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의 일기 그리고 ..

인천대공원 벚꽃 축제

역려과객 2018. 4. 18. 16:53


인천대공원 벚꽃 축제

 

 

부부싸움은 칼로 물 베기인가 보다. 최근 몇 년동안 안 싸웠는데 요즘 처가 바쁜지 술 마시는 횟수가 잦아들고 취해 들어온다. 그러면 냉전이 되고 또 화해하고 그러다가 또 취해 들어온다. 처가 안 오면 불안해 나도 기다리며 먹기를 반복하다가 지난달에 술을 끊었다. 어제부터 냉전이었다가 오늘 아침에서야 화해를 했다. 인숙에게서 카톡이 왔다. 술 한잔 할 거냐고 하면 오겠단다. 농담인줄 알고 나 끊었다고 하니까 서운해 하는 것 같아서 콩나물국밥 먹으러 오라고 했다. 그것이 계기가 되어 인숙의 신랑도 보고 세영이도 보고 벚꽃 구경을 마음껏 했다,

 



 

안경낀 인숙신랑 반갑게 악수하네

중후한 참 모습에 반듯한 멋진 신사

초면을 무릅쓰고서 내 몸을 맡기노라

 



 

12시 조금 넘어 인숙부부가 오며 인사를 한다. 사진은 여러 차례 보았지만 처음인데도 낯설지가 않고 여러 번 본 얼굴 같아 편안함을 느낄 수가 있었다, 운전도 인숙이가 하고 두 여자들만 이야기를 하고 남자들은 구경꾼이 되어 따라가는 꼴이 되었다. 매운탕을 먹고 인천대공원에 가자는 것이다, 우리부부는 횡재한 것이나 다름없다. 인천대공원은 전에 수시로 갔었다. 96년도에 중앙병원에 물리치료 받으러 일주일에 세 번을 갔었는데 오면서 정말 많이 들렸다. 주로 온실을 많이 갔었다.

 



 

수시로 드나들던 대공원의 찾을거나

고대하던 우리부부 더불어 호강일세

기억을 더듬어가며 우수에 잠겨보네

 


 

 

인숙이가 사는 동네 대야동에서 매운탕을 먹기로 했다. 가는 길에 세영이를 불러 대공원으로 오라고 했다. 20년 전에 하우고개 아래에서 민물매운탕 맛있게 먹은 기억이 있는데 오늘 간 곳은 새로 지은 건물인데 깨끗하고 사람이 많아 소문난 맛집이라 생각했다. 이윽고 앉아 통성명하고 정식으로 인사했다. 키도 크고 잘 생겼을 뿐만 아니라 매너 또한 짱이었다. 그를 아우님이라 부르기로 했고 아우님과 처의 간곡한 부탁으로 마지못해 술을 입에 댔다. 내가 내 스스로 파기한 것은 아마 처음일 것이다. 암튼 처음 만난 이와 주거니 받거니 메기 매운탕에 두부김치 맛도 단백하니 좋다. 당뇨도 오늘은 잊어버리고 쉬엄쉬엄 가자.

 



 

구수한 매운탕에 고소한 두부김치

십년지기 다름없는 친절함에 매료되어

술 한잔 주거니 받거니 형제애로 맺어지네

 



 

늘 정문으로만 다녔지만 동문은 처음이다. 가는 길이 엄청 막힌다. 30여분 기다린 끝에 동문앞에 도착하니 엿장수가 소리치며 한바탕 풍악을 울린다. 차도 많고 사람도 많고 모든 것이 많다. 저 사람들도 우리처럼 벚꽃구경에 나들이 온 것이겠지. 세영이가 보더니 우리를 반긴다. 동문으로 들어가니 가로수와 조팝나무들이 손짓을 한다, 무료입장이라 그런지 화장실의 장애인화장실은 잠겨있고 과천대공원처럼 깨끗하지도 않고 냄새가 난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우리는 사진을 찍으며 인파속으로 파묻혔다.

 





 

사람 반 자동차 반 기다림이 주는 효과

지루함을 잠시 잊고 대공원을 찾았네라

동문에 도착하였더니 세영이가 반겨 맞네

 



 

대공원은 호수가 겨울엔 썰매장이 있고 식물원, 장미원, 동물원, 조각공원, 공연장 등등 볼 것이 참 많다. 문학의 산책 그리고 꽃길과 더불어 장애인도 운동하기 좋게 꾸며져 있다. 우리는 일단 식물원부터 가기로 했다. 식물은 온도와 일장에 따라 크게 좌우된다. 대학교 다닐 때 그리고 화훼재배 자격증을 따면서 많이 배웠었다.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장미도 하모니, 레이시레이디, 프로이트 등 25000여 종류가 있다. 식물은 온도에 따라 온대성, 아열대성 열대성으로 나누고 일장에 따라 장일성 단일성으로 나뉘며 수분에 달라도 많이 달리한다. 우리나라는 온대에서 아열대로 바뀌어 가는 중이다. 잎에 따라 침엽수와 활엽수로 나누는데 은행나무가 침엽수로 아는 사람은 별로 없다. 야자수와 선인장은 20년 전에는 어렸었는데 이제는 크게 자라 야자수와 특히 다육식물의 선인장들은 엄청 크게 자랐고 꽃도 피기도 하였다. 선인장의 금호도 옛날엔 손바닥 만했는데 이젠 내 키보다 더 크게 자랐다. 정말로 보기 좋다.

 



 

야자수에 선인장에 볼 것도 가지가지

방긋웃는 꼬멩이의 포즈도 예쁘구나

저 꽃을 가꾸기 위해 얼마나 힘들었을까?

 



 




장미원은 아직 일러 나중에 다시 와서 보기로 하였다. 이어서 벚꽃길에 들어섰는데 선친 말씀마따나 구름 속을 걷는 듯하였다. 어제 비가 와서 다 떨어진 줄 알았는데 오늘이 피크다. 인산인해 그야말로 사람반 꽃반 정말로 많다. 인천시내 사람의 절반은 온 듯 사람도 꽃도 끝이 안 보인다. 더군다나 눈꽃인지 꽃비인지 흩날리는 꽃잎에 취해고 사람에 취하고 어린아이부터 노인들에 이르기까지 포즈에 사진을 찍느라 정신이 없다. 사람은 추억으로 먹고 산다는데 저 꽃들은 어디에서 왔다가 우리에게 웃음을 주고 또다시 어디론가 흩어지겠지. 그리고 추운 겨울을 지나 봄이 오면 또다시 사람들에게 기쁨과 환희를 선사하겠지. 정말로 잘 왔다고들 모든 이들이 싱글벙글이다. 강이지도 자전거도 핸드폰도 인파속에서 춤을 춘다.

 








 

눈꽃인지 꽃비인지 벚꽃은 휘날리고

인산인해 모든 이가 구름속을 걷는 기분

순간을 잊지 못하고 사진촬영 바쁘구나

 



 

남문에 도착하여 세영이와 작별을 하고 내 휠체어는 아우님이 밀고 다시 꽃길을 밟았다. 호수 앞에는 문학 잔치가 열리고 있었다. 난 시는 잘 모르지만 시 내음 속에서 함축된 글에서 인생의 참 멋을 발견할 수 있었다, 친구가 있고 인연이 있고 자연이 있고 낭만이 있다. 시인 가슴엔 무엇이 있을까? 그들에게선 사막에서도 무지개 빛을 발휘할 것 같다. 갑자기 날씨가 차가워진다. 미세먼지도 추위도 아랑곳 않고 우리는 공연장에서 직장인밴드 꽃 공연의 노래 관람을 했다. 시간이 있으면 더 구경하고 싶었으나 춥기도 하고 늦어 서둘러 귀가하기로 하였다.








추억과 정을 위해 인간은 살아가니

인연이여 자연이여 낭만이여 웃음이여

시인의 속깊은 마음을 뜬구름은 알고 싶네

 






 

우리나라는 주차에 관한한 양보가 별로 없다, 소리치고 서로 잘났다고 우기고 상대방이 양보하기를 바란다. 양보의 미덕과 배려가 아쉽다. 조금만 양보하면 얼굴 안 붉히고 얼마나 좋을까? 우여곡절 끝에 빠져나와 저녁을 먹기로 했다, 서운해서 그냥 보낼 수 없어 물왕동에서 추어탕을 먹기로 했다, 싫은 내색 없이 따라준 그들이 고맙기만 하다. 그곳의 추어탕은 언제나 맛이 있다. 더군다나 아우님과의 소주한잔은 꿀맛이었다. 처와 인숙이는 끝없는 이야기를 하자만 남자들은 두로 듣기만 한다. 아무튼 첫 만남의 우리들은 기쁘고 행복하고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었다, 다음에 만나기로 하고 헤어졌다. 집에서 차 한잔하고 가라는 말을 차마 할 수가 없어 아쉬울 뿐이다, 벚꽃의 아름다움과 인생의 참 맛과 우리 부부의 소중하고 끝없는 애정과 만남의 정 그리고 기쁨의 환희를 느낄 수 있었다. 아우님의 선한 인상이 뇌리에 남는다.

 



 






 

꽃 구경에 인파구경 아우님도 만났네라

추어텅에 소주 한잔 기분 또한 으뜸일세

오늘의 소중한 인연 감동으로 기억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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