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걷다가 문득 불공평하다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동전 전화기 카드 전화기는 걸어가다 시선이 닿는 곳에 있지만
우체통은 겨우 찾아 볼 수 있으니 말입니다.
무엇을 쓴다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 것보다 언제나 더 힘든 일이건만 그 마음을 담아 보낼 수 있는 우체통조차 우리에게서 너무 멀리 떨어져 있지 않나 그래서 사람들이 편지 쓰기를 더 어려워 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 뒤에 있는 것을 보여 주는 것 보다 내 앞에 있는 것을 보여 주기가 더 힘들고, 내 앞에 있는 것 보다 내 안에 있는 것은 더욱 더 보여 주기 힘듭니다.
하지만 내 안에 있는 것을 보여 주었을 때 상대방의 기쁨은 더 커질 것입니다. 편지가 바로 그렇습니다.
지금 하늘이 맑다면 그 하늘을 보고 있을 친구를 위해 비가 오고 있다면 빗속의 어떤 추억을 그리워하고 있을 친구에게 자신의 마음을 보여 줄 수 있는 편지 한장 띄우면 어떨까요?
생각지도 못한 사람에게서 편지를 받고 기뻐할 친구의 얼굴을 떠올리며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