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성어

고사성어의 유래(48) 철면피(鐵面皮)

역려과객 2014. 5. 31. 15:45

얼굴에 쇠로 된 가면을 씀. 얼굴에 철판을 깐 것처럼 부끄러운 줄 모르고 뻔뻔스러운 사람을 일컫는 말

 

 

  엣날에 왕광원(王光遠)이라는 자가 있었다.  그는 학문과 재주가 남달리 뛰어나 진사시험에 어렵지 않게 함격하였다.  그런데 그는 출세욕이 남달리 지나쳐서 권세를 가진 사람에게 체면도 없이 갖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아첨을 하는 바람에 세상 사람들로부터 손가락질을 받았다.

 

 "정말 훌륨한 시입니다. 저같이 재주가 없는 사람은 아무리 애를 써도 이런 시를 지을 수가 없습니다.  참으로 나으리의 재능과 인품이 엿보이는 걸작입니다."

 

  이와 같이 옆에서 듣는 사람이 낯간지러운 아첨을 예사로 하는 사람이었으므로, 상대가 혹시 무레한 짓을 한다고 해도 화를 내기는커녕 그냥 웃어 넘기곤하였다.  언젠가는 한 관리가 술에 취하여 채찍을 들고 말하였다.  '내가 자네를 한 대 때리려고 하는데, 어떤가?"   그러자 왕광원은 웃으면서 등을 돌려대었다.  "나으리가 때리는 매라면 내 기꺼이 맞겠습니다."

 

  그 관리가 진짜로 때렸는데도 왕광원은 화를 내지 않고 기분을 맞추어 주었다. 그 광경을 보고 그의 친구가 나무랐다.  "자네는 수치심도 없나? 많은 사람들이 있는 가운데서 그런 창피를 당하고도 아무렇지도 않은가?" 그러나 그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말했다.  "출세만 할 수 있다면 그보다 더한 일이라도 하겠네."

 

  당시 사람들은 왕광원을 두고 이렇게 비꼬았다.  "저 사람의 얼굴은 두껍기가 철갑을 열 답이나 두른 것 같다[如十重鐵甲]."

 

 

[출전]  《북몽쇄언(北夢쇄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