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모가 없는 가운데서의 쓸모, 즉 아무 쓸모가 없는 것처럼 보이는 물건이 오히려 큰 구실을 하는 경우를 말한다.
다음은 <인간세편>에 보이는 초나라의 은사(隱士)인 광접여(狂接與)가 공자를 비평해서 한 말이다.
"무릇 산의 나무는 쓸모가 있기 때문에 베어지는 것이고, 등잔의 기름은 태우면 주위가 밝아지기 때문에 뜨거운 불에 타는 것이다. 계수나무는 향기를 쓸 수 있어 베어지고, 옻나무는 칠로 쓸 수 있어 베어지는 것이다. 사람들은 다 쓸모 있는 것의 쓰임새만 알고 있을 뿐[人皆知有用之用] 쓸모가 없는 가운데 쓰임새가 있다는 것은 알려고도 하지 않는다[而莫知無用之用也]. 참으로 가련한 일이다."
이 말은 세상사람들이 아무 쓸모가 없다고 외면하는 것이라도 나름대로 반드시 쓸모가 있다는 것이다.
《장자》<산목편>에도 이와 비슷한 이야기가 실려 있다. 한 나무꾼이 가지가 무성한 큰 나무 주변을 맴돌다가, "옹이가 너무 많아 쓸모가 없군." 하더니 그냥 가버렸다. 산길을 가다가 그 광경을 보고 장자가 말하였다. "이 나무는 쓸모가 없는 덕택에 베어지지 않았구나."
산을 내려온 장자는 제자들과 함께 친구의 집으로 갔다. 친구는 반겨 맞으며 하인에게 기러기를 올리라고 하였다.
"어는 것을 잡을까요? 한 마리는 잘 울고 한 마리는 잘 울지 않는데요." 하인이 묻자, 친구가 말하였다. "잘 울지 않는 놈을 잡아라." 그 말을 듣고 제자가 물었다.
'산의 나무는 쓸모가 없기 때문에 천수를 다 하였는데, 기러기는 쓸모가 없기 때문에 죽게 되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어느 쪽을 택하시겠습니까?" "나는 쓸모가 있는 것과 없는 것의 중간을 택할 것이니라." 장자가 대답하였다.
유가(儒家)와는 달리 도가(道家)에서 중용(中庸)은 어느쪽도 선택하지 않는 중요인 것이다.
[출전] 《장자》<인간세(人間世)>, <산목(山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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