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의 일기 그리고 ..

추석은 다가오는데

역려과객 2024. 9. 9. 16:44

 

 

명절 한가위가 다가온다. 그렇게 퍼부었던 폭염이 백로가 지나니 조금씩 무너지기 시작했다. 세월의 한복판에서 모든 것이 맘에 들지 않는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할 것 없이 동떨어진 느낌이다. 의료업계는 언제나 정상화가 될 것인지 모르겠다. 특히 우리 같은 기저 질환자들은 더없이 불안하기만 하다.

 

 

지난봄 밖에서 두어 시간 딱딱한 나무 의자에 앉았다고 엉덩이에 욕창이 생겼다. 다 나은 듯했으나 바로 옆에 또 생겨 우리 부부를 애태우게 한다. 종아리는 쥐가 나서 제대로 기지개를 펴지 못한다. 정말 순간순간마다 불안하기만 한데 처도 허리가 아프다며 병원에 갔더니 약을 먹고 낫지 않으면 MRI를 찍어보자고 하신다. 괜시리 겁이 난다.

 

 

강은 자신의 물을 마시지 않고 나무는 자신의 열매를 먹지 않으며 태양은 스스로를 비추지 않고 꽃은 자신을 위해 향기를 퍼트리지 않듯 남을 위해 사는 것이 자연의 법칙이다. 그런데 인간의 자연을 따라가지 못한다. 쓸데없는 걱정인지 나이가 먹은 탓인지는 모르겠으나 가징인데도 불구하고 가장의 역할을 못해 그저 미안할 뿐이다. 내 앞가림도 못한 자신이 부끄러울 뿐이다. 작은 목선처럼 아슬아슬하기만 하다.

 

 

오이 세 개에 오천원이란다. 지금껏 물가 중에 가장 비싼 것 같다. 모든 것이 비싸다. 물가뿐만이 아니다. 건강이 최우선이다. 2년동안 아프다는 핑계로 산소에 가지 못했다. 앞으로 살아서 얼마나 더 가겠는가? 올해는 기어서라도 가 봐야겠다. 그런데 가면 갈수록 처에게 의지하는 꼴이 되어 버렸다. 처도 허리가 아파 아침에 제대로 일어나지 못한다 처도 이러니 내 마음인들 편하겠는가? 그 와중에서도 내 건강을 살피랴 음식장만 하랴 바쁘다. 내가 해 주는 것은 발을 주물러 주는 것 뿐이 없다. 대로 일어나지 못해 끙끙 앓는 소리가 난다.

 

 

60을 넘긴 내 마음은 동그라미 인생 속에 이리 흐르고 저리 뒹굴다 결국은 마음의 주인인 내게 되찾아 온다. 인생은 미로 같은 길을 가는 것 언제 어디서 무엇으로 또다시 만나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만약에 내가 고운 마음 건네준 사람을 만나면 그 사람은 나를 어떻게 생각하고 나를 맞이하겠는가! 그것이 인간이 아닌 세월일지라도 말이다.

 

 

조상님께 절을 올리고 우리 가정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할 뿐이다

 

 

 

 

     2024년 9월

     추석을 앞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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