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의 일기 그리고 ..

월정사와 용평을 다녀오며

역려과객 2018. 9. 6. 17:04



 

가족을 등에 업고 여행하는 기쁨의 맛

언제고 어디서든 행복을 추구하네

막내네 보살핌으로 엷은 미소 두리운다.

 



 

4년전에 막내네 내외와 충청도 여행을 다녀왔는데 그것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았다. 비록 힘들게 살지만 또 한 번 기를 넣어주고 싶었다. 둘째네는 가족끼리 여행을 많이 하지만 막내는 형편상 그렇지 못하다. 각설하고 스케줄은 막내 제수씨에게 맡기고 우리는 따라만 기기로 했다. 이날 재영이가 중요한 시험이 있어 재영이네 가족은 물론 우리까지 잘 되기를 빌고 또 빌었다. 처는 어디 간다면 잠을 못 잔다. 어린애처럼 흥분되고 주체를 못한다. 암튼 아침 8시 반에 출발하였다. 전에는 아침을 일찍 먹었는데 같이 먹으려했는지 몰라도 가다가 휴게소에서 비빔밥을 먹었다. 밖에 나오면 일단은 기분이 좋다 하물며 피서 겸 여행을 가는데 그 마음이 오죽하랴? 가면서 커피도 마시고 기름도 넣고 여자들은 가정 이야기 연예인 이야기 남자들은 축구를 비롯한 스포츠이야기를 하며 월정사에 도착한 시간이 두시가 다 되어간다

 



 

추억은 생각낳고 생각은 흥을 돋네

들뜬 기분이야 모두의 소망일레

아침밥 먹고 나오니 여행의 멋 춤을 춘다.

 



 

월정사는 몇 번 와본 적이 있다. 74년 수학여행 때 들렀고 96년 병원친구들과 스쳐 지나가며 들렀고 이번이 세 번째인 듯하다. 처와 막내네는 부처님께 절을 하지만 여건상 절을 못해 아쉽기만 하다. 대신에 백중인 듯한 행사를 하여 사진찍기에 바빴다. 그리고 전나무 숲길을 걸었다. 바람도 시원하고 흐려서 숲길을 걷는데 안성맞춤이었다. 공기도 맑고 스트레스 해소하는데 적격이다 모든 것을 힐링하는 기분이다, 계곡의 물도 맑고 깨끗하다. 처가 가수 토니안의 모친께서 하는 식당으로 가자고 한다. 해서 1시간 반의 거리인데 운두령을 넘는 고개는 너무도 가파르다 해발 1000m가 넘는 고개 처는 네이마르와 이명으로 귀가 아프다고 난리이다.요즈음도 하루에 한 두 번씩 넘어지고 순간순간에 정신을 못 차린다. 물어물어 찾아간 선비촌은 그저 그대로인 시골의 식당이다 운두령은 송어회로 유명하다는데 거기 역시 송어횟집인데 깊은 산골 치고는 사람이 적지 않다. 송어회는 민물고기로 일반 회와는 좀 색다르긴 하지만 특색도 별로이고 반찬도 특이한 것이 없다. 연예인 가족이라 연예인이 많이 다녀간 것을 사진으로 느낄 수 있었다.




  

오대산 소금강에 월정사의 아름다움

스님은 어디가고 객들만이 신이 나고

전나무 숲길을 따라 모든 것을 내려 놓네

 



 


미우새에서 본 얼굴보다 더 젊게 보인다. 꾸밈이 없고 생각보다 까탈스럽지 않아 좋다. 우리는 그분과 사진을 찍고 모든 사람들과 격의없이 대해주셔서 더욱 친밀감을 느꼈다. 맛은 잘 모르겠으나 콩가루와 깨까루에 오랜 식감을 느끼며 제수씨가 정해놓은 용평리조트로 찾아갔다. 피곤도 하겠으나 처는 좋아하니 모든 것이 좋다. 일단 짐을 풀어 놓고 잠시 쉬었다가 케이불카를 타기로 했다. 지금껏 한 번도 타 보지 않아 타 보고 싶었는데 마침 이곳에 있다기에 타고 싶었는데 처 역시 한 번도 안 타 보았다고 한다.

 






 

토니안 모친 찾아 시간 반을 달렸네라

송어회 참 맛을 과객이야 알겠는가

선비촌 찾아왔다는 사진 한 장 남겼네라

 



 

발왕산은 진부와 대관령 경계에 있는 산으로 해발 1458m로 매우 험준한 산인데 케이불카를 어떻게 설치했는지 기가 막힐 뿐이다. 처의 몸 생각을 안 한 것이 내 큰 실수였다. 처음 타 보는 것이라 어찌할 바를 모르고 막내는 휠체어를 싣고 깨끔질 하여 간신히 다기는 탔다. 정차하지 않는다는 것을 몰랐다. 타기는 탔으나 어떻게 내리고 타는지 겁부터 난다. 꽤나 멀고 이처럼 높은 산에 오르는 것이 장애인인 나로서는 신기할 뿐이었다. 경치도 아름답거니와 구름이 산보다 아래에 있다는 것이 마냥 즐거운데 처는 울기 직전이다. 무서운 것은 둘째 치고 귀 때문에 고생을 많이 한다. 용평에서 20분 거리로 꽤나 길다. 케이불카를 타고 5분쯤 지났을까? 처가 울먹인다. 귀가 아프고 안 들린다고 한다. 중간에서 내릴 수 없는 법 어쩌겠는가? 타고 올라가는 수 밖에. 간신히 올라가서 나는 직원에 업혀 내리고 처는 제수가의 도움으로 내리긴 내렸으나 매우 춥다. 바람이 불어 잘 다니지를 못하는데 막내네는 좋다고 사진찍기에 바쁘다.

 



 

나 같은 장애인이 정상을 언제밟나

케이불카 등에 업고 발왕산을 올랐네라

꿈에도 잊혀지지 않을 먼 훗날의 옛추억

 



 

산 정상에 오른다는 것은 내개 있어 많은 것을 의미한다. 비록 캄캄한 밤하늘일지라도 30년만에 자의에서든 타의에서든 올라왔다. 정상은 살아 숨 쉰다는 것을 내포하기도 하고 수호랑과 더불어 동계 올림픽의 추억을 방에서만 구경했는데 수많은 것들이 주마등처럼 흘러간다. 아무튼 이곳을 잘 왔다고 생각했는데 대해 처는 반초조검이 되어 상반된 느낌을 받아 아쉽기만 하다. 처가 건강하면 얼마나 좋을까? 아름다운 추억을 뒤로 한 채 케이불카에서 내렸는데 처가 넘어졌다. 괜시리 케이불카를 타게 해서 고생을 한다. 처는 돈 준다 해도 다시는 안 탄다고 한다. 제수씨의 도움을 받아 한참을 앉아 있다가 다시 걸어 여러 곳을 구경한 다음 숙소에 와서 처는 꼼짝을 못하고 잠자리에 들고 우리는 삼겹살에 소주 한 잔 걸치고 밥을 먹고 잠을 청했다. 처가 무사해야 할 텐데 하며 피곤함에 자는 둥 마는 둥 하니 새벽 세시다.







  

정상에 올라섬은 많은 것을 내포하네

우리 부부 건강하면 얼마나 좋을거나?

살아서 숨 쉬는 것은 또 하나의 삶일테니

 




 

여행은 눈맛 손맛 입맛이라 했던가? 월정사 송어회 케이불카가 눈에 아른하다. 이 곳에 오지 않으면 못할 인연 그것이 내게 홋날 많은 추억이 되겠지 반평생을 넘게 살아도 이룰 수 없는 것들이 많다. 막내 제수씨의 선택이 옳았고 전나무속의 힐링부터 재영의 좋은 소식을 기다리며 처와 내 건강이 언제까지 이뤄질지는 모르겠으나 오늘 이 순간을 즐기며 오래도록 기억하겠노라 다짐하며 아침밥을 먹었다.

 




 

전나무의 힐링부터 선비촌과 케이불카

오늘 하루 기분좋게 하루를 마감하네

언제 또 이곳에 와서 자연을 만끽할까?

 




 

대관령하면 양떼이다. 물어물어 인터넷으로 쳐서 올라간 곳이 삼양대관령 양떼 목장이다. 1인당 9000원엔데 장애인 할인을 받으니 14000원만 받고 직원의 도움으로 버스 타는 데까지 처로 안내해 준다. 옛날 같지 않아 우리에게 많은 친절을 베푼다. 버스를 타고 20분을 가니 정상이 보인다. 대규모의 녹색초지에서 느끼는 자연의 맛은 향기롭다. 목장에서 느끼는 청정지역에서 사는 저 양떼들은 대자연의 맛과 멋을 듬뿍 누리겠지 이곳에서 도깨비 육량이 나르샤등 많은 곳에서 촬영하였다는데 600만평에 이르는 거대 목장은 광활하기만 하다. 우리네 인간도 수 십 년전만 해도 저렇게 평화롭게 살았었는데 이제는 점점 각박해져 간다.

 




 

자연은 광활하고 양떼들은 춤을 춘다.

인간도 맛과 멋을 느끼면 아니 될까?

청정의 녹색초지에서 기지개를 펴 보네

 



 

정상에 오르니 동해바다가 보인다. 대자연의 맛을 풍긴다. 산하 하늘 모두 싱그랍다. 션샤인이랄까? 햇살이 너무도 아름답다. 어제에 이어 정상을 밟으니 새로운 세상을 밟는 듯하다. 우리는 사진을 찍으며 다시금 자연의 맛을 만끽할 수 있었다. 비록 힘들게 올라 왔지만 거기에 이자를 덧붙여 얻어가는 느낌이다. 처 또한 귀가 많이 아플 줄 알았는데 공기가 맑아서 그런지 기분 좋다고 하니 절로 으쓱해진다. 오기를 잘 했다고 느끼며 갑자기 율곡선생이 생각난다. 이 험준한 고개를 옛날엔 어찌 넘었으며 서울까지 얼마나 걸렸을까? 이 자연은 정말 축복의 땅일까? 등등 옛생각이 주마등처럼 지나간다. 버스는 수 분사이로 자주 온다. 그만큼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많이 찾아온다는 것이겠지. 여기서 바라보는 일출은 장관이리라 기회가 닿으면 일출을 보러 오고 싶다.

 



 

대관령 양떼목장 정상을 밟아보네

산하는 싱그럽고 하늘은 드높아라

관리인 친절속에서 감사함을 전하네

 

산에서 내려와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삼양라면을 먹는데 그 맛이야말로 일품이다 라면은 1963년도에 나왔다고 하는데 난 중학교에 들어가고부터 그 맛을 알았다. 우리 넷은 맛있게 먹고 내려와 관리인을 부르니 우리 넷 모두 차 있는 곳 까지 태워다 준다. 정말로 친절하고 고맙다. 지금은 장애인들에게 많은 친절을 베풀고 값도 많이 할인해주다. 주차비는 물론 기차 열차 심지어 전기료 가스비까지 할인해 주는 등 많은 혜택을 받고 있다. 아무튼 무사히 내려와 직원에게 고맙다고 표시하고 맛있는 커피집에 있다기에 물어물어 찾아간 곳이 보혜미안 박이추커피공장이다. 사람이 많이 찾아오는지 무척이나 붐볐다. 커피 한잔 먹는데 시간이 엄청 걸린다. 한 시간 반을 넘게 기다리니 커피 맛 있기는 하지만 우리 같은 사람은 영 아니올시다였다. 할 일없는 사람이나 한가한 사람이면 몰라도 너무도 시간이 많이 걸려 따분하기조차 하다. 커피를 마신다음 주문진을 향했다. 영진해수욕장에서 해수욕은 못하고 왔다는 흉내로 사진을 찍었을 뿐이다. 드라마 도깨비에 나오는 곳에서 사진촬영하느라 모두들 바쁘다. 주문진 하면 오징어인데 오징어가 잘 안 잡힌다고 한다. 옛날에는 이곳에서 오징어를 사 가기도 했는데 오징어를 대신하여 생선회를 먹기로 했고 우리는 횟집으로 들어갔다. 우럭과 광어를 시켜 소주 한잔을 하며 마지막 회포를 풀었다. 운전을 하며 고생한 막내와 길잡이가 되어준 제수씨 추임새를 넣는 처와 더불어 많은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 한 잔 술에 우리 가족의 건강과 더불어 재영의 취업을 기원하며 잔을 부딪쳤다.

 



 

커피 찾아 두어시간 기다림은 지치지만

바다에서 찍은 사진 기억속에 가득하고

생선회 소주 한잔은 형제애로 다져지네

 



 

오는 길은 비가 촉촉이 내린다. 이 곳을 언제 또다시 올까? 나름대로 재미가 있었는데 좀 더 여유가 있고 건강만 하다면 매년 이렇게 여행을 했으면 하는 바램으로 집으로 향했다. 비도 오고 밀리기도 하지만 모두들 즐거워했다. 용변이 급해 화장실을 들린 것 이외에 바로 집에 도착해서 내렸는데 비가 내리고 있다. 헤어짐의 아쉬움을 남기고 인사하고 아파트 정문 계단을 올라가는 순간 뒤로 넘어졌다. 다행히 머리는 안 다쳤으나 팔뚝이 금새 부어오르고 팔꿈치에서 피가 절절 흐른다. 집에 들어 와서 TV를 켜는데 아시안게임 야구 대만에게 21로 지고 있다. 약이 오르는데 지고 있으니 화가 난다. 처는 징징 울고 있다. 누가 죽었냐고 소리를 지르니 울음을 그친다. 너무 늦어 응급실엔 내일 가기로 하고 처가 응급치료하고 팔까지 파스를 붙이 다음 붕대를 감았다 아프지만 어쩌겠는가? 이만 닦고 잠을 청했다. 보람이 있고 형제간에 우애를 확인하고 즐거운 여행이었는데 유종의 미릏 거두지 못해 아쉬울 뿐 1년 중 가장 행복했던 12일의 여름날이었다.

 




 

기다린 보람 끝에 피서는 마쳤네라

건강하면 좋겠지만 그런데로 알짜 여행

아쉬움 남기지 말자 내일은 해가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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