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여년을 정말 지긋지긋하게 사고와 병마로 싸웠다. 그래도 온갖 괴로움과 고통을 이겨냈다. 그 와중에서 가족의 힘 특히 모친은 나를 위해 희생을 하셨다. 젊은 자식이 병신이 되었는데 어찌 하늘을 볼 수 있느냐며 통곡을 하셨다. 그리고 내 앞에선 아닌 척 안 그런 척하셨다. 저 아들을 두고 어떻게 죽느냐고 하셨던 모친은 18년전에 돌아가셨다,
결혼한 지 어느새 15년이 되었다. 나는 달라진 것이 하나도 없고 더 하면 더 했지 덜 하지 않는다. 어려서 잘 넘어진다고 지어진 건달이란 별명이 아련히 떠오른다. 의사는 이렇게 많이 먹는 환자는 처음 보았다며 약을 지어 주신다. 이번 달만 해도 약이 세 개가 늘었다. 그사이에 변한 것이 있다면 그 자리에 처가 있을 뿐이다.
그 누가 나에게 말을 했었다.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인간이라고, 그 말이 맞는지 틀리는지 그 누가 알까마는 나는 부모님께 불효를 한 삶에 있어서는 맞는 말일 수도 있겠다. 내가 태어난 지 어언 780개월 수많은 희비가 교차 되었지만 이렇게 아픈 달은 처음으로 느꼈다. 7월 중순부터 허리가 더 아프기 시작했다. 8월 첫날부터 코로나로 시작하더니 끝날 즈음부터는 허리가 너무 아파 꼼짝을 못 할 정도로 어찌 할 수 없어 죽고만 싶었다. 밤에는 자살하는 꿈만 꾸었다. 마취통증과에서 타다 먹은 약이 효과가 있어 덜 아프기만 할 뿐이다. 사흘 전부터 운동을 시작했다.그렇게 8월이 순식간에 지나간다.
모친은 내게 혼도 내고 잘못하면 꾸지람도 치셨는데 처는 나를 사랑한 죄로 나를 나무라지도 못하고 전전긍긍한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라고 하며 위로를 할 뿐 싫은 내색을 하지 않고 힘내라고 하며 갖은 시중을 다 든다. 어쩌다 스트레스 쌓이면 한 두 달에 한 번 술 한 잔 하고 노래방을 가는 것이 유일한 낙이었는데 나이를 먹다 보니 체력이 달려 그것도 못한다. 내가 더 아파 수술하게 되면 집이라도 팔아서라고 고쳐 줄 테니 걱정하지 말고 용기를 내라 하는데 내가 무슨 말을 하겠는가? 처라고 왜 아프지 않겠는가? 내가 잘 때 몰래 울고 안 보일 때 흘린 눈물자국을 볼 때 내 마음이 찢어질 듯 아프다. 처를 위해서라도 건강을 되찾아야 하는데 하는 마음뿐이다.
토요일인 그제 처가 제수씨에게 잔화를 했나보다. 우리가 이러니 바닷가에 가서 바람이나 쐬고 오자고 했나 보다. 그리고 어제 11시 반에 재영이와 함께 막내네가 왔다. 우리는 대부도로 향하는데 약에 취해서인지 졸립기만 하다.
이윽고 영흥도에 있는 영흥수협회센터에 들어갔다. 끝자락을 돌다 나오려는데 사장님이 붙잡는다. 다른 데를 가도 거기서 거기라고 맛있게 대접할 테니 들어오라고 한다. 거북이네 사장님의 말이 구수하다. 전라도 사투리의 사장님의 말씀대로 못이기는 척 앉았다. 나오는 서비스와 맛은 우리를 놀라게 하였다. 놀돔 1키로에 6만원인데 5만원에 주겠다고 하면서 처와 호흡이 척척 맞아 들어가는데 서비스와 사장님의 말씀과 맛에 입이 짧은 막내와 재영이도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며 기분이 좋아졌다.
거북이네 장점은 사장님이 말씀을 잘 하고 음악과 거북이포토존 가까운 화장실 친절과 서비스 가까운 화장실 그리고 뻘다방 활인권이 있다. 제수씨가 오다가 뻘다방에 들리자고 하였는데 잘 되었다 싶다. 처는 아쉬운지 잔을 기울이며 안주 하나를 더 시켰는데 사장님은 불편한 내가 왔다고 참치를 녹여 서비스로 갖다 주신다. 이러니 사장님에게 빠져든다. 우리는 이곳에 오겠다고 하며 일어섰다.
오는 길에 선재도에 위치한 뻘다방에 들어섰다. 다방은 비탈진 곳에 있는데 휠체어로 오기는 벅찬 곳이지만 강원도 고성에 있는 바다정원처럼 바다를 끼고 있는데 하루에 수백명이 다냐가는 기업화 된 다방이다.
우리는 빵과 아이스커피를 시켰다. 한참을 기다려 우리는 밖으로 나가 바다 구경을 할 수 있었다. 썰물로 바닷물은 빠져 나갔으나 바다를 보니 온갖 스트레스가 플리는 느낌이었다. 아픔을 조금이나마 잊고 바다냄새를 흠뻑 들이마시고 처와 사진을 찍었다. 오랜만에 맛보는 행복을 놓치고 싶지 않았다. 이것이 힐링이요 행복이 아니던가? 보고싶은 동생을 실컷 보고 나를 위해 고생하는 처에게 위로를 주고 싶었다. 그렇게 하루를 기분좋게 집으로 향했다. 오랜만에 움직여서인지 피곤함이 몰려온다. 도착하자마자 침대에 퍼져 누웠다.
막내네 가족에게 감사를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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