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의 일기 그리고 ..

둘째어머니, 20년만에 우리집에 오시다.

역려과객 2026. 7. 31. 18:31

 

 

처가 이석증이 있어 이번 달에도 두 번이나 병원을 찾았었다. 많이 좋아졌다고 해서 매우 기뻐했는데, 28일에 내가 거실에서 넘어져서 고대 응급실로 실려 갔었다. 매사 그러니 처가 신경을 안 쓸 수가 없었는지 도로 어지럽다고 호소한다. 우리 부부는 음식과 건강관리에 매달릴 수밖에 없다. 하기야 하루에 먹는 약이 30알이 넘는다. 나도 나지만 처가 고생하는 것이 나 때문이라는 것을 알기에 그저 미안하고 안타깝다. 지금도 머리는 띵하고 아프다.

 

 

 

나는 조부님께 영향을 많이 받았다. 근면과 검소를 몸소 실천한 분으로 7살 때부터 인사하는 법부터 가르쳐 주셨다. 예의범절은 물론 술 마시는 생활까지 장손에게 엄하게 그러면서 부드럽게 모든 방면에 걸쳐 가르치셨다. 그것이 내게 인성으로 변해 있었다. 그만큼 지금도 존경하는 분을 찾으라면 두말없이 조부님이라고 밝혀왔다. 조부님의 영향은 내게 큰 존재이다.

 

 

2007년으로 기억된다. 선친은 약주와 커피 그리고 화투를 좋아하셨다. 선친 생신날 둘째아버지 내외분이 오셨는데 인사도 제대로 안 하고 친구들과 고스톱을 치시니 나부터 죄지은 느낌인데 두 분은 얼마나 실망하셨을까? 그 이후로 둘째아버지도 떠나셨고, 우리와는 점점 멀어져만 갔다. 결혼하고 신행차 작은댁을 찾았는데 우리는 찬밥이 되어 돌아와야만 했다. 이유를 모르는 처는 의구심 가진 것은 당연했을 것이리라.

 

 

 

2021년 뇌출혈로 인하여 중환자실로 들어갔었다. 이제 나도 다 살았나보다 라는 마음을 먹었는데 우리 집에서 가장 어르신인 둘째어머니가 보고 싶어졌다. 그래서 처에게 내 마음을 이야기하고 막내에게 알려 2022년 정초에 함께 찾아갔다.

 

 

둘째어머니는 겪하게 안으시며 반갑게 맞이해 주셨다. 명희는 파킨슨병을 앓고 있는데 가엽기만 하다. 명숙은 나와 동갑이라 이름 부르기가 어색하여 편의상 경환엄마라고 불러야겠다. 경환엄마 역시 반갑게 맞이했고, 점심과 저녁까지 얻어먹고 왔다.

 

 

 

그것이 계기가 되어 23년에도 갔고 24년엔 아우와 시간 맞추기가 어려워 못갔고, 작년에는 대전국립묘지에서 만나 점심을 먹고 돌아왔는데 사촌제수씨가 내 요양보호를 맡으면서 많은 곳을 다니면서 구경하고, 배우고, 운동하며, 강의도 듣는 등 여러모로 달라지고 밝아졌다. 올해만 부평을 두 번 다녀왔다.

 

 

그리고 오늘 20년 만에 둘째어머니와 두 따님께서 행차했다. 정말 귀한 분이 오신 것이다. 이런 준비했고, 나는 손님 오기만을 기다렸다. 12시 전에 오셔서 더위를 식히고 우리는 은하호프로 갔다.

 

 

 

처는 돈을 미리 주었고 바로 오리백숙과 삼겹살로 배를 채웠다. 모두들 맛이 있다고 하는데 당뇨 때문에 싱겁게 먹는 나에게는 반찬이 입에 맞지 않는다. 그래도 모두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니 너무 보기 좋다. 작은집에서는 명희가 애를 썼는데 오늘은 일도 하지 않고 맛있게 먹는 모습이 아름답게 느껴졌다. 내게도 쌈을 두 번이나 싸 주었다. 여러 사람이 맛있게 먹으니 무엇보다 기뻤다.

 

 

 

집에 와서 모두들 커피부터 찾았다. 한의사는 물도 먹지 말라는데 매일 두 잔을 마셨는데 요즈음은 한 잔으로도 만족할 줄 알게 되었다. 과일을 먹으며 여자들의 끝없는 수다는 계속되었다. 모두들 가족 이야기 아픈 이야기였다. 그래도 재미있게 들렸다. 사람들은 누구든 환경에 맞춰 산다는 것을 알기에 이해가 간다. 지나치면 문제이지만

 

 

 

그런데 충격적인 소식이 모두들 놀라게 했다. 제수씨가 작년에 머리를 찍었는데 머리가 하얗다는 것이다. 그 일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우리가 알기에 내 일처럼 충격으로 다가왔다. 두고 봐야 알겠지만 건강관리에 더욱더 신경 쓰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내마음이 이렇게 아프니 광수는 어떨까 하는 마음에 괜시리 울컥해진다

 

 

 

세 시에 모두들 돌아갔다. 경환엄마는 나보고 자꾸 고맙다고 한다. 내가 더 고마운데. 둘째어머니께 또 찾아뵙겠다고 했고 한참 후에 가장 예쁜 사람에게서 전화가 왔다고 자랑한다. 명희였다. 모두들 건강하기만을 기원할 뿐이다. 명희는 물론이거니와 제수씨까지도....

 

셋째어머니는 내 컨디션이 좋아지면 다음 주말이나 찾아가야지 하는 생각이다. 나는 내 할 도리만 하면 된다.

 

 

2026731

 

존경하는 조부님을 그리워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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