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들뜬 기분으로
아침부터 아니 처는 수 일전부터 들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여행을 좋아하지만 여러 가지 여건상 가지를 못했다. 또한 자고 온다는 것이 우리 형편에 어려움도 많다. 아침 일찍 변기 고치러 온다던 사람은 감감 무소식이다. 할 수 없이 변기는 다음에 고치기로 하고 처가에 전화를 걸어 일찍 떠나자고 했다. 목적지는 영흥도 십리포 해수욕장 10여년 전에 마르고 닳도록 다녔던 곳인데 병들고 차도 없애고 나니 꿈같은 이야기이다. 장모님을 모시고 외박은 이번이 처음이 아닌가 싶다, 그만큼 장모님이 좋아지셨다. 처제의 지극정성으로 많이 좋아지고 이모님도 동행하기로 했다. 모든 준비는 동서네 가족이 하고 우리는 몸만 따라간 셈 늘 그렇듯이 신세만 진다. 바다는 늘 바다냄새가 난다. 갈매기부터 비릿한 냄새 끊임없이 이어지는 인파와 자동차 그리고 파도소리 이글거리는 태양과 폭염 속에서 우리는 리조트에 입실을 하였다. 광호가 준비한 간이 의자로 편하게 앉을 수 있었다 그 의지 없었으면 집에 올 때까지 매우 불편했을텐데 고생을 덜 했다 장어구이와 함께 마시는 안동수주의 짜릿한 맛 무엇이 더 부러우랴? 리조트에서 바라보는 해변의 풍경은 석양의 노을빛과 더불어 장관을 이룬다. 많은 인파로 텐트를 치지 못하고 다만 3층에서 바라보니 정말 멋이 있다. 이모님과 우리는 고스톱으로 장모님과 처 일행을 해변을 누빈다. 정모님은 휠체어에 의지한 채 바닷가 해변을 누비신다. 올해 아니면 언제 또 올지 구순의 연세에 복도 많으시다.
휴가 찾아 십년만에 영흥도를 밟았네라
처가는 효가 으뜸이요 우리는 화목이 우선이네
장모님 살아생전에 불꽃을 태우노라
2. 불꽃을 태우며
저녁은 삼겹살에 복분자로 흥을 돋구었다. 장모님이 이렇게 좋아하는 것은 처음 본다. 모두들 재미았게 놀고 먹고 마시고 이어지는 노래방의 향연은 화룡점정을 찍는 듯 하다. 내가 평생에 노래 잘하는 세명을 꼽는다면 초등학교에서 늘 대상을 받는 동창 일순이 장애인인 두경이와 조카 광호가 아닌가 싶다. 광호는 가수 임재범과 똑같다는 느낌을 받있다. 처제가 저렇게 잘 놀 줄 몰랐다. 다시 보게 된다. 장모님을 위해서라면 심청이보다 더하면 더 했지 덜 하지는 않을 것이다, 두 딸 덕에 장모님은 호강하신다. 그렇게 첫날밤은 무사히 지나가지만 침대가 없어서인지 불편하고 힘들다, 그래도 기분은 많이 UP되어 있다. 나를 위해서라면 모든 것을 아끼지 않는 처가 행복해하지 않던가?
흥과 정으로 뭉친 처와 인과 효로 뭉친 처제
친과 봉사로 뭉친 동서 부모 공덕을 받든 조카들
가족의 진정한 사랑은 언행으로 빛내리라
3. 가족의 의미
새벽에 처가 휠체어를 밀고 우리는 해변을 걸었다. 바닷물에 발을 담궜다. 그렇게 바다를 왔어도 바라보기만 했을 뿐인데 목발로 해변의 공간을 맛 보았다. 실로 30년 만인 듯하니 얼마나 감개무량 했을까? 기분이 좋다. 광호는 정말 된 놈이다. 부모뿐만 아니라 우리 그리고 동생을 위해서 수육을 만들었다. 가족을 위해서 두 시간을 삶는 것을 보고 다시 보게 되었다. 길호는 할머니를 위해서라면 만사를 제친다. 애기 같던 길호가 차 를 굴리고 할머니를 위해서 드라이브를 하고 말동무를 해 드린다. 두 조카 모두 우리에게 잘 하지만 특히 광호는 희생정신과 봉사정신이 투철하다. 수육과 더불어 김치찌개로 맛있게 아침을 먹으니 부러울게 없다. 집에 가야 하는 아쉬움 속에서도 난 화장실을 자주 가게 되는데 그때마다 목욕은 물론 이 닦을 때도 처가 나를 애기 다루듯 한다. 암튼 고스톱 치고 놀다가 제부도로 가기로 하고 나섰으나 처제가 탈이 나서 일찍 오기로 했는데 이모님 자제분들이 온다고 한다, 대부도에서 칼국수를 먹고 처가로 항했다. 밖은 폭염인데 비도 오고 차창 밖은 시화호가 넘실거린다. 내게 있어 화목을 가장 우선으로 뽑는다. 차가의 가족은 효가 우선인 듯 모든 것을 윗분부터 챙기니 그 정성이 자식에게로 간다. 정말 보기드믄 가정이다, 보기 좋다.
가족의 눈과 입으로 세상이 보여지고
우리의 귀와 코는 공간을 만끽하니
자연의 빛나는 힘이여 행복으로 돌아오네
4. 보람과 여운
장모님과 이모님은 50년지기로 가까운 형제보다 더 가까운 친구인데 그 인연이 남다르다. 저런 우정 우리에게 그리고 이 세상에 많은 것을 시사해준다. 이모님 가족을 함께 만나는 것은 이번이 차음이다. 둘째아드님이 전주에서 올라 오고 두 형제 부부와 오랜만에 만나 악수를 나누었고 이내 산막사로 가서 돼지갈비로 소주를 곁들였다. 나야 원채 쑥맥이지만 처가 오랜만에 특히 동생은 처와 죽이 잘 맞는다는 느낌이 든다. 동생들을 만나니 신이 났다. 두 분 다 많이 놀아본 느낌이요 오랜만에 만났으니 더 놀잔다. 노래방에 가자는 것을 내일 병원에 간다는 구실로 빠져 나외 집으로 향했다. 그들 형제도 오랜만에 만나는 듯하다. 참으로 즐거운 일박이일의 짧은 휴가이지만 많은 것을 배우고 느끼고 힐링한 보람있는 여행이었다. 내년에도 장모님은 다니실 수 있는지 그럼 얼마나 좋을까? 이번 여행이 마자막이 아니길 기원해 본다. 동서네 가족들 동서 처제 광호 길호 모두에게 감사드린다. 몸만 따라가는 내 자신이 부끄럽지만 내색 않고 보살펴 주는 그들이 있어 난 어쩌면 행복한 놈이 아닐까 싶다. 처에게도 고맙다고 다시 한 번 표현하고 싶다. 처와 처제를 낳아주신 장모님 고맙습니다. 꾸뻑
자매의 끈끈한 정 언제봐도 변함없네
서로 믿고 의지하면 못할리야 없겠지만
수십년 갈고 닦은 우애 참으로 부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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