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원의 행복
2009.03.14.
오랜만에 비가 왔다. 애타게 기다리는 농부의 마음을 아는지 봄비 치고는 제법 많이 와 모든 이들의 시름을 덜게 하였다. 그야말로 단비이다. 모두들 어렵다는데 봄비처럼 달콤하고 반가운 소식이 날아 들었으면 좋겠는데 세상은 그리 만만한 것이 아닌가 보다. 금융, 경제, 사회, 북한, 정치 하나 할 것없이 아우성이요 연이은 연예인의 자살 소식만 들려 오니 세상이 어지럽다.
김수환 추기경님은 선종하시면서 우리에게 모든 것을 주고 가셨다. 망막 하나까지도 사회에게 환원하고 가셨다. 그분은 머리에서 가슴으로 가는 여행이 70년 걸렸다고 하신다. 그만큼 사랑과 배려가 힘든가 보다. 위정자나 우리 일반인들이 배워야 할 바를 일깨우는 나침반이 아닐까 싶다. 그 분이 던진 메시지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5년전 장기기증을 한 내자신이 부끄럽지 않다.
봄이 되니 마음만 바빠졌다. 개학도 하고 탁구장에도 다시 나간다. 헬스클럽에 갔더니 장애인이라고 일언지하에 거절당했다. 그래도 다른 운동으로 뱃살을 빼려 하지만 녹녹하지 않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무엇이든 해야 할 것이다. 3년 전부터 가까운 친지 친구 동료에게 150명에게 매주 한 번씩 문자를 보낸다. 비록 짧은 글이고 한 통에 20원 일지는 모르겠으나 20원을 들여 받는 분들의 감사가 따뜻한 사랑으로 다가간다면 주는 정성 받는 고마움이 따뜻한 사랑으로 승화된 정이 이보다 더 큰 행복이 어디 있을까?
부친이 놀라울 정도로 건강해지셨다. 폐암말기라고는 전혀 느끼지 못할 정도로 기침 한 번 안 하시고 격주에 한 번 병원에 다녀 오시는 것으로 건강을 유지 하신다. 병원에 계실 때에는 40kg의 몸무게가 지금은 50kg이 더 나가니 그만큼 몸도 부셨다. 지금은 맞는 옷이 하나도 없을 정도이다. 처는 끼니때마다 고깃국에 있는 정성 없는 정성 다 쏟아 붓는다. 나 또한 매주 목욕탕에 가서 밀어 드리고, 주말마다 근교로 가고 싶은 곳으로 함께 여행을 떠난다. 부친 팔십 평생에 이렇게 행복해 하는 모습 처음 보는 듯 하다. 행복은 가까이에 있는 듯 하다.
사랑이란 말보다 더 따뜻하고 아름다운 말은 없다. 누구나 행복을 기원하지만 작은 것에 만족할 줄 아는 이는 별로 없다. 따뜻한 사랑이 사람을 변화시키고 그의 삶과 인생을 변화시킨다. 행복은 스스로 만들어 가는 것이다. 이 어려운 세상에 남을 사랑할 줄 아는 용기, 용서할 줄 아는 배려 이것이 진정한 사랑의 메시지가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