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대나무를 타고 놀던 어린시절의 친구. 즉 어릴 때부터 같이 놀며 자란 벗을 말한다.
진(晉)나라 간문제(簡文帝) 때 환온(桓溫)과 은호(殷浩)라는 두 사람이 살았다. 두 사람은 어릴 때 함께 대나무로 만든 말을 타고 놀던 친구였다. 환온은 일찌기 세상에 나가 벼슬을 하며 이름을 냈으나, 은호는 고향에서 조상들의 무덤을 지키며 조용히 살았다.
촉(蜀) 땅을 무찌르고 돌아온 환온의 세력이 커지자, 간문제는 그를 견제하기 위하여 은호를 양주(楊州) 지사에 임명하였다. 그로부터 은호와 환호는 서로 질시하기 시작하여 날이 갈수록 사이가 나빠졌다.
그 무렵, 오호십육국 중의 하나인 후조(後趙)에 내분이 일어났다. 간문제는 중원(中原)을 회복할 좋은 기회라고 여겨 은호를 총대장으로 임명하고 많은 군사를 주어 출동하게 하였다. 그러나 은호는 제대로 싸워 보지도 못하고 패하였다. 환온은 이 일을 구실로 삼아 은호를 모함, 평민으로 만든 다음 신안현이라는 고을로 귀양 보냈다.
그런 후, 환온이 사람들에게 말하였다. "나는 어릴 때 은호와 함께 죽마를 타고 놀았는데, 내가 그것을 버리면 은호는 언제나 그것을 가졌다. 그러니 그가 내 밑에 앉는 것은 당연하다."
그후 환온은 마음을 고쳐 먹고 은호에게 벼슬을 내리기 위해 편지를 보냈다. 은호는 크게 기뻐하여 승낙하는 답장을 써서 보냈다. 그리고 잘못이 없도록 편지를 수십 번이나 넣었다 꺼냈다 하는 바람에 그만 한온에게 편지를 넣지 않은 빈 봉투만 보냈다. 빈 봉투만 받은 환온은 벌컥 화를 내고 그후로 아예 친구관계를 끊고 말았다. 그리하여 은호는 다시 벼슬자리에 오르지도 못한 채 귀양지에서 죽었다.
[출전] 《 세설신어(世說新語)》 <품조(品藻)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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