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8월 19일
부친이 돌아가신지 5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우리 부부는 여행을 자주 갔었지만 다른 가족과 함께 여행은 부모님 이외엔 처음일 듯 싶다. 그만큼 삶이 각박했는지 아니면 서로 무관심이랄까? 암튼 처가 먼저 제의를 했다. 요즈음 막내가 어려운 상황이라 용기를 불어 넣어주기 위해서이다.
무작정 떠났다. 안면도로 멀리멀리 나역시 멀리 떠나고 싶었다. 처는 나와 함께 여행이라면 지옥이라도 따라 갈 것이다 그만큼 함께라면 무조건 따라 나선다. 막내 제수씨의 친구가 경영하는 서산의 솔밭이야기 팬션에 도착하여 여장을 풀고 따끈한 차와 함께 배경으로 사진도 찍고 주인장의 안내로 점심을 먹었다. 차를 타고 왔을뿐 우리 동네만도 못한 곳을 그래도 여행이라고 모두들 짜릿한 감흥에 젖어 있었다. 점심도 주인장이 내니 그 또한 신세를 진 셈이다.
휠체어에 의지한 채 네 가족이 찾은 곳이 천리포수목원이다. 바다와 산이 어우려진 곳 수목원은 전국에서 으뜸이다. 우리는 연꽃을 배경으로 사진도 찍고 처는 제수씨와 난 막내와 함께 관람을 했다. 경치가 넘 좋다 예전에 흔한 삭물을 지금은 돈을 주고 본다는 막내의 말에 웃음을 지었다. 제수씨가 그동안의 어려웠던 이야기를 처에게 이야기 한 모양이다. 대뜸 도와주자는 것이다 막내를 거리로 내 몰 수는 없다는 처의 말에 한 편으론 밉고 한 편으론 고맙고 잠시 내 자신을 햇갈리게 했다. 한 시간은 갈등을 했다.
천리포 해수욕장에 KBS 녹화 공개방송을 한다 임백천이 사회로 이치현 김목경 우순실 원미연 등의 가수가 나와 노래를 부른다 성우 김세원씨가 시를 낭독하는 등 우리는 두시간동안 공개방송을 지켜보고 가수들과 사진도 찍었다 그리고 꼭지해수욕장을 돌며 지나가는 여름을 아쉬워하며 노을진 바다를 만끽했다. 주인장의 소개로 어느 회집을 찾았다.
장자의 무한책임일까? 무겁게 내가 입을 열었다. 당장 필요한 돈을 내가 사는 집을 담보를 잡고 해결해 주겠다고 말을 했다. 무슨 말이 더 필요한가? 네 가족은 회를 먹으면 그동안의 이야기와 회를 안주 삼아 끝없이 이야기를 풀어 나갔다. 주로 취한 둘 처와 막내의 설전(?)이다 그리고 노래방에 가서 노래를 부르다 밤 12시가 훨씬 넘어 숙소로 왔는데 고맙게도 주인장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8월 20일
이튿날 평소처럼 처는 나를 목욕시키고 간단하게 아침을 먹고 나니 처는 어제 먹은 음식이 탈이 났는지 두드러기가 심해 또 주인장의 신세를 지며 보건소에 다녀왔다. 친절한 주인장의 마음씨에 다시 한번 더 감탄하고 우리는 처가 또 가고 싶어하는 행선지를 향에 달렸다 주인장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
인천 차이나타운에 가서 가장 유명한 음식점을 찾아 짜장면을 먹고 삼국지의 벽화를 보며 8번 읽은 삼국지를 생각하며 감흥에 젖는다. 월미도에 가서 이곳 저곳을 둘러보며 잠시 추억에 젖는다. 그리고 아우의 새로운 각오로 새출발하는 힘과 용기를 주고 싶은 작은 소망과 함께 처에 대한 고마움을 고이 간직하고 우리 가족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하며 짧은 1박2일의 여행을 마무리 했다. 막내에게 조금의 힘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과 더불어 우리 부부의 건강과 행복을 다시한번 기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