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의 일기 그리고 ..

아듀 2008

역려과객 2016. 10. 24. 15:24
아듀 2008
2008.12.31

 

 

 

  숨가쁘게 달려온 느낌이다.  때론 고요하고 조용하게, 그리고 때론 거센 파도처럼 휘몰아치기도 한 그야말로 다사다난했던 한 해인 듯 싶다. 그러나 그것도 모두다 뒤로 하고 잠시 후엔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되는 새로운 세계가 열린다. 그만큼 시간은 세월의 흐름 속에 오고 또 간다. 인간은 자연에 속성에서 살아야지 자연을 거스를 수는 없는 것이다. 마지막 날도 법을 만드는 위정자는 한 치 앞을 못 보며 이전투구다. 희망이란 지도층이 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만드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부친의 병을 안 지 벌써 두 달이 되었다. 짧은 순간이 20년은 된 듯 하다. 나날이 달라지는 부친을 보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효자이신 부친은 조부님께 큰소리 한 번 내지 못하고 죽어라고 일만 하셨다. 60년을 태운 담배가 주 원인이지만 그 세월 앞에 퇴색된 당신의 본 모습을 바라보며 무슨 생각을 하고 계실까? 지난 일요일에 대부도에 가서 회를 사 드리니 좋아 하신다. 조울증에 치매 증상까지 보이기 시작한다. 내가 없으면 불안한가보다. TV를 좋아하시는 부친을 바라보매 그저 편히 모시는 길이 최선이라 생각할 뿐이다.

 

  어제도 병원에 다녀 왔다. 겉으로는 아무 병도 아닌 듯 편안해 보이신다. 여동생이 병원으로 찾아와 같이 여동생네로 갔다. 고스톱을 치시며 웃는 모습이 부처님이나 된 듯 평화롭다. 젊어서 고생하신 보람이 맏며느리 맞아 잠시 행복해 했을 뿐인데 호사다마라고 이제 효도를 하려는 순간에 병을 얻으시니 기가 막힐 노릇이 아닐 수 없다. 그래도 살아 계시기에 나름대로 행복해 하고 싶다.

 

  내게도 정말 다사다난한 한 해였다. 무사히 산재교육을 마쳤고, 동호회 조직도, 하고, 결혼도 하고, 탁구도 열심히 하고, 공부도 최선을 다했다. 2학기도 평균평점이 B+이상 나왔으니 목표를 달성한 셈이다. 다만 목표했던 몸무게를 빼지 못한 것이 아쉬움이라면 아쉬움이다 목표의 80%는 달성한 셈이니 그런대로 만족할만한 결과 아니겠는가? 그제 대학병원에 갔더니 젊어서 피를 많이 흘려 시신경에 공급이 안 되서 시신경이 죽었다고 한다 0.2, 0.5의 눈으로 그동안 잘 버텨 온 셈이다. 5m 앞이 잘 안보였으나 안경을 끼니 이렇게 세상이 밝을 수가 없다. 이렇게 살아온 자신이 기적이 아닐 수 없다.

 

  지난 월요일 탁구협회 회장인 두경이가 친구와 함께 찾아왔다. 복지관에서 나를 가장 잘 따는 친구다. 나를 많이 가르쳐 주기도 하지만 내 결혼을 가장 축하해준 동생이다. 1급 장애인으로 깨어나 보니 피해자가 가해자로 뒤바뀌었다고 한다. 그렇게 17년을 살았고, 간병으로 남동생을 잃고 부모마저 돌아가시고 누님 두 분만 살아 계시는데, 여름에 우연히 천사가 날아들었다. 지난 집들이 할 때 찾아와서 아내에게 도움을 청한 그녀는  두경이보다 7살이나 많은 피앙새다. 우리는 몇 시간을 그렇게 이야기 하고 자주 만나기로 했고 새해 첫 주말에 우리는 만나기로 했다. 활짝 웃는 두 분의 얼굴에서 다시금 사랑이란 단어를 떠올리게 한다. 우리 부부랑 비슷한 점이 많을 뿐만 아니라 성격도 비슷하다. 두 분의 새로운 시작을 진심으로 축하해 주었다.

 

  밤에 윤봉이네와 함께 경상도 영덕을 다녀 오기로 했다. 해돋이 보러 동해안을 잠시 다녀 오려고 한다. 비록 짧은 여행이지만 여동생에게 부친을 잠시 맡기고 새해 새로운 소망을 타오르는 붉은 태양을 바라보며 가족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하고 싶다. 친구와 우정을 다지고 아내와 사랑을 다지고 새로운 충전의 계기를 스스로 만들어 보자. 그리고 신년 계획을 구체적으로 세워 보자. 새해엔 건강을 보다 더 힘써야겠다. 송구영신 묵은 한 해를 보내며 나를 사랑해 주시고 격려해 주신 가족, 친지, 친구, 지인 모두에게 감사 드린다. 그들이 있기에 밝은 내일이 있는 듯 하다. 열심히 살자고 새삼 다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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