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풍성 관절염이라는 진단을 받은 지 한 달이 지났다. 그동안 병원과 한의원을 오가며 양약, 한약과 함께 침을 맞은 지 꽤 오래 되었건만 차도가 없이 아프고, 쑤시고, 저리고, 감각도 없고, 열이 나고 붓는다. 어느 때에는 통증이 심해 견딜 수 없다.
우리 몸에는 퓨린이라는 단백질 있는데, 퓨린이 분해가 되면 요산이 만들어 진다고 한다. 정상적으로는 요산은 신장을 통해 배출이 되어야 하나 배출이 되지 않고 체내에 축적이 되면서 요산나트륨의 결정으로 관절조직 등에 쌓이면서 염증을 일으켜 통증과 함께 관절의 변형을 가져오게 된다.
통풍은 주로 발에 있는 관절에서 발병하는데, 그 중 엄지발가락에 가장 많이 발병한다. 이는 보행 시 압력을 가장 많이 받는 부위이고, 체온이 낮은 부위이기 때문이다. 그 외에도 손, 무릎, 팔꿈치 등에도 발병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주로 40대 이상 남성에게 많이 발생하지만 식생활의 서구화로 인해 발병연령이 점차 낮아지고 있다.
지난 일요일에 처가댁에 가서 동서와 함께 한 달만에 소주 한 병을 마시고 왔다. 그런데 그 이튿날부터 발 등이 붓기 시작하더니 어제는 발등까지 붓고 통증이 심하고 감각이 없다. 일요일만 빼고 거의 매일 침을 맞는데도 효과가 별로 없다. 한의사는 술이 독약이라 하고 의사는 평생 갈 수도 있으며 이 병이 황제병이라고 한다. 그만큼 어려운 병일 듯 하다.
그동안 한쪽 다리 없이 16년을 살았다. 부족해도 족한 마음으로 늘 여유를 갖고 살았다. 한쪽 다리의 고마움을 간직하고 내 할 일을 묵묵히 해 왔다. 다음 다음달이면 결혼도 하고 꿈에 부풀어 있을 지금인데 운동도 못하고 걷지도 못하고 운전도 못하니 답답할 수 밖에 없다.
통풍에는 퓨린성분이 많이 들어있는 음식이 안 좋다고 한다. 퓨린성분이 많이 들어 있는 음식은 맥주, 포도주, 발효주, 돼지삼겹살, 계란노른자, 젓갈류, 푸른생선, 멸치, 간, 콩팥, 골 등 대부분의 음식이다. 기름진 것은 물론 카페인이 들어있는 커피나 음료수도 극약이라고 한다. 그 좋아하던 커피도 한 달이 넘도록 마시지 못하고 있다.
퓨린이 적어서 먹어도 되는 음식은 우유, 버터, 치즈, 달걀흰자, 청어알, 감자, 고구마, 밥, 빵 등 내가 밥 이외에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 식품으로만 되어 있다. 그네가 하는 일이 찜질이요, 파스 붙여 주는 일, 그리고 식이요법으로 짠 음식으로 밥해 주는 것이 일과이다.
통풍성 관절염에 좋은 운동은 무리한 운동이나 과격한 운동은 배제시키고, 가벼운 산책정도가 알맞다고 하는데 나에겐 한쪽 다리 만이니 운동은 꿈도 못 꾼다. 치료를 안 받으면 수일에서 수주동안 증상이 지속될 수 있다고 한다. 증상이 지속되면 더 많은 관절이 아프고 더 오래 지속된다고 하니 답답할 수 밖에 없다.
통풍성 관절염의 치료는 치료 목적이 통풍 발작을 끝나게 하고, 재발을 예방하고, 합병증을 방지 하거나 감소시키며, 신장 요산 결석의 형성 방지, 유발 요인 제거에 주안점을 둔다고 한다. 한의사는 한 달을 두고 더 치료해 보자고 한다. 차차 나아질 거라고 하니 의사를 믿을 수 밖에 없지 않는가? 답답한 여름이 지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