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의 일기 그리고 ..

충분조건

역려과객 2016. 11. 21. 16:15
충분조건
2010.01.26

 

 

 

  사람은 어디에서 어디로 가는 것일까? 생각 안 해본 사람은 없을 것이다. 나는 어디로 와서 어디로 가고 그 끝은 무엇일까? 질풍노도의 시절에 많은 생각을 하곤 했었다. 사람은 끊임없이 여행을 한다. 그 여정 속에 나는 지금 어디쯤에 와 있을까? 지난 주에 하나의 마침표를 찍었다.

 

  이제 50대 중반 잠시 지난 세월을 뒤돌아 보매  적잖은 죽음의 고비를 넘겼고 많은 고통도 따랐지만 더불어 사는 세상에서 덤으로 산다고 생각하니 아무런 후회도 없다. 후회한다고 되돌아 올 리도 없고 과거에 집착하면 현재는 물론 미래에도 결코 좋은 일이 될 수가 없다.

 

  지난 주에도 이번 주에도 크고 작은 일들이 많은 일들이 일어났다. 해소 기침을 하시는 장모님은 큰 병원의 결과 다행이 암이 아니란다. 처는 레이저 수술을 받아야 했고 난 1급 시험에 도전을 했다. 아무런 필요성을 못 느끼지만 그래도 내 딴엔 도전의식이 생겨 부딪쳐 보기로 했는데 시간부족으로 다 풀지를 못했다. 좋은 경험을 한 것이다.

 

  도서관에서 자원봉사를 한 지 어언 1년 유치원의 어린이부터 남녀노소 누구나 참여를 하는 도서관엔 단골들이 많다. 서로를 격려하며 많은 사람과 이야기를 나눔에 세상이 참 맑다라는 생각이 든다. 초등학생 한 아이는 "아저씨 힘들지 않으세요?"  70대 할머니는 "선생님 대단하세요." 하신다.  비록 불편하지만 마음만은 행복하다.  그런데 부장님이 찾아 오셨다. 후원을 하라는 것이다. 처음엔 거절을 했다. 봉사도 할 뿐더러 장애인을 위해서라면 하겠다고 했는데 결국엔 설득을 당했다. 시간도 더 늘리고 처 앞으로 후원을 하기로 했다.

 

  통을 폐쇄한다고 하니 가슴이 아프다.  SK의 횡포에 놀랍기만 하다. 수 년을 벗삼아 이야기 하고 교통하고 희노애락을 같이 했는데 이것이 없어진다고 하니 무척 서운하다. 통을 애용하는 수 많은 사람이 발 벗고 나서지만 안타깝고 서글프기만 하다. 모든 것이 필요로 해서 생산하고 분배한다. 아이티의 지진피해가 반드시 필요로 해서만 도울까? 아니다. 따뜻한 마음이 있기 때문에 세상은 돌아가는 것이다.

 

  필요충분조건이면 다 좋겠지만 세상이 어디 필요에서만 움직일까? 여유는 없어도 세상을 따뜻하게 할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수많은 통 애용자들에게 대못을 박는 일이 없었으면 하는 간절한 마을을 가져 본다. 가진 자의 오만으로 인식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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