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의 일기 그리고 ..

여주를 다녀와서

역려과객 2019. 6. 11. 16:13





 

새벽부터 기분이 up되었다. 월드컵 U-20 세네갈과의 8강이 열렸는데 축구에서 볼 수 있는 것은 다 보았다. 후반 인저리타임 10초를 남겨두고 한 골을 넣어 극적으로 비긴 다음 연장전에서 극장골을 넣어 펠레스코어인 3:2로 이기나 싶었는데 후반 연장 인저리타임 1분을 남겨놓고 한 골을 먹어 비긴 다음 승부차기에서 두 골을 실수하는 바람에 지나 싶었는데 극적으로 뒤집어 3:2로 역전승 4강에 올라갔다. 스포츠에 별로 관심이 없는 처도 일찍 일어나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오늘은 좋은 일이 있을 것 같았다. 한국축구 36년만에 이룬 쾌거였다.

 





 

4강신화 재현하는 한국의 매서운 맛

밀어주고 끌어주는 젊음의 혈기속에

일궈 낸 희열속안에 처 박수도 보탰네라

 





 

오전 10시경 동서에게서 놀러 가자고 연락이 왔다. 5월부터 비오는 한 주 빼고는 거의 놀러 갔는데 오늘따라 왠지 모르게 기분이 좋다. 인숙이도 말해주고 처제가 다녀와서 추천해준 화담숲을 가나 싶어 나도 은근히 기대를 했다. 길호는 내게 많은 신경을 써 준다. 야유회를 가면 그곳의 지리 주차장 휠체어가 갈 곳인가를 세심하게 살펴서 우리 부부를 즐겁게 해 준다. 직장을 다니면서 3년을 내리 장학금 받기란 결코 쉽지 않은데 정말 대단한 조카다. 각설하고 동서와 처제 그리고 우리 두 부부는 길호가 정해진 대로 따라갈 뿐이다. 늘 오후에 떠났는데 오늘은 11시 반도 안 되어 왔으니 시간도 많다. 이정표를 보니 광주라 화담숲에 가나 했더니 이천을 지나 여주로 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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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목을 넓혀주는 여행의 아름다움

길호의 희생으로 우리 부부 신이 난다

참 맛을 느끼게 하는 미지의 동경이여

 





 

여주는 30여년전 신륵사에 두 번 오고는 말이 있는 재덕이네 별장을 5년전에 와 보고는 별로 기억이 없으나 세종대왕릉과 명성황후릉이 있고 쌀이 유명하다는 것 말고는 아는 것이 별로 없다. 한시가 되어 점심 먹으러 들른 곳이 명태항구라는 곳인데 수요일에 종합검진을 받기로 한 나로서는 별로 먹을 것이 없을 줄 알았는데 코다리 냉면하고 황태탕을 시켰다. 반찬이 맛깔스럽고 정갈하다. 게다가 오래된 음식이 아니고 금방 만든 싱싱함과 신선함이 돋보였다. 나는 황태탕에 밥만 먹었는데 내가 먹어본 황태탕 중 가장 맛이 있었다. 정말 시원함과 동시에 맛이 당긴다.

 





 

따스한 밥 한공기 황태탕에 웃음짓네

신선하고 시원한 맛 배고픔일까? 진한 맛일까?

모두들 맛있다고들 한마디씩 거두네

 





 

식사후 10분을 더 가 목적지에 도착을 하니 황학산수목원이란 간판이 보인다. 올라가 나무와 수 많은 꽃들이 우리를 반긴다. 수목원 깊이 들어가니 오기를 잘 했다고 저마다 한마디씩 한다. 처와 동서 길호는 번갈아 내 휠체어를 미는데 나는 사진찍기에 바쁘다. 수목원도 크고 아담하고 소박하다. 기능에 따라 체험학습관, 테마공간, 휴식공간등이 있다. 우리는 휴식공간에 앉아 우리가 싸온 과일을 먹으며 담소를 나누었다. 술은 안된다고 하여 주차장에 두고 왔단다. 습지원은 가지 못했으나. 매롱지, 항아리정원, 석정원, 산림박물관 등 여러 곳을 돌아보며 나무와 꽃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관리원이 올라갈 때도 나올때도 친절하게 맞이한다. 식물은 우리의 손이 필요하지만 가꾸면 가꿀수록 우리에게 많은 이로움을 주고 온화함 그리고 안락함과 함께 휴식의 공간을 준다.

 





 

여주의 수목원은 아름도 예쁘구나

아담하고 소박하고 기능별로 특색있네

황학산 수목원에서 자연을 만끽하네

 





 

세시가 넘어 우리는 다른 곳으로 향했다. 남이야 뭐라고 하건 지가 계획한 곳으로 길호는 움직인다. 그가 주차한 곳은 목아박물관이다. 3급은 무료이고 65세는 3000원이고 일반인은 5000원이란다. 생각보다 비싸다고 하니까 개인 것이라 그렇단다. 동서와 처제는 안 들어가고 우리 셋만 들어갔다. 건물은 일본풍이고 정갈하고 조용하다. 고객은 우리 셋뿐이다. 본관에 들어가니 3층부터 올라가서 내려오며 관람하라고 한다. 목아박물관은 한국의 전통목공예와 불교미술을 계승 발전을 위해 지은 사립박물관이다. 한국의 전통 불교조각 기법을 보존하고 우수한 전통 공예문화를 후세에 알리고 불교와 관련된 문화유산과 현대의 불교 조각작품을 한 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어 좋았다. 3층은 목아 박찬수선생의 작품 전시, 2층은 천주교 기독교 민속신앙을 전시, 지하 1층은 독과 항아리를 전시했고 1층은 기념판매장과 체험공간인데 이곳은 사진을 찍지 말라고 한다. 조각작품을 보니 웬만한 것은 2~300만이 넘는다. 우리 같은 서민에겐 갖고 싶어도 엄두를 못내지만 눈요기 하기엔 호강을 한다. 밖으로 나오니 조각공원이 펼쳐진다. 그곳에서 기념촬영을 했다. 주차장에서 기다리는 두 부부에게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길호와 처는 자랑하느라 정신이 없다. 우리가 세 번째로 도착한 곳이 신륵사이다.

 





 

정갈하고 엄숙하고 조용한 목아박물관

인간의 혼이 담긴 목공예의 조각작품

불교와 조각이 어우려진 문화유산의 징표이리

 





 

신륵사는 처는 처음이란다. 동서와 처제는 작년에 왔다고 또 안 들어간다. 장애인은 무료이고 길호만 2200원이란다. 30여년전에 왔으니 전혀 생각이 나지 않는다. 여강 자락 앞에 자리한 신륵사는 그야말로 절경이다. 여주를 대표한다고 볼 수 있다. 금당 앞에는 보물인 다층석탑이 서 있고 양 옆에는 선각당과 적묵당이 있고 조사당, 석종부도와 보도비, 석등 등 여러 유물이 있다. 부처님께 절을 못 하고 나온 것이 아쉬울 뿐이다. 처도 힘들어하고 길호 또한 말은 안 하지만 힘든 내색에 미안함이 나를 짓누르게 하지만 어쩌겠는가? 저 여강에서 황포돗대를 즐기는 망중한 저절로 글이 써질 듯 하다.

 





 

천년고찰 신륵사는 연대가 불분명하네

보물도 많거니와 강을 보는 천하절경

망중한 황포돗대를 보며 시조 한수 읊을거나

 





 

우리는 마지막 코스로 세종대왕릉으로 향했다. 왕릉에 가기전에 세종대왕 역사문화관이란 곳이 있다. 그곳에는 세종대왕뿐만 아니라 효종왕도 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업적을 남기신 분이 세종대왕일 것이다. 그만큼 그분의 업적은 이루 말 할 수 없을 뿐만 아리라 민족의 성군이라 부를 수 있겠다. 하늘을 열어 백성에게 전하고 한글을 창제하고 백성과 더불어 음악을 즐기는 등 그 업적이야 말을 해 무엇하겠는가? 효종은 북벌을 꿈꾸고 하멜이란 유럽인이 최초로 우리 땅을 밟은 그시절에 군사 교육 무역에서 압장섰던 임금이시다. 우리는 문화관을 돌아 세종왕릉으로 향했다.

 





 

일생을 백성만을 생각하고 보살폈네

이 세상에 그런 임금 언제나 만날거나?

그 이름 거륵하도다 모든이의 대왕이시여

 

 

그 시각이 5시가 넘었다. 왕복 4km란다. 동서가 밀고 길호와 더불어 한참 올라 가는데 관리인이 쫓아 온다. 휠체어 탄 모습을 본 것이다. 한 시간 반 걸리는데 너무 늦어서 안 된다고 한다. 할 수 없이 되돌아와 커피 한 잔을 마시고 명성황후릉도 가고 싶지만 집으로 향할 수 밖에 없었다. 모두들 즐거운 모양이지만 피곤한 기색이 역력하다. 약한 처도 걱정이려니와 운전을 하고 나까지 신경을 써준 길호도 피곤해 보인다. 돌아오는 길은 너무도 좋다. 하늘은 맑고 푸르렀다. 오늘은 나를 위한 하루 같았다. 오는 길에 소나기도 내렸지만 마음은 맑게 개인 상큼한 하루였다. 집에 다가오니 7시가 넘었다. 길호가 좋아하는 추어탕집에 들어 추어탕과 함께 소주한잔 걸치니 그야말로 금상첨화였다. 올해들어 가장 행복한 날이이라. 동서네 가족 동서 처제 모두 고마워요. 길호야 내가 해 준 것이 없는데 정말 고맙다. 이제 학기말고사 준비하느라 바쁘겠네 글로서 표현해줄게 모두들 고생했습니다.

 





 

왕릉을 찾았건만 헛수고만 하였구나

언젠가는 다시 찾아 대왕님을 빕겠노라

오늘은 내 생일일지니 모두에게 감사하여라

 




 

 

2019 06. 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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