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도 광성보를 다녀와서
올해 2018년 들어 주말마다 처와 나는 혹시 길호에게서 전화가 오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감을 갖게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일요일마다 여행하게 된다. 개학을 하면 그나마 나가지도 못할 텐데 하는 아쉬움도 있다. 자닌 1월의 주말은 정말 꿈같은 나날이었다. 한데 그 꿈이 이루어진 것일까? 동서에게서 전화가 왔다. 과메기 남은 것이 있는데 소주 한 잔 하자고. 나는 우리집에서 먹는 줄 알았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내가 여러 사람에게 처가 한 번도 못가 본 강화도에 가 보고 싶다고 했는데 그 꿈이 이루어졌다.
끔은 이루노라 강화의 전설이여
추위에 언 손들은 한 잔 술로 이겨내고
광성보 숭고한 정신을 얼로써 되새기리
내가 내 고장 말고 가장 많이 가 본 곳이 태안반도와 강화도이다 강화도는 마니산 보문사 전등사 등 여러 번 왔는데 결혼한 이후에는 오지 못해 처와 한 번 와 보고 싶었던 곳이기도 하다. 선사시대부터 근 현대까지 우리 역사가 고스란히 남아있다. 우리나라에서 네 번째로 큰 섬으로 모든 역사는 강화도와 함께 한다. 강화하면 생각나는 것이 많다. 삼별초. 강화도령, 참성단, 화문석, 인삼, 순무 등 많은 것을 떠오르게 한다.
삼별초에 강화도령 화문석에 인삼이라
기억할 것 먹을 것이 너무 많아 무궁무진
강화의 숨은 보석 찾아 명년에 다시 오리
우리가 향한 곳은 광성보였다. 그 곳에서 관람하고 전등사에 들러서 오기로 했는데 영하 13도의 매서운 추위가 모두를 움츠리게 한다. 아무리 많은 옷을 껴입어도 춥다. 나도 광성보는 처음인 듯하다. 광성보는 몽골의 침략을 막기 위해 돌과 흙을 섞어 만든 해협을 광해군때 다시 고쳐 쌓고 1679년에 석성으로 재 축조한 건물로 1871년 신미양요때 조선 군인들이 분전히 싸워 포로가 되기를 거부하고 순국하여 이때 파괴된 문루와 돈대를 복원한 곳이다.
흙과 돌을 섞어 만든 돈대의 아름다움
피와 땀 흘린 돈대 장엄한 희생이여
숭고한 당신의 넋이 이나라를 빛냅니다
우리는 우선 추위를 이기기 위해 광성보에서 과메기로 술 한잔 하였다. 추워서 사람도 별로 없거니와 거기에서 술 마시는 사람은 우리뿐이다. 하지만 추위를 녹일 수 있는 것은 별로 없다. 광성보에서 바라보는 바다는 물 반 얼음 반으로 떠다니는 얼음이 겨울바다의 맛과 흥을 느끼게 한다. 이 돈대를 쌓기 위해 얼마나 피와 땀을 흘렸을까? 이 돈대를 지키기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희생되었을까? 그것을 생각하니 마음이 오싹해진다. 각설하고 누가 흉을 보든 말든 그리고 내 휠체어를 밀기 위해선 어쩔 수 없었고 더욱이 긴 시간을 이용하려면 무슨 수를 써도 해야 했다. 암튼 비탈길 오르는데 나 때문에 네 명이 고생이 참 많다.
강화의 짧은 여행 아쉬움만 그득하다
못 가누는 내 몸 하나 마음만은 살아있네
그래도 반겨주는 이 옆에 많아 행복하네
추워도 우리는 아름다운 바다와 산과 성을 감상하며 사진찍기에 바빴다. 광성돈대와 손돌목손대만 관람하고 따뜻한 봄날 찾아오자고 하며 발길을 돌려야 했다. 언제 와도 이 곳 강화의 불타는 향연은 결코 잊지 않으리라. 늦은 시각이라도 전등사에 가고 싶었으나 기사의 반대로 집으로 향할 수밖에 없었다. 강화에서 인천으로 오는 길은 바다속 해저터널로 나도 처음 타 본 터널이다. 빠르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다. 거의 집에 다 와서 짬뽕 한 그릇씩 먹고 헤어졌다. 일주일만에 찾아온 행복 그리고 아름다운 화목이요 광성보의 불꽃인 향연이었다.
2018년 2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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