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의 일기 그리고 ..

봄은 왔는데

역려과객 2024. 3. 24. 14:42

 

 

소리소문없이 봄이 찾아왔다. 베란다에 봄꽃들이 저 잘났다고 활짝 피어 잠시 시름을 덜게 하지만 그때뿐이다. 물가는 천정부지로 높아지고 총선은 다가오는데 여야 공천은 그야말로 가관이다. 이러한 총선이 과연 있었던가? 묻지 않을 수 없는데 우리의 속사정은 다른 곳에 있다.

 

 

류마티스 내과약이 독해 밥을 못 먹고 구토한 지 석 달이 지났는데 나아지지 않고 있어 애를 태운다. 그리고 장모님 퇴원 문제로 양쪽 집안이 시끄럽다. 우울증이 심한 처제와 정신이 좋으신 장모님 그리고 갈등 결국은 처제가 당분간 모시기로 했는데 이런 상태가 언제까지 갈지 몰라 한숨만 나온다. 어제 낮에 동서가 화가 나서 우리집에 왔다. 왜 자기만 고생해야 하는지 알 수 없다며 생전 처음으로 한탄을 한다. 술 한 잔 하고 바둑을 두고 저녁을 먹고 잘 가지 않던 노래방까지 다녀오고 버스를 태워 보냈다. 동서는 술을 너무 좋아한다. 이해는 가는데 병원에서 몇 번 주의를 주었는데도 불구하고 술과 가까이한 것이다. 나랑 갑장인데 얼굴이 벌겋다.

 

 

우리 문제는 돈이다. 장모님 문제도 있지만 물가가 너무 비싸다. 물가도 물가지만 약값을 감당하기에 너무나도 벅차다. 줄여야 하는데 그렇다고 병이 든 상태에서 보험을 해지할 수도 안 할 수도 없는 진퇴양난이다. 스트레스가 쌓이고 잠을 제대로 못 자겠다. 전에는 한 달에 한 번 정도 외식을 했는데 요즈음은 그나마도 없다. 그런데도 삶이 질이 좋지 않고 너무 각박하다. 사는 이유를 찾기 힘들다. 그래도 건강하기만 하면 살 수 있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하자며 용기를 주는 처가 있어 많은 도움이 되지만 그 순간뿐이다. 그런 처가 고맙고 미안하다. 그러나 현실은 현실이다. 과연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앞으로 장담할 수가 없다.

 

 

그런 것이 다만 우리만의 겪는 것은 아닐 진데 요사이는 특히 더한 것 같다. 처의 말마따나 이생이 저생보다 나을 것이다. 솔로몬의 지혜가 필요하지만 최우선은 건강이다. 건강은 음식도 운동도 필요하다. 더불어 진료에 따른 약과 보조제가 필요한데 수입은 한정되어 있고 더욱이 작년부터는 점차로 줄어든다.그에 반해 지출은 한없이 늘어난다. 그래서 매달 수 십만원의 적자가 나서 지금까지는 땅도 팔고 보험도 해지하는 등 잘 메꿔 왔지만 앞으로가 문제다. 아무리 아낀다 해도 그래서 해결될 일이 아니다. 그래도 살아갈 방법은 얼마든지 있겠지. 뾰족한 방법을 강구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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