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의 일기 그리고 ..

3일 연휴를 조카들과

역려과객 2018. 5. 9. 17:17


 

첫날 길호와 화성행군

 

나에겐 연휴가 따로 없다 어린이날이기에 처가 매생이 떡국을 끓여 맛있게 먹고 누우려는데 길호에게서 전화가 왔더란다, 이천에 있는 도자가 마을에 가려하니 준비하란다. 웬 떡이냐 하고 우리는 준비를 했다. 동서는 결혼식에 가고 처제만 왔다. 이천 도자기마을은 멀어서 갈 수 없고 대신 수원 화성행궁에 가자고 한다. 고등학교 친구가 수원 연무대에 살아 지도에서 찾아 봤고 대학교 다닐 때에는 목발로 여러 번 걸었지만 직접 찾아 가보기는 처음이다.

    



 

길호덕에 겨울과 봄 많이도 다녔구나

효자이신 정조대왕 마음도 예쁘구나

수원의 화성행군에 동참할줄 몰랐구나

    

 

주차가 서툰 길호가 힘겹게 주차를 하고 화성행군에 당도하니 영산홍이 활짝  도로며 나무들이 우리를 반긴다. 화성행군에는 휠체어가 다니기가 여간 불편하지 않다.   화성행궁  광장에는 많은 사람들로 북적여 언제나처럼 역동적이다. 효자이신 정조대왕 시대에는 위민정치의 광장이었고 오늘날은 문화가 살아  쉬는 광장이 되었다. 정조대왕이 신풍루에서 백성들에게 쌀과 죽을 나눠주는 모습을 그린 ‘신풍루사미도수원화성 서장대에서 군사훈련을 지휘하는 모습인 ‘서장대성조도’,  혜경궁홍씨 회갑잔치 모습인 ‘봉수당진찬도’,  수원화성 축성 완공을 축하하는 잔치인 ‘낙성연도등 구경할 것이 너무도 많지만  휠체어 때문에 처도 처제도 길호도 고생이 많다. 갈 수도 안 갈 수도 없는 진퇴양난 그 자체였다. 마음은 이곳 저곳 모두 다니고 싶었으나 여건상 다니지 못하고 연못가에 앉아 처제가 싸온 통닭에 소주한잔 곁들이니 흥이 절로 난다.

    



 

영산홍에 푸른나무 반기는 연무대여

대왕의 발자취를 더듬어 찾아보네

그분의 뜻 깊은 사랑은 메아리로 퍼져가리

    



 

 장애가 있으므로 제약이 많이 따른다, 그것을 감수해야 하는 것은 힘이 드는 것은 아니지만 어쩌면 남편이 불편할까봐 전전긍긍하는 처가 더 가엾고, 당사자가 아니면서도 바라보는 처제, 정모님을 모시느라 허리가 굽은 처제가 더 안스럽고 휠체어를 밀다가 허리가 힐끗 아파하는 길호에게 더 미안함을 가져야 했다. 가족의 의미는 무엇일까? 아픔을 함께 나누고 기쁨을 배로 하며 생사를 같이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단위가 아닐까? 그렇다면 난 무엇을 해 주었을까? 난 주로 받기만 했을 뿐 준 것이 없다. 그런 면에서 빵점인 남편이요 형부가 아닌가? 그런 면에서 나는 죄인이기에 더 할 말이 없지만 오늘만은 행복하다. 빚진 것을 갚아야 한다지만 마음뿐이다.

    

 

연못가에 둘러앉아 통닭에 소주 한잔

나로 인해 고생하며 애를 쓰는 자매의 정

오늘도 그들에게 진 마음의 빚 쌓여가네

 

둘쨋날 재영이와 월곶

 

재작년 오월 재영이가 어버이날이라고 화분을 들고 찾아왔다. 자식이 없는 우리에게 첫 번째로 찾아온 가족이다. 막내가 사업실패로 몇 년간 바닥을 헤메이고 있지만 가족에게만큼은 아니 자식에게만큼은 1등 아버지이다. 비록 어려워서 우리 부부에게는 제대로 얼굴을 펴지는 못하지만 특히 처는 항상 그들에게 용기를 준다. 그런 막내 제수씨에게 전화가 왔다. 저녁을 살테니 뭐 먹고 싶냐고 하는데 처를 바꿔 주었다, 처는 두말 할 필요없이 생선회를 먹고 싶다고 한다. 이번에는 재영이가 산다고 한다.

    



 

정 주고 사랑주고 가족이 우선일세

서로 돕고 의지해고 밀어주고 아껴주고

막내여 힘이 안 될지언정 마음만은 밀어줄께

   



 

재영인 직장을 다니다가 공무원 시험을 본다고 퇴직을 했는데 사정을 다 아는데 무슨 저녁이람. 아무튼 오후 5시에 우리를 태우러 왔다. 준호도 함께 총출동을 한 것이다. 그래서 우리 여섯은 월곶으로 직행 준호와 함께 한 식사는 4년전 군대가기 전이었다. 그곳에서 막내네 가족을 다시 보았다. 비록 지금은 힘들어도 서로 아끼고 존중하고 존경하고 사랑하는 모습을 보았다. 어려워도 한눈 팔지 않고 사는 참다움을 보았다. 부모를 존경하고 자식을 격려해주고 친구가 되고 형제가 되고 살아가는 모습이 정겹다. 아뻐를 닮아 여자친구들의 아야기 등 숨기지 않고 힘을 실어주는 것 이게 사랑이요 정이요 참다운 가족이 아닌가?

    



 

시련을 극복하면 도전은 코앞이다

재영아 힘들어도 내일은 찾아오리

매사에 최선을 다하는 너 기필코 성공하리

    



 

재영이가 계산을 했다. 재영이는 반듯하고 꼼꼼하여 공무원이 딱이다. 그의 실력을 믿기에 부모들도 뒷바라지 해주기로 하였단다. 준호도 3학년이다 엔진이어가 되고도 남을 아이다. 반듯하게 자란 조카들에게 갈채를 보내고 싶다. 우리는 회를 먹고 바닷가를 배경삼아 사진을 찍었다. 우리 부부도 조카들의 힘을 실어 주고 싶다. 나와 성격이 비슷한 재영이가 꼭 합격하기를 기원한다. 그것이 우리의 낙이 아닐까 싶다. 갑자기 돌아가신 부모님이 생각난다, 지금 살아계셨다면 못다한 효를 처가 다 바쳤을 텐데 이제는 어느새 내가 받는 처지가 되었다. 내일 모레는 작은 어머니께 찾아가야겠다. 재영아 준호야 사춘기에 너희도 힘들었을 텐데 바르게 자라주어 큰아빠는 고맙기만 하단다. 형제간의 우정은 물론 가족간의 사랑을 유념했으면 좋겠다. 사랑한다 조카들아

    



 

부모에게 효도하고 형제간에 화목이라

조카들아 백세시대 천천히 시작하렴

이립에 큰 뜻을 세워 자신있게 헤쳐가렴

   

 

셋쨋날 광호와 병목안

 

병목안은 중고등학교때 관악산과 더불어 가장 많이 소풍을 간 곳이다. 옛날부터 관광지로 유명했는데 요즘은 더 많이 발전하여 인공폭포 등 아름답게 꾸며저 있다 4년 전에 장모님과 같이 왔었는데 캠핑장은 이번이 처음이다 캠핑장은 미리 예약하지 않으면 오지 못한다. 그민큼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이기도 하다. 광호가 어버이날이라고 미리 예약을 한 것이다.

    



 

병목안은 수리산의 허파요 쉼터이리

옛날보다 깨끗하고 정화된 캠핑장엔

수많은 인파속에서 하루를 힐림하네

    



 

당초엔 장모님도 같이 가기로 했는데 화장실 문제로 참석을 못했다. 형보다 나은 동생은 없다고 했는가? 준비성도 최고이다. 물론 길호도 잘 하지만 준비부터 마무리까지 정말 맛깔나게 완벽했다. 삼겹살에 양갈비에 쇠고기에 새우에 비어치킨까지 더 이상 무엇이 부러우랴? 내가 몸이 안 좋아 잠시 누워 있었지만 모처럼 산에서의 캠핑장은 계곡과 더불어 하늘에선 새소리에 시냇물소리 푸른색으로 갈아 입은 나무들 그리고 사람은 환하게 웃는 얼굴들이다. 광호야 이제 너도 30을 넘겼으니 이립을 지났구나 지금도 잘 하지만 부모님을 잘 섬기고 동생을 챙겨야 한다. 이제 결혼도 해야겠지? 너를 믿으니 더 이상 잔소리 안할게

    



 

광호의 계획안에 우리도 있었구나

어버이날 준비성도 마무리도 으뜸일세

부모님 효도하는 것을 보니 앞날이 기대된다

    





 

더 오래 머물고 싶었으나 길호가 비쁘다고 하여 5시가 넘어 하산해야했다, 양쪽 부모중 장모님만 살아계시는데 늘 죄스러운 마음뿐이다 잘 찾아뵙지도 못하고 내 몸 하나 건사하기도 바쁘다. 건강하기만을 기원하는데 망백인 장모님을 뵐 때마다 죄인이 되고 동서와 처제에게 면목이 없지만 어쩌겠는가 마음뿐이다, 연 사흘을 조카들에게 신세를 또 졌다. 이렇게 예쁘게 자란 조카들 그 이면엔 사랑으로 감싸준 부모들이 있어 가능하리라 그들이 있기에 난 행복을 묻어가는 사람이 되었다. 유쾌한 사흘이었다.





 풍수지탄 후회한들 무슨 소용 있으리오

조카들이 자라나서 우리 몫을 대신하네

막내여 동서네 가족이여 건강만을 기원하세

 



'해운의 일기 그리고 ..'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물향기수목원을 다녀와서  (0) 2018.06.08
부여를 다녀와서  (0) 2018.05.25
세종호수공원과 대통령기록관  (0) 2018.05.01
인천대공원 벚꽃 축제  (0) 2018.04.18
두물머리수목원과 용문사  (0) 2018.04.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