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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표 숫자에 감춰진 비밀들

역려과객 2016. 11. 1. 14:59

가격표 숫자에 감춰진 비밀들



백화점이나 대형 마트의 가격표에 간교한 가격 책정 술수가 깔려 있다는 건 누구나 안다.

 

9.99달러와 10달러 사이에 불과 1센트 차이밖에 없다는 걸 알면서도 넘어간다.

 

그런데 우리가 모르는 또 다른 천양지차의 심리적 효과도 있다.

 

가령 9.99처럼 소수점이 붙어 있는 숫자는 남성들, 10처럼 우수리 없는 숫자는 여성들에게 더 관심을 끈다고 한다.

 

따라서 고객이 남성이냐 여성이냐에 따라 가격을 살짝 바꾼다.

 


9.99와 같은 가격 형태가 처음 도입된 원래의 이유는 따로 있다.

 

계산대 직원이 현금을 슬쩍 호주머니에 넣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였다.

 

잔돈을 거슬러 주려면 계산대 서랍을 열고 판매 기록을 남겨야 해서 '삥땅'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런 것이 염가·할인 판매를 하는 것 같은 효과를 불러오게 됐던 것이다.

 

'왼쪽 숫자 효과'라는 것도 있다.

 

소비자들이 애써 가격표의 끝 숫자까지 읽으려 하지 않고 맨 왼쪽 숫자가 낮으면 싸다고 성급한 판단을 내리는 것을 말한다.

칼럼 관련 일러스트

 

 

  그러나 고가의 상품을 파는 곳에선 .99를 거의 붙이지 않는다. 부유층 고객이 소수점 이하에 신경도 쓰지 않을뿐더러

 

오히려 싸구려 이미지를 풍기는 역효과만 내기 때문이다.

 

어차피 고급 상점에는 필요성보다 욕구를 사러 들어가는 것이어서 가격에 대한 의식적 결정을 내리지 못한다.

 


고급 식당  메뉴판에는 가격 숫자만 적혀 있고 화폐 단위는 없는 경우가 많다.

 

이것도 하나의 심리적 전략이다.

 

90,000원의 '원'과 같은 화폐 단위는 손님에게 돈을 너무 많이 쓴다는 쓰라림을 생각나게 한다.

 

비싸다는 느낌이 들게 된다. 반면 90,000이라고 적어놓으면 그런 심리적 부담에 둔감해진다.

 


어떤 레스토랑에서는 아예 음식값을 숫자가 아닌 글자로 써놓기도 한다. $90 대신 ninety dollars라고 표기하는 식이다.

 

그러면 가격을 판독하고 이해하는 데 시간이 더 걸려서 비싸다는 느낌도 느슨해진다.

 

Ninety dollars와 같이 기울임꼴로 써놓은 곳도 있다.

 

왜? 좀 더 시간이 걸리는 효과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