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제 장모님께서 코로나에 확진 되어서 어제 강남 베드로병원에 실려갔다. 처가 식구들은 건강한지 모두 음성이었으나 몸이 95세인 몸이 약한 장모님만 확진되어 원광대학교 등 여러 곳을 방황하다 서울로 모시게 되었고 보호자는 따라가지 못하는 안타까움의 짐만 가지게 되었다.
장모님은 항상 정갈하셨고 음식 또한 소식을 하셔서 처제가 무진장 애를 많이 썼는데 그 마음이야 오죽할까? 처도 그 소식을 듣고 통곡을 하였다. 설사 잘못되면 마지막이 아니겠냐며 울음을 그치지 않는다. “살아생전에 잘하지” 하며 “누가 죽었냐”고 하니까? 자기 잘못에 서러워서 그렇다고 한다. 처제는 장모님 때문에 하루도 편히 쉬어 본 적이 없다고 한다. 그런 것을 아는 처는 죄를 많이 졌다며 스스로를 채찍질하는 것 같다.
이튿날인 일요일 점심으로 매운탕을 사줄테니 처가 식구들 모두 오라고 처에게 이야기 했더니 처가 전화를 하니 좋아라고 한단다. 네명 모두 12시 반에 왔다. 점심을 먹고 한울공원에 가자고 한다. 장모님과는 한 번 와 봤지만 민물고기보다 육식을 좋아하는 광호는 매운탕이 처음이란다, 모두들 잘 먹으니 기분이 좋다.
매운탕은 장모님도 잘 드셨다. 젊어서 호텔 주방장을 하셨다고 하는데 딸들도 장모님께 배워 음식맛이 깔끔하고 좋다. 1년에 두어번 처가에 가면 그야말로 진수성찬이었다. 아무리 맛이 있어도 장모님은 소량을 드시고 여러 번 드신다. 모든 면에서 효녀인 처제 덕에 지금껏 아무런 불평없이 사셨는데 코로나로 인해 이별아닌 이별을 해야했다.
코로나가 들어온 지 2년이 지났다, 오미클론 확진자가 지난 주에 하루 60만을 넘겼고 사망자가 400명이 넘었고 위증증 환자가 1000명이 넘었다고 한다. 무슨 수로 어떻게 막을 것인가? 정부는 안이하게 대처하고 이러다가 코로나로 안해 세상이 어떻게 변할지 아무도 모르겠다. 세균도 아닌 곰팡이가 전 세계를 침몰시키니 기가 찰 노릇이다.
처제 같은 효녀는 찾아보기 힘들다. 하루에 10번은 차려주고 닦아주고 까다로운 장모님의 비위를 전부 맞춘다. 아무리 내리 사랑이라 하지만 장모님은 처제에게 과분한 사랑을 받고 계시다. 그런데 장모님이 눈에 안 떼니 얼마나 답답하고 보고플까?
과분한 사랑을 받는 이가 또 있으니 아이러니하다. 메기매운탕을 먹고 우리는 배곶한울공원에 갔다. 오랜만에 바닷바람을 보니 기분이 상당히 좋아졌다. 뒷자석에 넷이 탔는데 내가 조금이라도 불편해 할까봐 처는 물론 처제 동서가 서로 좁게 앉으려고 애를 쓴다. 내가 무엇이기에....
그 뿐만이 아니다. 차가 설 때마다 휠체어를 챙기는 사람 넘어지지 않게 붙잡는 사람 앞에서 부축하는 사람 등 내가 어찌 할 바를 모르겠다. 비가 온 뒤끝이라 바람이 불어 사진 몇 장 찍고 30여분을 구경한 후에 집으로 향했다.
그리고 고스톱을 친 후에 떡국을 먹고 그들은 돌아갔다. 나는 처가에 별로 한 일이 없는데 그 식구들은 내게 최대한의 호의를 베푼다, 알 수 없는 묘한 감정이 내 삶을 북돋게 한다. 이제 우울증도 깨끗이 사라졌다. 장모님께서 건강히 퇴원할 날만 기다릴 뿐이다, 동서와 가족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
2022년 3눨 20일
PS : 장모님 왼치 되었고 토요일에 퇴원하신다고 연락이 옴.
담당 의사와 간호사들이 놀랐다는 소식을 전해 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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