 당(唐)나라의 문인 한유(韓愈)는 마음을 터놓고 사귀는 좋은 친구가 많았다.  역시 당송팔대가인 유종원(柳宗元)도 그중의 한 사람이다.


  유종원은 관료사회의 혁신을 위한 일에 온 힘을 기울였으나, 보수파에게 밀려서 두 번씩이나 유주(柳州) 자사로 좌천되었다.  유종원이 두번째로 유주 자사가 되었을 때의 일이다.  그때 그의 친구인 유우석(劉禹錫)도 파주(播州) 자사로 좌천되었다.  파주는 국경에 가까운 궁벽한 두메산골로, 몸이 약한 유우석이 가서 살기에는 적당치 않은 곳이었다.  게다가 유우석에게는 늙은 어머니가 계셨다.


  그 소식을 듣고 유종원이 울면서 말하였다.  "안 갈 수도 없고, 또 어머니에게 변방인 파주로 가게 되었다는 사싱를 알릴 수도 없을 테니, 몽득이 얼마나 난처하겠는가. 조정 대신 차주로 가겠다고 지원야겠다."  유종원의 간청에 따라 결국 유우석은 사정이 나은 연주로 가게 되었다.


  한유는 유종원의 이와 같은 우정에 깊이 감동되어 훗날 <유자후 묘지명>에 다음과 같은 글을 썼다.


  "사람이란 어려움을 당했을 때 그 참된 절의(節義)가 나타나는 것이다. 아무 일 없이 편안할 때에는 서로 그리워하고 술자리나 잔치 자리를 마련하여 부르기도 한다. 보통때는 농담이나 우스갯소리를 하며 즐거워하고, 간과 쓸개를 서로 꺼내어 보이고 [肝膽相照] 하늘을 가리키며 눈물을 흘리면서 배반하지 않겠다고 맹세한다. 그러나 일단 이해관계가 생기면 언제 그랬냐는 듯 거들떠 보지도 않으려 한다. 함정에 빠진 사람을 구해주기는커녕 도리어 함정에 밀어 넣고 던지기까지 하는 인간이 많다.

 


[출전] 한유(韓愈)의《유자후(柳子厚)》<묘지명(墓地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