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의 일기 그리고 ..

사월의 뒤안길

역려과객 2015. 6. 24. 16:06
사월의 뒤안길
2006.04.30

 

  사월은 잔인한 달이라고 그 어느 누가 그랬던가? 14년전의 사고를 생각하면 정말 개인적으로도 맞긴 맞나 보다. 재작년엔 중국 민항기가 사고가 나서 아수라장이 되었었고 작년엔 낙산사가 사라진 안타까움이 있었고 올핸 재벌 총수의 구속이 어지럽게 하지만 밖은 소리없이 비가 오고 있다. 사월이라는 자연을 포동포동하게 살진 모습으로 정다운 이야기 속에 하루의 삶을 찾는 ― 그래서 저 비는 온갖 유혹을 뿌리치고 지상에 내려 앉는다.


  잔인한 달이라고 했던가? 삶을 기약 없는 죽음으로 넣으려는 비약의 말. 그러나 사월은 아름답다. 꽃도 새도 내도 있다. 물도 오르고 아지랑이와 만나는 봄내음도 있다. 아름다운 것은 비단 그것만이 아니다. 우리의 사월을 살지게 하는 청춘 그것이다.


  올해 사월은 두 번의 여행이 있었었다.  그 하나는 동창 모임이었고, 또 다른 하나는 장애우들의 전국 모임이다. 동창 모임은 지지난 주였는데 아침 7시에 떠나기로 했는데 내 개인 사정 때문에 30여명이 한시간 반을 기다려 주어서 같이 가게 하였다. 정말로 고마운 친구들. 강화도 보문사에 다녀왔다. 남들은 등산을 하지만 혼자 부처님께 가족의 안녕을 빌었었다.


  두 번째의 여행은 어제와 오늘의 일박 여행이었다. 전국에서 모여 든 뚱글떵글 장애우 창이 아닌 밖에서의 모임은 처음이었지만 그들은 눈은 아름답고 맑고 밝았다. 그 순간 만은 정말로 해맑다. 장애우와 비장애우들의 만남 거기엔 각이나 날이나 계산이 없다. 서로에게 보듬어 주는 천사들만이 있을 뿐이다. 필요가 아닌 충분한 웃음과 여유만이 존재해 있다. 어제 안성의 밤하늘엔 별이 빛나고 있었다. 안에서는 50여개의 웃음의 별, 그리고 밖에서는 정기가 서려 있는 수많은 별들  아! 정말로 환상 그 자체였다.


  꽃이나 새 그리고 모든 아름다운 자연의 향은 청춘이라는 단어 앞에 보조를 의미 하는 것이 아닐까? 그것은 사랑과 온정과 믿음이 있다. 성실됨과 용기도 있다. 그래서 아름답다. 사춘기의 학생들의 핑크 빛 물결도 아름답고 연약한 새싹들의 보금자리도 아름답고 나이 먹은 이의 어릴 적 꿈이 아름답다. 새로운 친구들의 신의 또한 멋있는 이야기이다.   청춘이라 푸르러서 아름답다. 촉촉히 적시어 주는 비와의 포옹이 있어 더욱 좋다. 거기에 꽃과 새와 내가 있다. 그들은 사월의 아름다움을 돋보이게 한다.


  청춘에게는 또 한가지의 반가운 것이 있다. 늙지 않았다는 것이다. 젊음이다. 젊음은 시작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시작은 어떤 위치에서라도 모든 것을 잡을 수도 막을 수도 있다. 모든 것을 새롭게 할 수 있다. 믿음과 용기와 성실로써 젊음을 헤쳐 나갈 수 있다. 그러므로 젊음은 삼라만상의 모든 것을 황야의 모든 환상을 무지개 빛으로 바라볼 수 있어 더욱 아름답게 느껴진다.


  청춘은 젊음과 푸른 마음이라서 아름답게 보인다.  사월은 그래서 더욱 돋보인다.  음방 잘 하라고 마이크를 내 손에 쥐어 준다.  열심히 일하는 장애우들에게 갈채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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