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소문없이 3월이 왔고 경칩이 지나더니 추적추적 봄비가 온다. 생동감이 들고 봄꽃들은 자연스럽게 방긋이 웃는데 봄비는 구슬프기만 하다. 곧 개나리 진달래 벚꽃이 만발하겠지. 우리집의 앵두 캘리포니아 연산홍 등 여러 화초들이 꽃을 피우며 자랑한다. 그래서 옅은 웃음을 머금는다.
이렇듯 시간은 가고 계절은 지나고 세월은 가는데 보이지도 않은 세균도 아닌 그놈의 바이러스가 발목을 잡는다. 바이러스는 자기 혼자 살지 못한다. 동물이나 식물, 세균 따위의 살아있는 세포 속에서 기생하며 그 안에서만 증식이 가능한 비세포성 생물이다. 대학교 때 입이 닳도록 배웠다. 내가 다리를 잘린 이유가 여러 가지 세균 중에 포도상균이 들어가서 다리를 절단해야 했던 안 좋은 기억이 있어 세균이라면 이가 갈릴 정도로 아픈 기억이 있지만 세균은 항생제로 치료할 수 있다. 하지만 바이러스는 약이 없다. 오죽하면 이런 말이 나왔겠는가? 감기에 걸려서 병원에 가면 7일 걸리고 안 가면 일주일 걸린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그만큼 바이러스는 무섭다.
코로나가 우리나라에서 발병한 지 어언 50일 7000여 명의 확진자에 50여 명이 사망했고, 앞으로 어떻게 되어갈지 아무도 장담할 수가 없다. 국민들은 정부의 오락가락 발표 때문에 우왕좌왕하고 갈피를 못 잡고 불안에 떨고 있다. 누구를 탓하고 싶지도 않고 빨리 사라지기만을 기대할 뿐이다. 나도 조금의 변화를 가져왔다. 처가 씻기든 내가 씻든 하루에 한 번 목욕을 했으나 손은 별로 씻지 않았는데 화장실 갈 때마다 매번 손을 씻게 되었다. 그리고 저녁마다 축구든 야구든 농구든 배구든 내가 좋아하는 팀을 응원했으나 요즈음은 괜시리 허전하다.
꽃샘추위에 변덕스러운 날씨에 코로나에 모두들 신경이 날카로워 있다. 지난 주말 3주만에 외출하여 바깥세상을 구경할 수 있었다. 작은어머니 생신이라 찾아갔더니 식구끼리 고스톱을 치고 있었다. 나도 어울려 한판 치고 저녁까지 얻어먹고 왔다. 그 와중에서도 단연 1위는 코로나와 마스크 이야기뿐이다. 긴급문자는 하루에 수십 번 울리지만 우리에게 해당 사항은 별로 없다. 마스크도 처가 약국에 수십 번을 가도 아직 한 장도 사지 못했다. 우리나라의 행정이 이렇다. 그런데도 정부는 다 거의 진화되었다고 하고 마스크도 곧 구입할 수 있다고 자화자찬한다, 부끄러운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국민의 생존권과 국가의 안보가 달린 문제를 강 건너 불구경하듯 하는 것이 아닐까? 불안에 떨고 있는 마음을 헤아리고 하는 말인가 싶다. 책임져야 할 정부 당국이 우리 국민 탓한다. 도대체 그들은 어느 나라 위정자란 말인가 되묻고 싶다.
긴급문자는 자주 온다. 집단 모임 갖지 말라 마스크 쓰고 손 잘 씻고 소독 자주 하고 개인위생 철저히 하라는 안내문자. 안양, 광명, 안산에 추가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안내문자들이다. 마스크는 차질없이 시행한다는 말뿐이다. 바이러스로 인해 전 국민은 물론 전 세계가 벌벌 떨고 있다. 의사 말대로 처음에 막았더라면 하는 아쉬움은 잊은 지 오래이지만 그래도 하루빨리 제거하여 빠른 시일내에 우리 국민 모두가 웃는 날이 오기를 바랄 뿐이다. 어깨 8자 붕대 풀면 부산 간다고 했는데 언제 갈지 아득하기만 하다. 국민의 우울증을 덜어 줄 수 있는 솔로몬의 지혜는 없는 거일까? 괜시리 화가 나고 짜증만 날 뿐이다. 과연 나만 그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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