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의 일기 그리고 ..

남양주 빛터널공원에 다녀오다.

역려과객 2026. 8. 6. 20:12

 

 

매일 수요일마다 아침 전후에 혈압과 당뇨를 잰다. 두 부부가 혈압과 당이 있기에 7~8년 전부터 이어온 관습이려니 한다. 혈압은 늘 높다. 그런데 당뇨만은 항상 일정했는데, 한약을 먹으면서 높아졌다. ‘한약을 다 먹으면 괜찮겠지하면서 지나가려 했는데 처가 넘어지려고 했다. 식탁을 잡고 간신히 버티었디. 또 이석증이 도져서 그런 것인가 했는데 당을 재보니 76이었다. 생전 처음이다. 재빨리 초콜렛을 찾아 먹었더니 괜찮다. 날씨도 무더운데 웬 날벼락인가?

 

 

 

당초에 머리를 깎고, 점심을 밖에서 먹기로 했는데 괜히 부아가 난다. 날씨는 무덥지. 처는 자꾸 쓰러질려고 하지 해서 뚱하고 있었는데, 처가 왜 그러느냐고 재차 묻는다. 12시가 넘어 밥을 먹으려는데 제수씨가 왔다. 제수씨는 광수 회갑 기념으로 여수에 갔다가 아침에 도착했다고 한다. 우리는 제수씨의 건강을 내 일처럼 같이 물었는데 긍정적인 제수씨는 괜찮다고 하면서 우리의 건강부터 묻는다.

 

제수씨는 식사 후에 밖으로 나가자고 한다. 무더워서 이발도 미뤘는데 어딜 가냐고 하는 나를 이끌며 차에 태운다. 매일 집에만 있었던 처도 순순히 따라나선다. 빛터널공원에 가자는 것이다. 제수씨는 내게 여러 곳을 보라는 참뜻을 갖고 있다. 늘 고맙고 미안할 뿐이다. 제수씨도 처음이라며 남양주에 있다고 한다.

 

 

 

남양주는 여러 번 갔었다. 길호와도 갔었고, 인숙이와도 그리고 진범이와도 갔었다. 두물머리, 세미원, 정약용 생가 등 이름난 곳을 찼아 갔는데, 빛터널공원은 처음 들어본다. 무더운 폭염이다. 오늘도 38도란다. 덕소에 있는 벽산아파트 옆에 있다는데 아파트는 문이 열리지 않는다. 해서 주차장을 찼았는데, 전혀 모르는 분이 주차할 곳을 안내한다. 그리고 무더위에 휠체어를 밀고 아파트로 갔으나 전의 그 신사분이 우리를 뒤따라 왔나보다. 빛터널공원 가는 곳을 다시 가르쳐 주신다. 처는 무덥고 길을 모르니 짜증이 나나 보다. 저러다가 더위라도 먹으면 큰일인데 하는 생각이지만 어쩌겠는가? 그런 면에서 제수씨는 집념이 강했고 또한 나도 이곳까지 왔으니 가보고 싶었다.

 

정말 무더운 날씨인데도 굴속은 시원했다. 옛날엔 아마 농로 길이었을 것이다. 다산 정약용 선생의 글이 담겨져 있다. 그래서 시에서 이 터널을 보존시키고 빛으로 수를 놓은 듯하다. 야경에 어린아이를 데리고 오면 딱 좋을 것 같다. 400m의 터널을 아름답게 꾸며놓았다. 비록 짧지만 배울 것이 너무 많았다. 하늘을 볼 때마다 물고기들이 춤을 춘다.

 

 

 

빛고을을 찾았더니 은인을 만났네라

다산 선생 글 속에서 생각나는 목만심서

남양주 빛터널공원의 미디아가 일품일세

 

삼십팔도 무더위에 베프시는 따뜻한 정

찬 물까지 떠 주시는 목사님의 은혜로움

친절은 우리들에게 풍요를 일깨우네.

 

 

 

구경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다산 선생의 글이 마음에 들었다. 처는 카페부터 찾았고 볼 일부터 급했다. 제수씨가 교회 문을 열었는데 알고 보니 전의 그 신사분이 여기 담임목사였다, 그분이 처와 제수씨에게 찬물까지 주시며 쉬었다 가라고 하셨단다. 그분도 날개 없는 천사이셨나보다. 우리에게 이런 친절을 베푸시다니.

 

우리가 귀한 분을 만난 것이다. 가뭄의 단비처럼 우리를 구해 주셨으니 그야말로 우리에겐 은인 같은 분이다. 그 누가 뙤약볕에 걷는 우리를 돌봐 주었겠나? 모든 이의 은덕이리라. 다시 한번 고개 숙여 감사드린다. 정말로 따뜻한 분을 만났으니, 우리에겐 행운이었다.

 

 

빛터널을 뒤로하고 우리는 카페를 찾았다. 인근에 타자카페라는 곳을 찾아 들어갔다. 일단 들어가니 시원하기만 했다. 올해 들어 최고의 온도란다. 주차장에서 잠시 내렸는데도 땀이 줄줄 흘렀다. 그러니 카페는 천국이나 다름이 없다.

 

카페에서 커피 대신 시원한 음료를 시켰다. 에어콘 바람에 겉도 시원하고, 음료수 덕에 속도 시원하다. 오랜만에 왔으니, 두물머리도 가보고 싶었으나 38도 뙤약볕에선 단 1분도 못 있을 것 같다. 맛집을 핸드폰으로 알아봤는데 두 곳 모두 쉰다고 해서 연포탕이나 먹으러 가자고 해서 물왕동으로 출발했다.

 

 

 

차선을 잘못 탔는지 처음 가는 길이었고, 터널이 무척 많아 이석증이 심한 처는 터널을 지날 때마다 한숨 소리가 난다. 6시 도착 예정인데 6시 반이었고, 연포탕이 추어탕으로 바뀌었다. 처와 제수씨의 대화가 길어졌고, 맥주 한잔을 들이킨 처는 시원하다며 기분이 좋다고 한다. 무엇보다 건강이 최우선인데 셋 모두가 건강해야 하는데 하는 내 감정을 속일 수는 없었다. 무사히 잘 도착하니 추억 하나 남겼고, 천사를 만난 듯 마음도 따뜻한 하루였다.

 

 

 

제수씨에게 고맙고 내 자신이 뿌듯했고, 처도 콧바람을 씌었으니 좋았을 것이다. 단 하루만이라도 좋다. 오늘보다 더 건강한 내일이 왔으면 좋겠다. 그런 면에서 우리 모두 힘 내자구요.

 

 

 

202686

 

은인 같은 분을 만난 기분을 만끽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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