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의 일기 그리고 ..

중국여행

역려과객 2013. 7. 5. 16:37

중국여행

2002.10.30

 

거대한 땅 중국 언젠가 한번 가 보고픈 나라였다. 아무런 경험없이 무작정 뛰어든 페인트 가게는 3년만에 보기 좋게 넉다운 되고 얻은 것이라고는 빚과 술 뿐이다. 그 와중에 초청해 준 사람이 설XX 형이다. 내돈 2000만원 떼어먹고 중국으로 도망간 사람. 얼굴이나 한번 보고싶어 무작정 배에 올랐다.


  장애인이란 것 하나 때문에 모든 것이 편(?)했다. 배 꼭데기까지 업어다 주는 등 수속에서부터 내릴 때까지 보따리도 들지 못하게 하는 친절함을 보여 주었고 객실에서도 어르신이 처음부터 끝까지 보살펴 주셨다. 인사도 제대로 못한 아쉬움을 뒤로 한 채 위해시를 밟았다.


 우리 나라 70년대를 생각하면 비슷할 것이다. 버스는 별로 없고 자전거도로가 있다는 것이 특이하나 질서가 없다. 택시 기본요금이 5원 하는데 직진 신호가 떨어져도 좌회전 하는 나라. 대로에서 차가 오는 데도 유턴하는 나라가 중국이었다. 과일이 지천인 나라 해상공원이 끝없이 펼쳐진 나라 새벽시장에 활기가 돋는 나라 백화점에서 한국상품이 판치는 나라 돈만 있으면 살기 좋은 나라 도둑이 많은 나라 중국은 요지경이다.

 

  08북경 올림픽을 기다리는 나라, 발 맛사지가 보편화된 나라 신비의 나라 중국이다.
  국경절이라 하여 10월 1일부터 일주일간 중국인들은 모두 쉰다고 한다. 남부와 동북으로 가려면 기차로 수 십시간 걸린다고 한다. 모든 것이 싼데 술값은 비싼 편이다. 우리 나라 소주보다 더 독한 연태라는 술이 있는데 18원하는 술이 일반음식점에서는 40원을 받는다. 한국 음식은 비싸서 중국인들은 감히 엄두도 못낸다 라면 한 그릇에 10원 육개장이 25원하는데 노동자가 받는 월급이 600원(한국 돈 10만원) 정도 한단다. 찐 만두 10개가 2원 오십전 우리 나라 오뎅 비슷한 국물이 1원 정도 하는데 우리 나라 돈으로 150원 둘이 천원이면 식사가 해결 된다. 아파트에 경비가 없고 대신 문이 있어 열쇠로 열어야 한단다. 그 형은 지금도 밤이 무서워 잘 안 나간다고 한단다.


  서로 믿지 못하는 풍조, 만만디라는 어조가 조금 이상하게 들리지만 그래도 열심히 살아 보려 노력하는 그네들 앞에서 머리를 숙인다. 조선족 한 아가씨에게 물어 보니 한국에 가는 것이 꿈이란다. 그런데 천만원 정도 있어야 한국에 갈 수 있단다. 한국인은 중국에 마음대로 다닐 수 있는데 같은 한국이면서 차별 아닌 차별을 받고 있다고 한다. 한국과 한국인을 동경하는 그들 한달 7만원을 받으려 12시간을 꼬박 일을 하는 그들에게서 살아가는 참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가지 말라는 형과 형수의 말을 뒤로 한채 15일간의 어쩌면 가장 길고 보람된 여행이리라 생각하며 귀국길에 올랐다 아픈 몸을 이끌고 기어이 웅담 두개를 주시는 형수님께 감사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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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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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귀국한지 이틀만에 사망했다고 연락이 왔다.  사흘만에 영결식에 참석해야 했다.

  돈도 색시감도 물거품이 되는 순간이었다. 정말로 아이러니한 추억의 여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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