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의 일기 그리고 ..

물향기수목원을 다녀와서

역려과객 2018. 6. 8. 17:31



물향기수목원을 다녀와서

 

비가 오거나 그가 쉬는 날이면 종종 안부를 전한다. 진범에게서 아침 일찍 전화가 왔다. 물론 안부 전화다. 조금 후에 다신 전화가 온다. 대부도에 가서 점심이나 같이 하잔다. 그러자고 했더니 조금 후에 다시 전화가 왔다. 형수님 삼겹살 좋아하냐고 해서 안 먹는다고 했더니 이내 끊더니 탑 차가 들어온다. 여기서 오산이 여기서 머냐고 물었더니 한 시간이면 간다고 한다. 해서 물향기수목원에 가자고 했더니 좋다고 해서 그리로 향했다. 그동안의 안부를 물었다. 승용차를 팔고 탑 차를 산 이야기며 난 늘 그런 것처럼 말은 별로 없고 처와 진범이만 주고받았을 뿐이다. 물향기수목원에 도착할 즈음 12시가 넘어 점심 먹고 들어가자고 한 곳이 가미오리라는 오리백숙집인데 깔끔하고 맛스럽다. 복분자에 삼계탕을 시켰더니 푸짐하고 먹음직스러운데 정작 먹어보니 맛도 일품이다. 주인이 와서 안부 인사를 하매 인심도 좋다. 우리는 들어가기 전부터 기분이 좋았다. 식당에서 나오니 장미가 예쁘게 피었다,

 






 

언제든 여행의 맛 즐겁고 행복하네

멀지 않은 오산에서 삼계탕에 한잔하고

그립던 물향기수목원 오늘도 만끽하네

 



 

평일이라 주차장이 텅텅 비어 있지만 그래도 사람이 많다. 잘 왔다고 생각하며 정문에 들어서자마자 녹색에 향연이 나를 푸르게 만든다. 나는 하루에 메일이 수백통이 온다. 요즈음 가장 많이 오는 곳이 물향기수목원이다. 그래서 가깝기도 해서 그곳을 택한 것이다, 물향기수목원 물과 나무와 인간의 만남 10만평 부지에 물을 좋아하는 식물습지 생태원으로 19개의 주재원 1800여종(목본 827여종 초본 873여종)의 식물이 있다고 한다. 장애인은 무료이고 보호자까지 무료라 우리는 그냥 들어갈 수 있었다. 들어가 보니 정말 놀랍다 잘 정제되어 나무들이 빚을 뿜어내고 있다. 토피어리라 하여 인공적으로 동물이나 기하학적인 모양으로 보기 좋게 만든 작품이 우리에게 환호성을 지르게 한다. 와 푸르다,

 






 

수목원은 물과 나무 동물들이 공존하네

정제된 나무들과 새들의 울음소리

꽃마저 향을 더하니 무궁무진 여한없네

 









 

나는 원래부터 나무 화초 분재에 관심이 많았다. 그래서 블로그에도 가장 많이 올리는 것이 화초와 분재이다, 물론 다 퍼 오는 글이지만 내 딴엔 많은 관심을 기울인다, 수목원은 숲을 이룬다. 숲에는 나무뿐만이 아니라 많은 종류의 풀과 다양한 동물들이 서로 밀접한 관계를 맺으면서 살아간다. 숲은 각종 새들과 짐승들이 각종 버섯과 미생물들을 먹고 살아가면서 끊임없는 물질과 에너지를 순환시킨다, 숲의 생태계는 아끼고 가꾸면 깨끗한 공기와 맑은 물을 선사해 주지만 무관심하거나 훼손하면 몸살을 앓고 죽어간다. 숲은 생태계의 어머니 역할을 한다. 들어서자마자 소나무향부터 전율을 느끼게 한다,

 










 

숲에는 밀접하고 끈끈한 관계로세

아끼면 살아나고 훼손하면 죽어가네

끝없는 관계 속에서 에너지는 충족되네

 






 

 

우리는 호숫가에 갔다. 연꽃이 빨갛게 피어있고 각종 꽃들이 저마다의 솜씨를 자랑한다. 수생식물중 대표적인 것이 수선화와 연꽃인데 빨갛게 노랗게 숨을 쉬고 있다, 수목원엔 많이 왔지만 이렇게 넓고 많은 식물들은 처음 본 듯하다. 하늘에선 비둘기 꿩 등 새소리가 정겹게 들려 숲은 녹이 아닌 무지개 색으로 보인다. 내 마음이 그렇다. 휠체어를 미는 처에게서 단내음이 난다. 힘들면서도 내색 않는 처가 고맙다 어느새 나타난 진범이가 밀어주곤 한다. 쉼터에서 쉬면서 가는 봄을 아쉬워하며 오월의 끝자락을 만끽한다. 우리는 물방울온실에 들어갔다. 각종 유실수와 열대지방의 식물들이 가득하다. 물따라 토피어리가 우리에게 웃음과 환희를 선사한다, 베고니아 ,야자수, 비파열매, 파인애플, 선인장등 내 눈이 호강한다,

 






 

호수에는 연꽃이요 수선화가 자리하고

솦속에선 꽃과 나무 하늘에선 새들의 합창

녹색의 뿜는 향기는 무지개빛 열정일세

 






 

우리는 습지생태공원을 걸으며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진범은 진범대로 다니며 사진촬영에 바쁘다. 결혼한 지 10년 가면 갈수록 더 애틋하다. 처가 없었다면 죽었거나 불구자가 되어 요양병원을 전전하겠지. 처 역시 내가 없었다면 나와 거의 같았을 것이다. 그것을 서로 알기에 갈수록 사랑은 두터워지는 것이 아닐까 싶다. 아무튼 우리는 숲과 물과 향기와 더불어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산에는 꾀꼬리 꿩 비둘기 까치 등 새소리가 아름답고 평화롭게 들리고 숲은 저마다의 식물들이 자기 잘났다고 뽐을 낸다. 우리는 단풍나무길을 걸었다. 처가 힘들어 하니 진범이가 휠체어를 민다. 단풍나무잎은 언제 보아도 아름답다. 잠시 쉼터에 걸터앉아 하늘을 본다. 청명하고 바람한 점 없다. 어디선가 청설모가 재롱을 편다. 청설모 하면 돌아가신 선친 생각이 난다. 선친께서 어느날 산소 앞에서 말씀하신다. 잣나무 대여섯 그루가 있었다, 올해는 잣을 많이 딸 것 같다고 말씀하셨는데 가을에 가 보니 하나도 없다. 청설모가 날아다니면서 다 따 먹은 것이다. 그러기에 청설모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청명한 봄의 향연 열기로 가득차고

평화로운 숲속에선 솔 냄새가 진동하네

날아온 청설모 한 놈이 재롱까지 피우네

 







 

처가 힘들어 할 즈음 내가 분재원만 보고 가자고 했다. 꽃보다는 실제로 분재를 더 좋아한다. 우리는 분재원 가기 전에 곤충생태원과 난대 양치식물원을 구경했다. 옛날에 곤충채집하던 생각이 난다. 저런 식물들을 어떻게 저렇게 잘 키웠을까? 사람의 힘은 무궁무진하다는 것을 새삼스럽게 느낄 수 있었다. 소나무 분재와 더불어 각종 분재들이 정말로 아름답게 자태를 뽐낸다, 분재는 송백류 잡목류 화목류 실물류 죽류로 나뉘는데 모두 좋아하지만 그래도 해송 적송등이 있는 송백류와 석류나 모과 등 실물류가 좋다. 아무튼 눈이 호강한다. 산림전시관을 못 보고 온 것이 후회스럽지만 처의 체력에 한계를 느껴서 다른 못은 다음에 보기로 하고 안내소로 와서 진범이 나오기를 기다렸다. 그가 나오자 처가 싸온 안주에 소주를 곁들이니 모든 것이 힐링이요 마음껏 누릴 수 있는 기쁨이요 참된 멋이 아닐 수 없다. 수목원을 여러 곳을 다녔지만 아마도 가장 넓고 다양한 식물이 있지 않나 싶다. 취한 마음에 모든 것이 들떠 꿈을 꿀 즈음 집에 도착을 했다. 진범에게 고맙다고 인사하며 집에 들어오니 피로감이 느끼지만 오늘의 여행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으리라.

 






 

보고팠던 친구들아 이제사 나타나니?

가꾸고픈 분재원들 너를 항상 꿈 꾸었지

보기도 아까움속에 사진에다 담아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