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와 처제의 생일
지난 일요일은 오랜만에 과음을 했다. 처제와 처의 생일은 5일차이다 그래서 이번엔 한꺼번에 하기로 했다. 한 달 전부터 조개구이 먹기로 했는데 회로 바뀐 것이다. 매번 잘 얻어먹어 늘 옷을 사 주곤 했는데 여건이 허락지 않았다. 헌데 생선횟값은 길호가 먼저 내고 말았다. 미안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다, 그리고나서 노래방을 찾았으나 낮에 여는 곳이 없어 처가댁까지 오고 말았는데 그것이 시발이 되고 말았다.
자매들의 귀 빠진 날 앞서거니 뒷서거니
옷 대신 생선회로 축하주에 수를 놓네
길호가 주머니 사정 잘 아는 듯 지불하네
처가에서 과메기에 소주를 곁들어 먹었다. 처제가 나만 오면 푸짐하게 차려준다. 둘의 사랑싸움이 시작되어 혼자 일어났는데 처와 처제가 따라온다. 해서 3차로 집에서 통닭을 시켜놓고 또 한잔, 기분이 좋아 4차로 노래방 거기서 맥주 두병을 마셨다. 오랜만에 많이 마시고 취한 채 잠이 들었다, 집에 오니 밤 12시가 넘었다, 평소 소주 석 잔을 마시는데 오늘은 안주가 좋아서인지 기분이 좋아서인지 모르겠으나 소주 두병에 맥주 두병 평소의 다섯배 이상을 마신 셈이다.
주관적인 처제에다 객관적인 동서까지
과메기에 소주한잔 밀당은 끝이 없네
취한몸 보이기 싫어 일어나니 처도 따라 일어나네
삼차에 통닭시켜 동서를 불렀네라
사랑싸움 화목으로 노래를 부르노라
두 분의 스킨쉽으로 사랑과 정 확인했네
처의 생일을 알고 두만씨가 전날부터 온다고 콜벤까지 맞춰 났다고 카톡이 왔다. 비도 오고 처 생일에 뭐하러 오남? 하고 혼자 중얼거렸다. 정작 내 환갑 때는 오지 않고 처 생일에 온다는 것이 이상했지만 오지 말라 할 수 없어 오라고 했다 처는 부랴부랴 미역국을 삶았는데 생이 당일은 비가 많이 왔다. 두만씨는 비가 많이 와서 못 온다고 연락이 왔다. 대신 벌화분 두 통을 보내니 둘이 사이좋게 나누어 먹으란다, 고마운 친구
두만친구 온다커니 안온다커니 말도 많네
오고 싶어 하는 마음 우정이야 왜 모르나?
장애의 아픈 마음을 내 가슴은 기억하리
처제는 장모님이 편찮으시다고 못 온다고 하고 인숙이만 불렀다. 굴짬뽕을 먹으려다 처가 좋아하는 오리구이를 먹자고 했다. 인숙이는 낮 12시에 왔다. 오리장작구이집을 찾아 복분자와 함께 오리구이를 먹는데 처도 인숙이도 잘 먹는다. 처제가 왔으면 좋으련만 그래도 모두 잘 먹으니 흐믓하기만 하다.
처제가 오지 못해 서운한 맘 잠시 접고
인숙이가 우리부부 따스함을 전해주네
전망대 올라 앉아서 수다로 화답하네
착하고 딱 부러져 수양동생 삼았네라
언제나 싱글생글 한결같은 언행일치
인숙아 환하게 웃는 모습 정말로 예쁘구나
차 한 잔 마시는 것이 시화나래까지 갔다, 전망대에 올라 커피 한 잔 하니 가슴이 뻥 뜷린다. 안개가 껴서 밖은 안 보이지만 마음은 흐믓하기만 하다, 처와 인숙이의 이야기는 끝이 없다. 여자들의 수다는 남자들이 받아들이기 힘들다. 그래도 좋아하는 사람끼리 모여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이야기 하니 싫지마는 않다. 해리도 왔으면 했는데 때마침 축하한다고 전화가 왔다. 고마움을 뒤로 하고 집으로 향했다.
안개 낀 시화나래 바다도 뿌옇구나
뿌여면 어떠하리 내일은 밝아지리
인간사 아픔을 딛고 긍정으로 나래펴자
집에 오니 처가 처가댁도 가고 친구도 만난다고 나간다고 한다. 10시안에 들어오려니 했는데 새벽 한시까지 소식도 없다. 소주 한 병을 들이키고 잠을 청하는데 불안해서 잠이 안 온다. 두시가 넘어 들어오는 소리를 듣고 잠을 청할 수가 있었다. 그렇게 처의 예순 다섯 번째 생일은 화려하게 지나갔다.
열시까지 오랬는데 새벽에도 감감소식
술한잔에 노래 한곡 기분전환 좋다지만
어디서 넘어질까봐 두려워서 한 잔하네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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