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돌고 도는 것 그 평범한 진리를 잠시 잊었나? 그래서 벌을 받는 것일까? 아님 엎어진 김에 쉬어 가라는 뜻일까? 헌데 그 굴곡이 말년에 한꺼번에 밀려온다. 인력으로 막을 수가 없을까? 지금 현 위치에서 바라 볼 때 나는 지금 어디에 와 있고, 어디에 서 있으며, 어느 곳으로 가고 있는 것일까? 아무리 물음표를 던져 보지만 뚜렷한 해답이 없다.
지난 3월 말경에 아버지께서 경운기를 끌다가 허리를 다치셨다. 그 후 오늘까지 여러 병원으로, 의원으로 침, 주사, 찜질 등으로 전전하였으나 결국 허사였고 오늘 비로소 거금을 주고 MRI를 촬영했다. 그 결과는 허리가 부러졌다는 것이다. 가는 병원마다 사진을 찍었건만 어찌 그것을 발견하지 못했단 말인가? 참으로 답답할 뿐이다.
오늘 종합검진 받기를 잘 했다 싶기도 하고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하는 안스러움이 가슴을 짓누른다. 내가 찍어 보자고 그리 했건만 고생고생 하시더니 결국엔 이런 큰 사고 일 줄이야. 그래도 의사는 자신한다. 얼른 수술하자는데 아버지 그래도 미적거리신다. 안 되겠다 싶어 소속을 다 밟고 나니 어딘가 모르게 뻥 뚫린 기분이다.
병명을 알아 냈으니 고치는 것은 의사와 환자의 몫이다. 비록 지금은 힘들더라도 조금만 참으면 그래도 이 고통은 조금은 덜 하리라. 세상이 어디 밝기만 하겠는가? 그리고 세상이 어디 만만하겠는가? 고생 끝에는 낙이 있고 그 뒤엔 슬픔과 눈물도 있을 것이다. 그 너머엔 기쁨과 희망이 또 있겠지? 윤회사상을 끄집어 내지 않더라도 세상을 돌고 도는 것이다.
아버지 내일만 이겨 내세요 수술하면 곧 나아질 거랍니다. 그 때 우리 같이 웃어요 삼겹살 구워 먹으면서 우리 두꺼비 한잔 합시다. 아버지 힘 내세요 제가 두 손 모아 간절히 기도할게요 네? 어두움이 지나면 따스한 볕이 드는 것 아시지요? 우리 부자지간에 화이팅 한 번 해요? 네? 자 화이팅
아 오늘은 웬지 잠이 올 것 같지 않다. 괜시리 술에 취해 버리고 싶다. 팔순이 되어가는 노인을 수술대에 올려야 하는 이내 심정. 빨리 이 밤이 지나 갔으면 ... 내겐 또 하나의 시험이고 이 역경을 이겨내리라 스스로 그리고 억지로 다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